일상을 지배하겠다는 원대한 계획
요니 "긴 팔 쇼핑을 하기도 전에 반팔 입을 날씨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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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요니입니다.
토스가 요즘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며 시끄럽습니다. 최근 만우절 이승건 대표의 주거비 지원 공약은 커뮤니티를 한껏 달궜고, 토스 미니앱 중 하나인 '한강 물온도'에는 금융 앱에서 제공하기에 부적절하다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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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기는 했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토스라는 서비스가 얼마나 우리 일상에 자리 잡았는지 새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일개 은행 앱이라고 생각하면 이렇게까지 시끄러울 수 없거든요.
한편 카카오톡은 작년 친구 탭 논란으로 노이즈가 굉장히 많았죠. 이 논란 역시 친구 탭과 숏폼 탭의 등장으로 인한 사용자들의 불편이 논란으로 불거진 것인데, 역시나 카카오톡이 사람들의 일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서비스인지를 반증합니다.
오늘은 거대 일상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한 토스와 카카오톡이 만들고자 하는 슈퍼앱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꿈을 일부 이룬 위챗 이야기까지 함께 풀어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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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스: 금융 앱이 일상의 시간을 점유하는 방법
2. 위챗: 슈퍼앱의 완성형, 그리고 그다음
3. 카카오: 같은 꿈, 다른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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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금융 앱이 일상의 시간을 점유하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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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는 2025년 국내 앱 MAU 9위로, 상위 10위 안에 드는 유일한 금융 앱입니다. 순위에 든 다른 앱들을 보면 토스가 얼마나 우리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서비스인지 새삼 느껴집니다. 이승건 대표는 지난해 2월 간담회에서 토스의 고객들은 한 달에 토스를 240번 열고, 하루 체류 시간은 2시간을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이 숫자는 토스가 단순 금융 앱만을 목표로 했다면 저절로 만들어질 수 없었던 수치입니다. 사용자들의 시간을 점유하겠다는 전략이 있었고, 그것이 통했기에 만들 수 있었던 결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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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가 성공시킨 여러 서비스 중 고양이 키우기가 있습니다. 매일 서비스에 접속해 출석 체크를 하거나 친구에게 이벤트를 공유하고, 토스페이로 결제하면 사료가 생겨요. 사료로 열심히 키우고 고양이와 놀아주면 경험치가 쌓여 레벨이 오르고, 일정 레벨에 오르면 기프티콘을 보상으로 받는 방식입니다. 고양이 키우기 게임으로 인해 많은 사용자가 토스에 더 자주 접속하고, 하루에 몇 분이라도 더 체류하며, 토스의 새로운 서비스를 접하게 됩니다. 귀여운 이벤트로 보이는 고양이 키우기 게임도 토스페이 활성화를 위해 설계된 게임이었습니다. 실제로 2025년 토스 쇼핑을 인지하게 된 주요 계기로 많은 고객들이 이 고양이 키우기를 지목했습니다.
수시로 생기는 세뱃돈 모으기, 산타 이벤트, 공유 이벤트 같은 것들이 비슷한 구조를 가집니다. 서로 다른 타겟, 서로 다른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세분화해 설계된 것들이죠. 금융과는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여러 기능으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고, 그것이 증권, 커머스, 커뮤니티 등 다양한 서비스로 ‘분출’되는 흐름입니다. 비슷한 전략들을 계속 펼쳐나가는 토스의 행보를 보면서, 이 끝엔 무엇이 있을까? 항상 궁금했는데요. 그다음 스텝인 앱인토스(App in Toss)가 작년 등장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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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인토스는 사용자들이 토스 앱 안에서 별도 설치 없이 실행할 수 있는 미니앱 플랫폼입니다. SDK, 디자인 시스템, 데이터 분석 툴 등 10년간 쌓아 온 내부 인프라와 노하우를 입점 파트너사에 무료로 전면 공개했습니다. 1인 개발자도 참여해 구축할 수 있도록 열려 있는 앱인토스는 2025년 7월 출시 이후 현재 1,300여 개 미니앱이 입점해 있고, 누적 이용자는 260만 명을 넘었습니다.
