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된 가격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 안녕하세요, 에디터 요니입니다.
최근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를 할 때마다 과정 중에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겪게 되곤 하는데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사업체와의 작은 마찰이 있었습니다. 견적 상담 통화를 몇 번이나 주고받고, 스무 장이 넘는 사진을 보내어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 당일 현장 팀 담당자는 집을 보자마자 “용달차를 한 대 더 불러야 할 수도 있겠다”라며 추가금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하더군요. 결국 용달차를 한 대 더 부른 데다가, 짐이 많고 무거워서 고생했다며 옆구리를 계속 찔러 5만 원 더 추가금을 받아 갔습니다. 긴 상담 과정을 통해서 이미 가격은 합의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결론은 기존에 알고 있었던 이사 비용보다 30만 원이나 더 내게 되었죠.
그런데 이런 경험이 저만 해도 한두 번이 아닌 데다, 주변에 이사 한 친구들 이야길 물어보면 꽤 흔한 일인 것 같더라고요. 집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짐이 참 많네~’가 기본 대사처럼 들린다고들 하니까요. 제가 유독 나쁜 업체를 계속 만나게 되는 걸까요, 아니면 원래 이 시장이 그렇게 생겨먹은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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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불편함에는 이름이 있다
2. 시장이 이렇게 생겨먹은 이유가 뭔데?
3. 플랫폼과 제도적 변화의 시도, 그리고 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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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사를 준비하면서 당근마켓과 오늘의 집을 통해 이사/청소 업체에 견적을 요청했습니다. 여러 업체에서 답장이 왔는데, 가격란에 적힌 내용은 하나같이 '상담 필요'였습니다. 하루에만 열 통이 넘게 모르는 번호로부터 계속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대략적인 가격을 알고 싶은 거였는데, 업체들은 일단 통화부터 하기를 원했죠. 업무 중에, 회의실에 있다가도 조용히 핸드폰을 들고나와 이사 타임라인은 어떻게 되는지, 짐이 얼마나 되는지 같은 이야기를 새로운 업체와 통화할 때마다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게 굉장히 피곤한 일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소통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가격을 먼저 공개하면 비교가 쉽게 되고, 비교되면 탈락할 수 있기 때문이죠. 상담이 먼저 이뤄져야 소비자의 시간과 관심이 묶이고, 그때부터 대화의 주도권은 업체 쪽으로 넘어갑니다. 여러 사진을 보내고, 일정을 맞추고, 몇 번의 상담을 거치고 나면 그 업체를 포기하고 다른 업체를 알아보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워집니다. 이미 들인 시간이 아깝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는 더 번거롭게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업체들이 ‘상담 필요’라는 안내 멘트를 걸어 놓는 건 단순히 불친절한 것이 아니라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소비자를 우선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 구조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생긴 관행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드립 프라이싱(Drip Pricing)이라는 이름으로 설명합니다. 처음 제시되는 가격은 고객들이 관심을 갖게 만들기 위한 가격이고, 진짜 가격은 이미 들어온 뒤에 하나씩 떨어지듯(drip) 공개됩니다. 견적 단계에서 제시된 금액은 일종의 입장료인 거죠. 일단 그 업체와 상담을 시작하고, 날짜를 잡고, 짐을 싸서 이사를 나가는 그 당일까지 진짜 가격이 조금씩 추가되며 등장합니다.
드립 프라이싱을 경험한 소비자는 더 비싼 선택을 하게 될 뿐 아니라, 그 선택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알면서도 바꾸지 않으려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어디나 다 비슷하겠지"라고 판단해 버리고, "이미 결정한 거니까"라는 자기 정당화, 그리고 그냥 진행하고 싶은 관성 때문입니다. 불합리하다고 느끼면서도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기 때문에 선택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스르륵 이루어지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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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조는 이사 시장에만 국한되진 않죠. 결혼, 헬스장처럼 반복 거래가 드물고 감정적 투자가 큰 시장에서 유독 자주 반복됩니다. 대표적으로 웨딩 업계에서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의 공개 가격은 평균 199만 원이지만, 실제 지출은 520만 원에 달한다는 2024년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처음 견적을 받을 때는 몰랐던 사진 원본과 수정 비용, 드레스 시착비, 점심 예식을 위한 얼리스타트 추가 비용이 계약 이후에 하나씩 등장합니다. 말로는 선택인데 사실상 필수인 항목들입니다. 웨딩홀 예약이 잡히고, 촬영까지 마친 뒤에 이 금액들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비교하기 전에 들어오게 만들고, 들어온 뒤에 진짜 가격이 점점 드러나는 구조는 같아요. 아마 다들 살면서 한 번쯤은 겪어본 어딘가 찜찜했던, 낯이 익은 불편함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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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이사 시장에서 이 구조는 유독 더 심하게 작동할까요. 몇 가지 이유가 맞물려 있습니다.
