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 귀신전⟩과 ⟨신들린 연애⟩로 보는 무속의 세계
찬비 "이제 딱 한 달 남은 장기 휴가 디데이 세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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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찬비입니다.
과거에는 여름마다 TV 예능에서 납량 특집으로 공포 체험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편성하곤 했었는데요, 요즘엔 괴담/공포썰로 바뀐 거 같네요. 오늘은 무속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파묘⟩로 시작된 무속에 대한 관심은 SBS 예능 ⟨신들린 연애⟩, 티빙 다큐멘터리 ⟨샤먼: 귀신전⟩으로 이어졌고, 로이터 등 국내외 언론에서는 ‘K-샤머니즘인 무속이 주목받고 있다’고 이야기해 왔어요. 올해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그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듯 보이고요.
처음의 흥미는 ‘오컬트’나 ‘귀신 현상’일 수 있겠고, 무속은 곧 ‘미신’이라고 보시는 분도 있으실 거예요. 하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만의 문화이면서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여전히 사회 속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기도 해요. 오늘은 단순히 도파민으로만 접근하기엔 너무 큰 세계, ‘무속’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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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로는 설명 안 되는 세계 2. 문제는 검증도 어렵다는 것 3. 사실 무당도 모두 사람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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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기획으로 주목받았던 점술가들의 연애 프로그램(이하 연프) ⟨신들린 연애⟩를 아시나요? 기존 연애 프로그램과는 달리 출연자가 모두 타로를 사용하는 타로이스트, 사주를 통해 바라보는 역술인, 하늘의 별을 읽어내는 점성술사, 그리고 무당과 같은 점술가입니다. 합숙 전, 출연진의 생년월일만으로 자신과의 인연을 점쳐볼 기회를 주는데요, 자신과의 운명 상대를 찾기 위해 휘파람을 불고, 부채와 방울을 흔들고, 아이패드로 차트를 살펴봅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최초의 예상이 얼마나 비껴가는지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색다른 점입니다.
올해 방영되었던 두 번째 시즌에는 전체 참가자 중 5명이 무당이었습니다. 합숙을 시작하고 직업을 공개할 수 있게 되면서 출연진 각자의 이야기가 공개되는데요, 무당들의 이야기가 모두 하나 같이 기구해요. 몸이 약한 자신의 오빠를 살리기 위해 대신 신내림을 받은 사람, 무당이 되고 싶지 않은 자신을 위해 누름굿을 하다가 돌아가신 고모할머니를 보고 신내림을 받은 사람, 내내 아프다가 우연히 굿을 보고 눈물을 펑펑 흘리며 신내림을 받기로 한 사람… 다 연출 아니야? 라고 쉽게 이야기하기엔 오히려 너무 현실성이 떨어지는 극적인 이야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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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말넘많 | 파묘보다 무서운 연프;; [신들린연애2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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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에는 전 시즌과는 달리 신내림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출연자가 있었어요. 전체 출연진 중에서 나이가 있는 편이었는데, 다른 무당들이 이미 1-2년 차 무당이라 후배 대하듯이 예뻐하거나 케어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미공개 영상 중에서는 방탈출 데이트를 하러 갔다가 잡귀에게 ‘감겨’오면서 다른 출연자들이 도와주거나, 데이트 중 만난 귀신의 생김새를 동시에 맞추는 장면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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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귀 쫓는 의식 중인 신들린 하우스와 귀신들린 방 탈출 카페 탐험기ㅣ신들린연애2 4회 단독 미공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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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 고정 댓글에는 ‘방송 심의상’ 편집되어 미공개분을 유튜브로 공개한다는 제작진의 댓글이 있었는데, 이런 내용이 진짜 재미있는데 본방으로 공개할 수 없는 게 아쉽다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습니다. ⟨신들린 연애⟩는 첫 시즌부터 ‘미신을 조장한다’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아마도 제작진이 의미한 ‘방송 심의’ 역시 비슷한 의미이기에 해당 내용을 제외하게 만든 것이겠지요. 하지만 어떤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자체가 특정 믿음을 키울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제작진 역시 해당 비판에 대해 이미 점술 시장이 4조 원에 육박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미래를 보는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점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내용이 진짜 재미있다’는 의미는 오컬트적인 측면으로 이해되어요. 오컬트란 과학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지식을 탐구하는 분야를 의미하는데요, 무속은 K-오컬트의 대표 주자로 언급되어 왔습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보인다면, 그리고 내가 모르는 세계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이 있다면 그 틀을 더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이 사람들을 무속 콘텐츠에 관심 두게 하는 것이겠지요.
