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흐름을 빡!
구현모 "갑자기 우리 집에 금괴가 생기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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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구현모입니다.
저는 매월 말에 가계부를 쓰는데요, 그때마다 이 수많은 OTT 중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끊어야 할지 고민합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주변에 물어봐도 비슷하더라고요. "넷플릭스는 끊기 어렵고, 나머지는 고민 중." 대부분 이런 답이었습니다. 왜 어떤 OTT는 손이 가고, 어떤 OTT는 존재조차 잊히게 될까요?
2025년 글로벌 OTT 시장 규모는 3,510억 달러(약 470조 원)입니다. 넷플릭스처럼 인터넷으로 영상을 보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말합니다. 2030년까지 5,235억 달러(약 701조 원)로 성장할 전망으로, 매년 약 8.3%씩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인 52.8%가 이미 OTT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성장 시장입니다. 하지만 다 같이 성장하기보다는 하나의 승자와 여럿의 패자로 판이 갈리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를 통째로 삼키기 일보 직전이며, 왓챠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한쪽은 역사를 쓰고, 한쪽은 역사에서 내려오는 중입니다.
오늘 레터에서는 2025년 OTT 지형도를 점검해 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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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외 현황 : 천상천하 넷플릭스독존
2. 해외 현황 2 : 각자의 생존 공식
3. 국내: 넷플릭스 독주, 나머지는 생존 모색
4. OTT 생존의 교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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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2025년에 한 일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강력한 콘텐츠 IP를 사들인 것, 그리고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시작한 것입니다.
2025년 12월,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 합의를 발표했습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HBO, HBO 맥스, DC 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 픽쳐스를 소유한 거대 미디어 기업입니다. 넷플릭스는 이 회사를 827억 달러(약 111조 원)에 현금으로 한 번에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쉽게 말해, HBO와 DC 히어로들을 통째로 가져가는 거래입니다.
왜 이렇게 큰돈을 써가며 HBO가 필요했을까요? 넷플릭스 구독자는 2025년 기준 3억 160만 명입니다. 어마어마한 숫자지만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 특수 때 폭발적으로 늘었던 구독자가 이제 포화 상태에 가까워졌습니다. 새 구독자를 끌어오는 것보다 기존 구독자가 "이번 달은 해지하지 말아야지"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해진 겁니다. 그래서 HBO가 필요했습니다.
HBO는 단순한 채널이 아닙니다. 드라마 덕후들에게 클래식이라고 불리는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만든 곳입니다. HBO 오리지널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품질 보증 마크처럼 작동합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이 브랜드를 손에 넣는 순간, 구독자를 붙잡아둘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사겠다고 발표하자, 경쟁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던 것이죠. 파라마운트를 이끄는 데이비드 엘리슨이 끼어든 겁니다. 그는 "우리가 더 비싼 값을 줄 테니 우리한테 팔라"며 넷플릭스보다 높은 가격(주당 19달러)을 제시했습니다. 넷플릭스의 합의를 깨고 자기가 사겠다는 뜻이었죠. 이런 방식을 업계에서는 '적대적 인수 시도'라고 부릅니다.