첫째, 반복 거래가 잦지 않습니다. 이사는 몇 년에 한 번 하므로 소비자는 시장에 대한 경험이 쌓이지 않고 업체로서는 재방문 고객을 기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조금 불쾌한 경험을 해도 크게 항의하거나 리뷰를 남기기보단 ‘그냥 액땜한다고 생각하고 넘어가지 뭐…’ 하고 넘기게 되거든요. 평판 관리의 동기가 약해지고 한 번의 거래에서 이윤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유인이 커집니다.
둘째, 계약 주체와 실행 주체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소비자는 플랫폼이나 본사를 통해 계약하지만 실제 이사 당일 방문하는 것은 별도의 현장 팀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금액은 플랫폼과의 약속이고, 현장 팀의 수익은 그 금액에서 소개비를 제하고 남은 몫입니다. 추가금은 바로 이 간극에서 생겨납니다. 현장 팀은 “짐이 많다”, “사람을 더 불러야 할 것 같다”라는 식으로 자신들의 몫을 늘리려 하고, 플랫폼은 그 순간 책임에서 한발 물러나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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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플랫폼의 구조적 한계도 작용합니다. 당근마켓이나 숨고 같은 플랫폼은 소비자와 업체, 양쪽이 동시에 유지되어야 작동합니다. 소비자가 많아야 업체가 들어오고, 업체가 많아야 소비자가 모이는 구조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양면 시장(two-sided market)’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구조에서는 플랫폼이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강한 조건을 부과하기 어렵습니다. 가격 공개를 의무화하거나 추가금 분쟁에 적극 개입하면 업체가 이탈할 수 있고, 업체가 줄면 플랫폼의 가치 자체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가격 불투명성이 플랫폼이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이라기보다, 이 구조 안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정적 취약성입니다. 이사는 본래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상황입니다. 짐을 다 빼고 나면 돌아갈 집이 없고 새집에는 이미 잔금을 치른 시점이겠죠. 소비자로선 이사 당일엔 협상할 수 있는 여지가 없고 오히려 갑자기 ‘을’이 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이사 당일에 여러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기사님들이 작업 중간에 음료수와 간식을 챙겨달라고 하셨을 때 거절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미 제 짐을 절반쯤 트럭에 실은 상태에서 눈치를 봐야 하는 건 저였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비용 문제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바로 이런 감정적 상황을 이용해 계속 추가금을 요구하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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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관행처럼 되어버린 이사 추가요금 부과 방식 © 엣티제 이씨 YouTu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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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시장이 이렇게 흘러가게 한 쪽은 누구일까요. 추가금을 요구한 현장 기사일까요, 아니면 간식과 추가금을 챙겨주며 눈치를 본 소비자일까요. 사실 현장 기사는 소개비를 제하고 남은 몫으로 그날의 수익을 챙겨야 하고, 소비자는 이미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 뒤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입니다. 개인의 선택처럼 보이는 장면들이 사실은 시장 구조가 만든 결과라는 점에서,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구조는 바뀔 수 있을까요. 바뀐다면, 무엇이 먼저 달라져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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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정부나 플랫폼이 모르지는 않을 겁니다. 한국에서도, 해외에서도 인력 시장의 이런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 왔습니다. 다만 가격을 투명하게 만들자는 생각이 어떤 장치로 구현되는지, 그리고 그 장치가 어디에서 막혀버리는지 보면 이 문제가 생각보다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함께 보입니다.
사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이미 다른 서비스 시장에서 먼저 등장했습니다. 반복 거래가 드물고, 계약 이후 비용이 늘어나기 쉬운 시장에서 같은 문제가 계속 지적돼 왔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결혼 산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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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서비스 가격표시제 ©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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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5년 1월부터 예식장과 결혼 준비 대행업체가 기본·선택 서비스별 가격과 환불 기준을 자사 홈페이지 또는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웹사이트에 공개하도록 하는 결혼 서비스 가격표시제를 시행했습니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 주요 항목의 가격을 계약하기 전에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가격을 비교하기도 전에 상담부터 시작해야 했던 기존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였죠.
플랫폼들도 정보를 사전에 공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의집은 시공 중개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 이후 시공책임보장 제도를 도입하고, 인증된 업체만 참여하도록 구조를 손보기도 했습니다. 표준 계약과 전자계약을 도입해 계약 이후 분쟁까지 관리하려는 시도였죠.