작년 간담회에서 이승건 대표는 앱인토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습니다.“중국 테무의 모회사 핀둬둬는 창업 3년간 자체 앱 없이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 앱에서 사업을 했다.” 토스가 앱인토스를 통해 겨냥하는 목표점이 무엇인지, 그 벤치마킹 대상이 위챗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언급한 겁니다.
중국의 국민 메신저앱 위챗은 미니프로그램(微信小程序)이라는 솔루션을 제공해 메신저 대화뿐 아니라 일상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일상 슈퍼 앱으로 진화했습니다. 식당 웨이팅이나 커피 원격 주문, 배달 주문까지 가능할 정도로 다양한 기업과 개인들이 파트너로 입점해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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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 한 점이라도 접점이 있다면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던 토스가 이번에는 그저 “금융이 아니더라도 원하면 들어오세요”라고 문호를 열어버린 겁니다. 실제로 앱인토스로 접속해 카테고리를 살펴보면 게임, 콘텐츠, 건강, 쇼핑, 교육 등 카테고리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크롤을 내려보면 어느 앱스토어로 진입한 것 같은 느낌이에요.
개방형 생태계를 지향하다 못해 문을 너무 활짝 열어버린(?) 바람에, 서두에 언급했던 한강물 미니앱 같은 논란이 발생하면서 전략의 리스크가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검열과 심사의 엄격함, 수위 조절의 선을 어디에 그을지, 토스가 계속 감당해야 할 줄타기입니다.
지금까지는 꽤 관심받으며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견 중국과는 다른 한국의 IT 생태계 환경에서 이런 전략이 얼마나 오래 유효할지는 아직 의문이긴 합니다. 신뢰도 높은 공식 앱스토어 문화가 자리잡힌 한국에서, 위챗이 중국에서 거뒀던 것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핵심이거든요. 게다가 위챗이 성공한 2010년대 중반은 많은 기업들이 모바일 기반이 필요했던 타이밍이기도 했고요.
토스도 성공하려면 단편적인 관심을 끄는 인디앱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사업 파트너들이 입점해야 할 텐데, 지금처럼 모바일 서비스가 이미 성숙한 시장에서 얼마나 해낼 수 있을까요? 위챗을 목적지로 삼은 토스가 넘어야 할 산이 꽤나 험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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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챗은 2011년 메신저로 출발했습니다. 이후 SNS 기능인 모멘트, 간편결제인 위챗페이를 차례로 붙이며 덩치를 키웠고, 2017년 미니프로그램을 출시하면서 지금의 슈퍼앱 형태를 갖췄습니다. 외부 개발자와 기업에 문을 열어 생태계를 키운 것이 결정적이었는데, 지금은 수백만 개의 미니프로그램이 위챗 안에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월간 활성 사용자 14억 명인 지금, 중국에서는 스마트폰에 위챗 하나만 있으면 밥을 먹고, 택시를 타고, 돈을 보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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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앱이 될 수 있었던 데는 두 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위챗페이라는 결제 인프라가 일상에 먼저 깔렸고, 외부 개발자에게 플랫폼을 열어 생태계가 스스로 자랐던 것입니다. 토스가 앱인토스를 만들며 위챗을 직접 언급한 것도 이 구조를 염두에 둔 것이었겠죠.
그런데 이미 완성형 슈퍼앱 생태계를 구축한 위챗도 멈춰있지 않습니다. 올해 3월 위챗의 모회사 텐센트 실적 발표에서 사장 마틴 라우(Martin Lau)는 AI 에이전트로 가속화되는 위챗의 미래 비전을 밝혔습니다. "위챗의 미니프로그램, 커머스, 소셜, 결제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것이 다음 단계의 목표이다" 텐센트는 2025년 AI 제품 개발에만 약 3조 6천억 원을 투자했고, 2026년에는 최소 2배로 늘릴 계획입니다. 오픈소스 AI 에이전트를 위챗 미니프로그램 형태로 통합했고, 택시 호출·음식 배달·예약을 대화로 처리하는 전면적인 AI 에이전트 출시는 올해 3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생태계를 이미 갖춘 위챗이 이제 그 위에 AI를 얹으려 하고 있습니다. 토스가 슈퍼앱을 향해 가는 기준점이 된 위챗은 이미 다음 장을 열고 있는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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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플랫폼 전략을 꽤 일찍 시작한 회사입니다. 2012년 카카오 게임하기와 플러스 친구로 외부 개발자에게 문을 열었고 그해 처음으로 흑자를 냈습니다. 메신저가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국내에서 맨 먼저 보여준 회사였죠. 그런데 그다음 행보가 달랐습니다.