결국 HBO를 소유한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넷플릭스와의 약속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 거래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닙니다. 미국 작가조합에서 "넷플릭스가 너무 커지면 독점이 된다"며 합병을 막아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만약 규제 당국(정부 기관)이 "이 합병은 안 돼"라고 불허하면 넷플릭스는 계약 위반 벌금으로 58억 달러(약 7조 7,700억 원)를 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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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생각을 말씀드리면, 이 인수가 콘텐츠 다양성에 좋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 프로듀서가 각기 다른 지붕 아래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소비자에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넷플릭스가 사들인 콘텐츠 브랜드를 잘 키워낼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의문이 있습니다. HBO의 색깔이 넷플릭스 알고리즘에 녹아들면서 희석될 수도 있거든요. 또, 가격 부분도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사용자로선 하나의 앱에서 여러 콘텐츠를 볼 수 있으니 단기적으로는 편하겠지만 독점 이후 가격 인상은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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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두 번째 베팅은 라이브 이벤트입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실시간 방송과 거리를 두었지만, 이제는 전략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넷플릭스는 미국 프로레슬링 WWE 독점 계약에만 50억 달러(약 6조 7,000억 원)를 쏟아부어 10년간 WWE Raw를 스트리밍합니다. NFL 크리스마스 게임에는 1.5억 달러(약 2,010억원)를 투자해 경기당 3,000만 명 이상의 글로벌 시청자를 모았습니다. 덕분에 영국에서는 2025년 1분기 시청자가 전 분기 대비 34% 늘었고, 월간 구독 이탈률도 줄었습니다. 올해 1월에는 싱가포르 508m 고층 건물을 맨손으로 등반하는 '스카이스크래퍼'를 생중계하기도 했죠.
흥미로운 건 넷플릭스의 접근법입니다. ESPN처럼 시즌 내내 이어지는 리그 중계권을 사지 않습니다. 대신 빅 이벤트에 집중합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매일 벌어지는 정규 시즌 경기를 전부 중계하면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중계 인프라 운영도 복잡해집니다. 하지만 1년에 몇 번, 전 세계가 주목하는 순간만 골라서 중계하면 적은 비용으로 큰 화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타이슨 vs 폴 복싱 매치입니다. 단 하나의 이벤트로 전 세계 소셜미디어 트렌드를 장악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는 나중에 봐도 되는 콘텐츠지만, 라이브 이벤트는 지금 봐야 하는 콘텐츠입니다. 이 긴박함이 구독자를 붙잡아두는 강력한 고리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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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커질수록 나머지는 OTT는 위축됐습니다. 그중 디즈니플러스는 묘한 위치에 있습니다. 구독자는 더 이상 늘지 않지만, 수익은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마블 피로감입니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는 극장에서 한 번 보면 더 이상 호기심을 자극하기 어려우며, 세계관을 확장한다며 쏟아진 스핀오프 시리즈들은 본편만큼의 밀도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완다비전⟩, ⟨로키⟩ 초반의 신선함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역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디즈니플러스는 3분기 연속 스트리밍 사업 흑자를 기록 중입니다. 구독자는 줄었는데 남은 사람에게서 더 많이 벌고 있는 겁니다. 광고 포함 요금제를 7.99달러에서 9.99달러로, 광고 없는 요금제는 13.99달러에서 15.99달러로 올렸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비밀번호 공유 단속까지 겹쳤습니다. 떠난 사람은 많지만, 남은 사람에게서 더 많이 벌어들이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 전략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가격을 올리면 구독자가 더 떠나고, 가격을 낮추면 수익이 줄어듭니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하나뿐입니다. "여기서만 볼 수 있는, 꼭 봐야 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 그런데 디즈니플러스는 이 과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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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디즈니는 리더십을 교체했습니다. 2026년 2월 밥 아이거가 은퇴를 발표했고, 후임으로 조시 다마로가 3월 18일 공식 취임합니다.
그는 디즈니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베테랑입니다. 2020년부터 디즈니 익스피리언스(테마파크, 크루즈, 리조트) 부문을 총괄해 왔습니다. 이 부문의 규모를 보면 그가 CEO로 선택된 이유가 보입니다. 2025 회계연도 기준 연 매출 360억 달러(약 48조 2,400억 원), 전 세계 직원 18만 5천 명 규모로 디즈니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곳입니다.
