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쟁의 무대가 된 TV 매체
나나 "27도 정도면 오늘 시원한데?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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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나나입니다. 여러분은 TV를 켜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시나요? 저는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켜고, 아이패드로 보던 콘텐츠를 이어서 보는 편인데요. 평소에 게임도 즐겨 하다 보니 셋톱박스보다는 플레이스테이션에 TV 연결을 해두고 보고 싶은 콘텐츠만 찾아서 보게 되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광고를 보더라도 유튜브 광고를 가장 자주 접하게 되고요.
최근 몇 년 사이 콘텐츠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광고를 접하는 방식도 예전과 많이 달라진 요즘입니다. 예전에는 TV로 좋아하는 프로그램 시작을 기다리면서 중간중간 나오는 광고를 그냥 봤다면, 이제는 유튜브나 넷플릭스에서 콘텐츠를 보기 전에 광고를 보거나 건너뛰기도 할 수 있게 되었죠.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맞춰, 여러 OTT 플랫폼도 광고를 중심으로 새로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고요. 오늘 레터는 국내 OTT 시장을 중심으로, 광고 요금제와 광고 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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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V는 그저 켜질 뿐? 2. 점점 TV와 닮아가는 OTT 3. 지금, OTT 광고 시장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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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조사기관마다 시장의 정의가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5%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2024년 유튜브의 광고 매출은 미국 4대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 매출을 합친 것보다 높은 360억 달러였다고 합니다. 넷플릭스의 경우 정확한 매출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2025년 올해 동안 광고 매출을 작년에 비해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한편, 시장의 변화는 TV의 역할마저도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통적인 지상파, 케이블 채널 시청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디스플레이로서의 TV 이용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거든요. 시청률 조사 기업 닐슨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TV를 통한 스트리밍 이용률이 무려 44.8%에 달했다고 해요. 스트리밍 플랫폼 중에서는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각각 1, 2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요. 전통 매체인 지상파 TV와 케이블 TV 이용률이 각각 20.1%, 24.1%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놀라운 수치라고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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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라 한국 시장도 비슷한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방송매체 이용 행태조사’를 살펴보면, OTT 이용률은 세대를 불문하고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이 중에서도 OTT를 활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기기는 여전히 스마트폰(86.3%)*이지만, TV를 통해 OTT를 시청하는 비중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기로 TV를 이용하는 응답자는 2019년 5.4%에서 2023년 22.1%까지 늘었다고 해요.
* KISDI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4년 1월
물론 이러한 추세가 TV라는 매체 자체의 명성을 다시 돌려줄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반적인 TV 시청률과 방송 광고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모바일 환경의 강세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전반적인 TV 기기 이용률 자체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2024년 대한민국 전체 광고 시장에서 온라인 광고 규모는 약 10조 원으로, 방송 광고 규모인 3조 원 수준에 비해 압도적입니다. 그렇기에 OTT를 TV로 시청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은 꽤나 흥미로운 흐름으로 보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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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매체별 광고비 (단위: 조원) © 전자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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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지난 몇 년간 스마트TV의 보급으로 TV를 통해 OTT 콘텐츠를 보는 게 훨씬 쉬워졌죠. 아무리 핸드폰으로 보는 게 편리하다고 해도, 드라마나 영화처럼 긴 콘텐츠를 볼 때는 괜히 큰 화면을 선호하게 되기 마련이잖아요. 거기에 고화질로 볼 수 있다고 하면 더 좋고요. 모바일 기기가 주는 편의성은 그 자체로 강력하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은 TV가 주는 몰입감을 중요하게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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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최근 OTT 서비스들의 행보를 보면 단순히 TV 콘텐츠의 대안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TV라는 매체의 영향력을 OTT로 가져오려고 하는 것처럼 보여요. 각 플랫폼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통해 구독자 유입을 노리는 것을 넘어서, 올해 들어서는 요일별 예능 공개 방식까지 선보였기 때문인데요. 지난 2월 넷플릭스가 그랬고, 8월부터는 디즈니플러스 또한 비슷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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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일부터 디즈니플러스에서는 주5일 미드폼 예능시리즈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라고 하네요. © Disn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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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콘텐츠 주간 공개 방식은 초창기 OTT 서비스들의 운영 방식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기존처럼 몰아보기(Binge-watching)로만 콘텐츠를 공개한다면, 한동안은 화제성을 가져갈 수 있겠죠. 하지만 장기간 그 관심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원하는 콘텐츠를 보고 나면 더 이상 구독을 유지하지 않는 소위 ‘체리피커’들도 의식이 되었을 것이고요. 만약 주기적으로 콘텐츠의 새 에피소드를 공개한다면, 장기간 화제성을 유지하는 것에 더해 구독자 리텐션까지 기대해볼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요소는 바로 광고 매출입니다. 단기간에 콘텐츠를 몰아보는 시청자보다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플랫폼에 방문하는 시청자에게 광고 노출 기회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 시즌 전체를 하루 만에 전부 시청한 사람에게는 더 이상 광고를 보여줄 수 없지만,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를 보는 시청자에게는 그 에피소드 회차만큼의 광고 노출이 가능할 테니까요.