플랫폼이 단순히 연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 이후까지 책임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입니다. 분명 이전보다 투명해진 시장입니다. 적어도 계약 이전 단계에서 어떤 업체를 선택할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현재 변화의 범위입니다. 대부분의 장치는 거래 이전 단계에서 작동합니다. 정보를 공개하고 연결을 돕는 것과, 계약 이후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통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사 시장에서는 계약 주체와 실행 주체가 분리된 경우가 많습니다. 소비자는 플랫폼이나 본사와 계약을 맺지만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은 별도의 현장 팀이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순간은 바로 이 실행 단계입니다. 그 순간 플랫폼이나 계약서의 영향력은 가장 약해집니다. 리뷰는 일이 끝난 뒤에야 남길 수 있고, 현장에서의 협상은 그 리뷰가 남기 전에 이미 끝나버립니다. 정보는 점점 투명해졌지만, 실제로 일이 이루어지는 순간의 갑을 관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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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합의된 가격이 실제로 지켜지게 만드는 구조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이런 구조적 해결을 위해 가장 강하게 개입한 곳은 영국입니다. 영국은 2024년 DMCC법(Digital Markets, Competition and Consumers Act)을 제정해 소비자 보호 규제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이 법은 온라인 거래에서 드립 프라이싱을 규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기업이 처음 제시하는 가격에 소비자가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필수 수수료를 포함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숨겨진 예약 수수료나 행정 비용을 결제 단계에서 추가하는 관행을 제한한 것입니다. 해당 소비자 보호 조항은 2025년부터 시행되었으며, 위반 시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기업의 글로벌 연 매출 기준 최대 10%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가격을 공개하는 수준을 넘어, 처음 본 가격이 실제 결제 가격이 될 수 있도록 가격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향의 규제입니다.
물론 이런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모든 현장이 바로 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가격을 미리 보여주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합의 이후 가격이 바뀌지 않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시장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사 당일 현장에서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짐이 참 많네요”라는 말이 자동으로 추가 비용의 신호가 되는 시장에서 벗어나는 방향으로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셈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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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모두 치르고 청소와 업체와의 실랑이까지 겪고 나니, 다음번 이사가 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감이 섰습니다. 중요한 건 짐의 양을 더 정확히 전달하는 것보다,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질문해 두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이 방어 전략을 세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겠죠. 아직은 깜깜이에 가까운 이사 시장에도, 영국처럼 견적 단계에서 합의된 금액이 실제 최종 금액이 되는 구조가 언젠가는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결혼 시장처럼 가격이 불투명했던 여러 영역에서 제도적 변화가 시작된 것을 보면, 이사 시장에서도 언젠가는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까요. 언젠가 정말로, 어느 이사업체 광고 문구처럼 ‘이사하는 날이 나의 휴일’이 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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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우물클럽을 통해 로컬의 중국을 좋아하세요? 라는 제목의 레터를 발행했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분께서 재미있게 잘 읽었다는 반응을 보내주셔서 제가 열심히 파고 있던 우물이 다른 사람에게도 재미있게 느껴질 수 있다는 좋은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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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단 | 제목부터 너무 반가웠어요. 저도 딱 요니님처럼 가볍게 중국어를 배웠다가 퇴사하고 중국에 가서 살아볼 정도로 매력을 느꼈거든요! 소개해주신 다큐멘터리로 중국 아침식사 세계에 한동안 빠져봐야겠습니다ㅎㅎ 실전 여행 꿀팁(?)도 흥미롭습니다. 앞으로의 한우물레터도 기대돼요!
👤익명 | 로컬 느낌 좋습니다 거기에 재미있는 정보까지 곁들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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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니 | 중국이 아니더라도, 많은 분의 마음속에는 여행이나 해외살이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외국인으로 완전히 그 문화에 녹아들기는 어려웠지만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알 수 있는 새로움과 신선함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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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온 | 한우물클럽 넘 좋네요. 특히 에디터 분들의 개인적인 취향이 듬뿍 담긴 이야기를, 깊게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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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니 | 독자 여러분께서 한우물클럽을 통해 다른 사람의 취향을 엿보면서 또 자신의 우물을 발견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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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 不管怎样,都非常欢迎大家来中国玩。如果可能的话,请尽量避开公共假日出行,这样人流相对较少,整体旅行体验也会更好一些。希望每一位来访者都能在这里留下美好的回忆。(어쨌든 중국에 놀러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가능하면 공휴일을 피해서 다니세요, 이렇게 하면 상대적으로 인파가 적고 전체적인 여행 경험도 더 좋아질 것입니다. 모든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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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니 | 중국 현지의 독자분께서 피드백을 보내주셨는데요 (!) 먼 땅에서 이 글을 읽어준 독자분이 계셨다는게 정말 놀랍고 반가워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레터를 쓰면서 독자분들과 연결된다는 기분이 들 때 참 즐겁고 보람차요. 오늘도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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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요니>의 코멘트
이사하고 자잘한 가전들을 고민하면서 '이게 진짜 필요할까?'를 자주 생각하고 있어요. 라이프스타일과 기술이 변해가면서 미래의 가전 시장은 어떨지 상상하던 것들을 대화로 풀어낸 이 영상이 참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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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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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오리진 • 요니 • 숭이 • 장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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