다마로의 강점은 콘텐츠를 돈으로 바꾸는 능력입니다. "스트리밍은 흑자로 돌아섰고, 마진이 늘고 있다. 영화는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 ESPN은 D2C를 성공적으로 런칭했다. 익스피리언스 부문에서는 전 세계에 투자 중이다." 그는 스토리텔링과 첨단 기술을 결합해 영화 IP를 테마파크 체험으로 확장하는 데 탁월했습니다. 스트리밍에서 고전하는 지금, 디즈니가 가장 잘하는 것인 IP 수익화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새 리더십 구조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다마로 CEO 아래 다나 월든이 사장 겸 CCO(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로 승진했습니다. 그녀가 디즈니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있던 2024년, 디즈니는 역대 최다인 183개의 에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역할 분담이 명확합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티브는 월든이, 비즈니스 전략과 실행은 다마로가. 투톱 체제입니다. 루카스필름 리더십도 올해 초 교체됐습니다. 콘텐츠 품질과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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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새 CEO 조시 다마로 (Josh D'Am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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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전략도 바뀌고 있습니다. 마블 드라마는 '효율화' 노선으로 전환합니다. 1년에 한두 편만 런칭하고, 자잘한 스핀오프는 축소합니다. 무분별한 확장이 오히려 브랜드를 희석시켰다는 반성입니다. 돈 안 되는 사업은 정리합니다. 케이블 사업을 축소하고, 대신 돈 되는 테마파크에 집중합니다. 미국 테마파크는 이미 가격이 너무 올라 인상 여력이 없기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아부다비 신규 테마파크 등 미국 바깥 진출을 가속화 중입니다.
극장 산업의 부활도 주목할 지점입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이후 극장이 거의 회복됐고, 중국에서는 역대급 흥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토피아 2⟩가 중국에서 크게 성공했습니다. 올해 말에는 '듄스데이'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워너의 ⟨듄: 메시아⟩와 마블의 ⟨어벤져스: 둠스데이⟩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합니다. 2023년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가 서로 윈윈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극장 흥행 돌풍이 OTT 성장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디즈니의 강점은 IP를 돈으로 바꾸는 능력입니다. 넷플릭스는 시리즈 하나를 히트시키면 끝이지만, 디즈니에게 영화의 흥행은 곧 시작입니다. 테마파크 어트랙션으로, 굿즈로, 크루즈 테마로 확장합니다. 이 밸류체인은 넷플릭스가 따라 하기 어렵습니다. 스트리밍에서는 밀리더라도, IP를 여러 형태로 재가공해 수익을 뽑아내는 능력만큼은 여전히 디즈니가 앞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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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esday © Last Movie Out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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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사실상 OTT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입니다. 팀 쿡은 "20개 이상의 AI 기능을 출시하겠다"라며 AI 투자 확대를 선언했습니다. 인력도 AI 개발 쪽으로 대거 재배치했습니다. 시리(Siri) 업그레이드를 위해 오픈AI와 앤트로픽의 AI 모델 라이선스까지 검토 중입니다.
애플TV플러스는 출시 이래 200억 달러(약 25조 8,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돈을 쏟아부었는데, 결과는 참담합니다. 전체 시청 시간이 넷플릭스 하루 조회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테드 래소⟩, ⟨세버런스⟩ 같은 수작이 있었지만, 플랫폼 전체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에 애플은 돈을 들여 프리미엄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에서 효율적으로 예산을 운용하는 쪽으로 조용히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광고 도입이나 대형 인수 같은 공격적 전략은 계획에 없습니다.
애플 입장에서 OTT는 아이폰·맥·아이패드 생태계에 고객을 묶어두는 부가 서비스일 뿐입니다. 주력 사업이 아닌 데에 수천억을 쏟아붓는 건 효율적이지 않죠. AI가 다음 전장이라면 거기에 집중하는 게 맞겠죠.
결국 글로벌 OTT 시장은 넷플릭스 1강, 디즈니플러스 약세, 나머지 생존 모색. 이 구도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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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황은 더 극명합니다. 26년 2월 기준 넷플릭스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는 1,592만 명, 쿠팡플레이와 티빙 그리고 웨이브는 각 781만, 714만, 402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는 317만 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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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됐을까요.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에 진심이었습니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 등 한국 오리지널에 수천억을 쏟아부었고, 그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터졌습니다.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면서 동시에 한국 구독자에게 '우리 나라 콘텐츠'라는 자부심까지 안겨주는 일석 이조의 결과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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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 OTT는 넷플릭스만큼의 투자 여력이 없었습니다. 연애 리얼리티 외엔 티빙에서 크게 흥한 콘텐츠가 뭐가 있었는지 떠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물론 콘텐츠가 흥한다고 기업이 돈을 버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흥한 콘텐츠 없이 성공할 수도 없습니다.