무속의 오컬트적인 측면, ‘귀신 현상’에 집중한 다큐멘터리가 바로 ⟨샤먼: 귀신전⟩입니다. 8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다큐멘터리는 7명의 사례자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무당이 어떻게 사례자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따라가는 형식입니다. 실화만을 담아 팩추얼 다큐멘터리를 표방했다고 해요. 귀신 현상으로 사례자가 어떻게 고통받아 왔고 주변 지인들은 어떻게 보았는지로 시작해 해당 사례에 대해 무속인들은 어떻게 이해하는지, 그리고 해결하기 위해 어떤 의식을 하는지, 그리고 이것을 샤머니즘을 연구한 학자들은 어떻게 이해하는지를 종합적으로 담았습니다.
그와 함께 특별한 점은 배우 유지태와 옥자연이 프리젠터로서 이 전체 과정을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다큐멘터리 초반, 두 배우는 ‘귀신을 믿는가’에 대한 질문에 아니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 두 배우의 실제 표정과 반응이 다큐멘터리에 함께 담기면서 공감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다큐멘터리 후반이 되면 무속이나 굿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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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구성되었지만, ⟨샤먼: 귀신전⟩에서 담은 사례는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살을 맞아 귀신을 보고 느낄 수 있게 되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 시도까지 한 사람, 유학까지 떠났음에도 신병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당인 어머니에게 신내림을 받게 되는 사람, 벨기에로 입양되었으나 우연히 만난 아프리카 부룬디의 샤먼에게 ‘조상이 부른다’며 한국으로 가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사람…
주변에서 이상하게 생각할 뿐 아니라 정신과 진단을 받고 이사하는 등 갖은 노력을 해도 해결되지 않던 문제에 대해, 무당은 신중하게 듣고 공감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줍니다. 그리고 굿을 열어 귀신과 사람의 한을 모두 달래줍니다. 사례자에게 들어있는 귀신에게 선 넘지 말고 어서 돌아가라고 호통을 치고, 돌아가신 사례자의 아버지가 무당의 몸을 빌려 너무 힘들었겠다며, 용기를 내라고 너의 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앞으로는 평범하게,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라고 빌어줍니다.
⟨샤먼: 귀신전⟩ 2화에서는 인류학자 로렐 켄달은 ‘귀신을 믿냐’는 질문에 이렇게 이야기해요.
“오, 그 질문으로 시작하시는군요. 귀신을 믿냐고요? 모든 사람이 그 질문을 해요. 그러면 늘 이렇게 답하죠. ‘믿느냐’는 잘못된 질문 방식이라고요. 제가 생각하는 (올바른) 질문의 방향은 ‘믿느냐’가 아닌 ‘효과가 있느냐’인 것 같아요. 효과가 있다는 의미는 ‘이 무속인이 도움이 되었다’, ‘이 무속인과 같이 일하는 신들이 효과가 있거나, 없다’, ‘의식을 하고 나서 상황이 나아졌는가?’ 같은 거예요.”