이는 사실상 OTT가 콘텐츠 포맷뿐만 아니라 광고 방식까지도 TV 미디어와 유사한 전략을 차용하려고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TV는 기본적으로 주기적으로 편성이 되기 때문에 대략적인 프로그램 시청률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시간대와 요일을 고려해 편성이 이루어지고, 이를 활용해서 광고도 판매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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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사마다 판매 방식, 상품, 단가 수준은 모두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시청률을 중심으로 광고 집행을 결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 CJ 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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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OTT 콘텐츠는 이런 면에서 기존 TV 매체에 비해 불확실성이 강했습니다. 평소 브랜드 캠페인 운영을 위해 여러 매체의 광고 상품을 매일 들여보다 보니, 새로운 TV 프로그램이 나오게 되면 그 프로그램의 단가와 출연진부터 유심히 살펴보게 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궁금하고 챙겨보고 싶은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타겟들이 얼마나 볼지, 시청률이 얼마나 잘 나오게 될지 아직 보장할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들어 예산 편성에 소극적으로 될 때가 종종 있어요. 오랫동안 데이터가 쌓여온 TV 채널도 이렇게 결정이 쉽지 않은데, OTT 오리지널 콘텐츠는 아직 화제성 중심의 단기적인 콘텐츠가 많다보니 특정 콘텐츠를 보고 광고 집행을 결정하기가 더욱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OTT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TV 광고와 같은 시청률 측정 방식이 아닌, 시청자의 성연령/시청 이력/취향까지 구체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게 디지털 기반 매체의 특장점이잖아요. 물론 현재도 IPTV나 어드레서블 TV와 같이 타겟팅 가능한 매체들이 존재하지만, OTT 플랫폼이 가진 콘텐츠 중심의 영향력은 분명 앞으로 광고 시장의 판도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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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에 넷플릭스가 진출한지는 10년, 광고 요금제를 선보인 지는 어느새 3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 2일, 넷플릭스는 자체 광고 플랫폼인 ‘넷플릭스 애즈 스위트(Netflix Ads Suite)’의 한국 공식 출시를 알렸습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광고 집행부터 성과 분석까지 광고주가 직접 캠페인 목표와 예산, 타겟 설정, 광고 포맷 선택까지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지난 2022년 11월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출시 이후, 신규 가입자의 절반 수준이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한다고 해요. 광고 요금제가 지난 5월 5,500원에서 7,000원으로 무려 27% 수준의 인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하고요. 특히 국내에서는 네이버와의 협업으로 더욱 시너지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쌓인 가입자 데이터는 광고 성과 분석과 광고 플랫폼 출시 결정에도 중요한 기반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지난 10일 넷플릭스가 아마존 광고(Amazon Ads)와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더욱 정교한 타겟팅 광고 집행까지도 기대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비록 스트리밍 서비스 관점에서는 두 회사가 경쟁자라 할지라도 광고 영역에서는 서로 협업하는 그림이 흥미롭습니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넷플릭스는 광고 사업을 보다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아마존은 스트리밍 시장의 DSP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에 질세라 국내 토종 OTT들도 광고 요금제를 하나둘 도입하고 있습니다. 티빙이 2024년 3월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국내 OTT 중 가장 처음 출시하며 성과를 낸 이후로, 쿠팡플레이도 올해 6월부터 광고 노출과 함께 콘텐츠 무료 시청을 선언했죠. 티빙과의 지난한 합병 과정을 거치고 있는 웨이브 또한 다음 달인 10월 1일부터 티빙과의 결합상품과 함께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하고요. (조만간 웨이브 측에서 진행하는 광고 상품 설명회에도 다녀와 볼 예정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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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에게 아직 OTT 광고는 낯선 존재입니다. 앞서 콘텐츠 측면에서 언급했듯이, 광고 캠페인을 운영하는 담당자 관점에서는 그 효과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TV 채널과 견줄 수 있는 ‘매체’라기보다는 여느 디지털 플랫폼 중 하나로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에요.
광고 노출 규모 면에서도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OTT 광고 요금제 이용률은 25%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한편,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 비중은 15% 수준이라고 하고요) 아무리 OTT를 TV로 시청한다고 해도, 광고 요금제 이용자가 아니라면 해당 플랫폼에서 광고를 접할 기회가 없습니다. 노출 대상이 특정 플랫폼 가입자로만 한정되는 것이니까요.
반면에 TV는 켜두기만 하면 누구든지 반복적으로 광고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이 TV 매체에 대한 거부감을 주는 것도 어쩔 수 없지만, 이러한 접근성의 차이가 아직까지는 다른 매체가 TV 광고의 레거시를 넘어서기 어렵게 만드는 핵심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애초에 광고의 본질적 목적은 '우리 브랜드를 다른 브랜드보다 더 자주, 더 잘 보이게 하는 것'이니까요. 혹시라도 넷플릭스가 모든 이용자에게 광고 시청을 강제하지 않는 한은 말이죠...
물론 광고에 정답은 없습니다. OTT 광고 시장은 이제 막 판이 짜이고 있는 상황이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광고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튜브가 OTT의 성장을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지, OTT가 기존 TV 광고 시장을 얼마나 잠식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으니까요.
확실한 것은 OTT가 지금의 광고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 플레이어라는 사실입니다. 혹시 이 레터를 읽고 있는 광고주분들이 계시다면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광고 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앞으로 어떤 플랫폼에 광고를 집행해보고 싶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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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나나>의 코멘트
어느 날 이 영상이 제 유튜브 알고리즘에 떴습니다. 동물의 숲 열성 플레이어인 저를 이끄는 묘한 썸네일 때문에 자연스레 보게 되었는데요. 의외로 노래 영상이었고, 의외로 짤 선정마저 훌륭해서 여러모로 놀랐습니다. 원작자 히지노는 이 영상 외에도 다른 노래들로 ‘어둠의 뉴진스’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지간한 갤럭시 광고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던 와중, 정말로 갤럭시 광고 콘텐츠가 연이어 올라온 것을 발견했어요. 반응은 당연히 긍정적이고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광고란 뭘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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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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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오리진 • 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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