티빙과 웨이브는 아직 합병 중입니다. 2025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 승인했고, CJ ENM이 콘텐츠웨이브를 연결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두 서비스가 하나로 합쳐지는 중인 겁니다.
합쳐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적자 때문입니다. 티빙의 적자는 2023년 1,420억 원에서 2024년 711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적자입니다. 웨이브도 마찬가지로, 국내 OTT 사업자들은 최근 6년간 계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합친다고 해서 바로 흑자가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합쳐지면 중복 비용은 줄겠지만, 넷플릭스와 경쟁할 만한 오리지널을 만들려면 결국 돈이 듭니다. 합병은 생존을 위한 최소 조건이지, 성공의 보장이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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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는 더 극적입니다. 투자사 인라이트벤처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했습니다. 2021년에 발행한 전환사채 490억 원의 만기 연장에 실패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2024년 매출 338억 원. 전년 대비 22.8% 감소. 자본총계는 -875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입니다. 회사의 빚이 자산보다 훨씬 많다는 뜻입니다. MAU는 2022년 114만에서 2025년 5월 47만으로 절반 이하가 됐습니다. 감사의견 거절까지 나왔습니다.
왓챠는 한때 "영화 덕후들의 OTT"로 포지셔닝이 명확했습니다. 왓챠피디아라는 평점 서비스로 충성 사용자를 모았고, 마니아 취향 콘텐츠 큐레이션에 강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왓챠만의 차별점이 희석됐습니다. "여기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없으면, 구독료를 낼 이유도 없어집니다. 그럼에도 왓챠가 남긴 것은 있습니다. 왓챠피디아에 쌓인 수천만 건의 평점 데이터는 여전히 가치가 있습니다. 회생 절차가 어떻게 끝나든, 그 자산만큼은 어딘가로 이어질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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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에 다른 방향을 잡은 곳이 있습니다. 쿠팡플레이입니다. 드라마나 영화 오리지널로 넷플릭스와 정면 승부하는 대신, 완전히 다른 전장을 선택했습니다. 우선 스포츠 중계를 차별점으로 두고 있습니다. AFC 전 경기 뉴미디어 중계권(2025-2028, 4년). 프리미어리그 독점 중계권(6년). NBA 독점 중계권. 다 확보했습니다. 축구 팬, 농구 팬에게 쿠팡플레이는 "있으면 좋은" 서비스가 아닙니다. "없으면 안 되는" 서비스가 됐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오프라인 연계입니다. 지드래곤 서울 콘서트, ⟨무한도전 Run with 쿠팡플레이⟩. 오프라인 이벤트를 직접 기획부터 티켓 유통까지 맡습니다. 경우에 따라 생중계도 진행합니다. 쿠팡플레이의 전략은 명확합니다. 팬심이 강한 고객을 겨냥합니다. 기꺼이 돈을 쓸 의향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드라마는 불법 다운로드를 해서라도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라이브 스포츠 경기는 다릅니다. 순간이 전부입니다. 이 긴박함이 구독 유지의 강력한 동기가 됩니다.
물론 리스크도 있습니다. 스포츠 중계권은 비싸고, 경쟁사와의 입찰전이 계속됩니다.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순간, 쿠팡플레이의 매력도 반감됩니다. 콘텐츠 라이브러리라는 자산이 쌓이지 않는 것도 약점입니다. 넷플릭스는 10년 전에 만든 오리지널도 여전히 자산입니다. 쿠팡플레이의 지난 시즌 경기 중계는 다시 볼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쿠팡플레이가 보여주는 건 분명합니다. 넷플릭스와 똑같은 방식으로 싸우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답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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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OTT가 망하거나 고전하는 사이, 넷플릭스가 살아남은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시기가 좋았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자금을 끌어와 콘텐츠에 쏟아부을 수 있었습니다. 2010년대 중반, 돈은 넘쳐났고 회사는 성장에 베팅했습니다.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 ⟨기묘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한 번 쌓인 콘텐츠 라이브러리는 시간이 지나도 자산으로 남습니다.