다음 합병 이후 카카오는 '모바일 라이프 통합'을 선언했지만, 실제 전략은 달랐습니다. 외부 개발자에게 생태계를 여는 방향보다 직접 계열사를 만들고 운영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쏠렸죠. 카카오T,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영역은 빠르게 넓어져 2021년 말 계열사는 153개에 달했습니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그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3번이나 증인으로 국정감사에 서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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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을 발표하는 카카오 정신아 대표 © 파이낸셜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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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을 치른 이후 카카오는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며 몸집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판을 새로 짜기 시작했는데, 그 방향이 AI였습니다. 지난해 9월 개발자 컨퍼런스 if(kakao)25가 그 선언의 자리였습니다. 카카오톡 자체 AI인 카나나, ChatGPT for 카카오, PlayMCP, 온디바이스 AI를 대거 발표하며 "목적형 메신저에서 탐색형 서비스로 진화한다", "모든 가능성은 톡에서 출발한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사람들의 반응은 친구 탭 개편에 집중됐습니다. 카카오 역사상 가장 거센 이용자 반발이 일 정도로, 공들인 AI 발표가 친구 탭 논란에 묻혀버린 하루였죠. 그럼에도 카카오는 이후 친구 탭 롤백 등 크고 작은 노이즈 속에서도 전략 실행을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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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핵심 수단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ChatGPT for 카카오입니다. 챗GPT를 알지만 따로 가입하기 귀찮았던 사람, AI 자체가 낯선 사람들에게 카톡에서 그냥 써볼 수 있게 문턱을 낮추는 역할입니다. 현재 ChatGPT for 카카오 이용자는 800만 명에 달합니다. 구독 수수료, 파트너사 제휴, 광고 등 수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 입증 중인 단계입니다.
카카오툴즈는 그 안에서 올리브영·무신사·현대백화점·삼쩜삼 같은 외부 파트너 서비스를 대화창 안에서 바로 연결해 줍니다. 다만 이 파트너들은 카카오가 직접 선별하고 승인해서 연결합니다. SDK를 열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토스의 방식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카카오가 직접 만드는 AI 카나나입니다. 카카오는 기존 샵검색을 대체하는 카나나 AI 서치를 올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이용자가 먼저 요청하지 않아도 대화 맥락을 읽고 AI가 먼저 말을 걸게 될 예정입니다. AI를 쓰지 않던 사람도 자연스럽게 쓰게 만드는 설계입니다. 카카오가 AI를 통해서 노리는 체류시간 증가는 이 쪽에서 만들어집니다. AI 대화가 카카오톡 안에서 이루어지면 선물하기, 지도, 쇼핑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 수 있거든요. 토스가 고양이키우기로 체류시간을 늘린 것과 구조적으로 닮아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얼마나 자연스러울지는 또 다른 문제이겠습니다. 카카오톡은 이미 국내 MAU 1위인 앱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여는 메세징 앱에서 카톡 확인이라는 목적 달성을 빠르게 하지 못하고 AI가 계속 치고 들어온다면?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검색과 탐색 행동을 카카오 메신저 창 안에서 하게 될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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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는 생태계를 먼저 깔고 AI가 그 안에서 자라게 둡니다. 카카오는 AI를 먼저 선언하고 생태계를 그 주위에 모으고 있습니다. 둘 다 비슷한 방향을 향해 가고 있지만 그 전략은 달라 보이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두 앱이 계속 화제가 되는 것 자체가 이미 답의 일부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한강 수온 미니앱이든, 친구탭 개편이든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하는 건 그만큼 두 앱이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뜻이니까요. 슈퍼앱의 조건 중 하나는 없으면 불편한 것, 바뀌면 화가 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기준에서 보면, 토스와 카카오는 이미 절반쯤 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머지 절반이 어떤 모습일지, 그 실험은 우리가 매일 열어보는 앱 안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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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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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오리진 • 요니 • 숭이 • 장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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