둘째, 전략이 유연했습니다. 처음엔 할리우드 유명 콘텐츠로 시작했습니다. 현지 오리지널로 콘텐츠로 전환했습니다. 지금은 라이브 이벤트와 대형 IP 인수로 방향을 또 틀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회사야"라는 정체성에 집착하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원하는 걸 주는 회사였습니다.
셋째, 구독자가 돈을 낼 이유를 계속 만들어냈습니다.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이건 넷플릭스에서 봐야지"라고 느끼게 하는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이든, ⟨더 글로리⟩든, WWE 레슬링이든. 형태는 달라도 "지금 넷플릭스에서 뭔가 재밌는 게 하고 있다"는 인식을 유지했습니다.
디즈니플러스가 고전하는 이유도 반대로 같은 맥락입니다. 산하 OTT가 너무 많아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이걸 꼭 봐야 한다 싶은 메인 콘텐츠가 없습니다. 마블 피로감은 심해지고, 신작은 예전만 못합니다. 거기에 가격까지 올리니 떠납니다.
국내 OTT는 더 어렵습니다. 넷플릭스만큼의 투자 여력이 없습니다. 한국 시장만으로는 스케일 효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쿠팡플레이처럼 완전히 다른 영역에서 답을 찾거나,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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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지켜볼 포인트가 있습니다.
첫째, 넷플릭스-WBD 인수의 규제 승인 여부입니다. 2026년 3분기 예정으로 보입니다. 이 딜이 성사되면 콘텐츠 산업의 판 자체가 바뀝니다. 넷플릭스가 HBO까지 가져가면, 나머지 플랫폼들은 더 좁아진 파이를 두고 싸워야 합니다. 규제 당국이 합병을 불허하면? 넷플릭스는 58억 달러 위약금을 물고 플랜B를 찾아야 합니다.
둘째, 티빙-웨이브 통합이 실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입니다. 합병 절차 이후에는 중복 콘텐츠 정리. 조직 통합. 브랜딩 재정립. 할 일이 산더미입니다. 그리고 결국 "합쳐진 티빙-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꼭 봐야 하는 콘텐츠"가 나와야 합니다. 그게 없으면 합병해도 소용없습니다.
셋째, 국내 OTT 중 누가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입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이라는 거대한 모회사가 버텨주고 있습니다. 로켓와우 회원에게 무료로 제공되니 단독 수익성을 따지기 어렵습니다. 티빙-웨이브 통합 법인이 흑자를 내면, 국내 OTT 시장에도 희망이 생깁니다. 계속 적자가 이어지면? 결국 해외 플랫폼에 시장을 내주는 수순이 될 겁니다.
결국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건 가장 많은 콘텐츠를 가진 쪽이 아닙니다. 구독자가 "이번 달은 해지하지 말아야지"라고 느끼게 만드는 쪽입니다. 그 이유가 HBO든, WWE든, 프리미어리그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이유"가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올해 어떤 OTT를 해지하셨나요? 어떤 건 남겨두셨나요? 그 차이가 곧 이 시장의 지형도입니다. 내년 이맘때, 우리 구독 목록은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요.
+ 설 동안 어거스트 레터는 잠시 쉬어갑니다. 에디터들도, 구독자 여러분도 리프레시 되는 시간 보내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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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구현모>의 코멘트
단언컨대 쇼미더머니 역대 공연 중 가장 큰 울림을 준 무대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아직도 기억해요. 퇴근하고 오면서 들으면 효심과 독기가 2배로 업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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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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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오리진 • 요니 • 숭이 • 장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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