인터뷰에서 제작진은 “‘왜?’라는 질문보다 현상 자체를 담아내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봤다”고 이야기했는데요, 과학적으로 ‘귀신은 없다’고 결론짓기보다 그동안 무속이 가져왔던 치유의 역할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제작진의 의도가 잘 가닿았는지 백상예술대상 작품상(교양) 후보로 오르기도 했고, 시즌2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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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는 재미있게 봤지만, 찜찜하게 남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좋은’ 무당을 찾는 것부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요.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 전에도 여러 무당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받았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케이스도 많았습니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사례자들은 다행히 검증된 무당을 만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실제로 제작진도 다큐멘터리를 위해 무당을 섭외할 때 여러 번 교차 검증을 해서 신중하게 선정했다고 해요. 제작비를 10억 내겠다며 출연하게 해달라고 하는 무당도 있었지만 진실성 있는 무당을 섭외하기 위해 고사했다고요. 섭외한 이후에도 무속 피해 커뮤니티 등의 후기를 샅샅이 확인하여 무리하게 굿을 진행했다거나 돈을 갈취했다는 의혹이 있었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없는 무당들로 한정했다고 합니다. 이로써 알 수 있는 것은 무속신앙의 치유 효과가 분명히 존재하더라도, 나를 치유해 줄 용한 무당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국일보 기자 세 분(이성원, 손명하, 이서현)이 쓰고 바다출판사에서 펴낸 책 ⟪방치된 믿음⟫은 무속을 사회적으로 바라본 책으로, 국가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삶에는 깊이 영향을 주고 있는 무속의 현황을 짚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책은 무당이 연루된 범죄 사례와 통계를 정리한 1부, 무당이 자주 보이는 기도터나 점집이 많은 지역, 유튜브/SNS로 홍보하는 경향 등 현재 무속의 현실을 담은 2부, 그리고 앞으로의 무속의 방향성에 대해 논하는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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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부에서는 무속 관련 범죄 피해를 다루는데요, 이는 검증된 무당을 찾는 데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넘어 범죄 피해까지도 당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무당을 찾는다는 것은 대체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는 것인데, 그런 절박한 이들을 기회로 잡고 악용하는 무당이 적지 않다는 것이죠.
책에서는 무속 관련 범죄에 대한 대규모 분석이 이뤄진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지난 10년간 무속 관련 범죄로 기소된 320건의 판결문을 심층 분석한 결과를 소개합니다. 주요 범죄 유형은 1) 대출 및 투자 사기 2) 도를 넘어선 기도 행위 유도 및 횡령 3) 성범죄 4) 돈 받고 약속 미이행 5) 폭행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주된 범죄 수법은 가스라이팅이었다고 합니다. 무당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신도들의 신뢰를 얻은 후에 대출이나 투자를 요구하거나, 무속 행위의 대가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가스라이팅 범죄의 특성과 무속 행위에 대한 편견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공론화해야겠다고 결심한 비율 자체가 매우 낮을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알았을 때 돌아올 비난을 두려워할 가능성이 높고, 혐의 자체를 입증하기도 어려울 것이니까요. 그렇게 기소가 되더라도 무속 범죄의 1심 무죄율은 9.8%로 형사사건 1심 무죄율인 0.92%보다도 10배 높았다고 해요. 대가를 받고 무속 행위를 실제로 수행했다면 원하는 결과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돈을 받고도 무속 행위를 하지 않았거나, 효과를 믿지 않으면서도 상대를 속여서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경우에만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무속 관련 범죄는 발생해도 입증이 어렵고, 입증하더라도 처벌받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국가적으로 무속을 규정하는 것에 대한 기준이나 무속을 관리하는 체계가 전혀 없다는 데에 있습니다. 무속 신앙이 점점 주목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적으로 무당이 몇 명이나 되는지, 이들의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와 같은 기초적인 수준도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당연히 무당의 전문성이나 신뢰성을 따져볼 수 있는 체계는커녕 최소한의 자격을 입증할 수 있는 인증제도도 미비한 상황입니다.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 등으로 진입 장벽은 낮아졌지만 제도적으로는 완전히 방치되어 있는 것입니다.
무당들도 이런 상황을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무당 1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60%가 사람들이 무당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는 무속을 미신으로 여기는 종교적 편견 (78.3%), 미디어의 부정적 묘사 (28.3%), 무교인(무당) 관련 사기 및 성범죄 (21.7%), 전문성에 대한 의심 (18.5%) 순으로 응답했습니다(복수 선택 가능). 개별 무당들과 인터뷰했을 때, 지나친 상업화나 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있었지만, 무당끼리의 단합이 어렵기 때문에 내부적인 자정은 어려울 거라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속 범죄를 줄이고 무속 신앙이 양지에서 인정받으려면 국가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지원하면서 무속인 자격 인증을 도입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무속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존중해야 할 부분과 제재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이제는 깊이 고민해야 한다. 무속을 제대로 알고 이해해야만 우리 사회의 자정 작용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치된 믿음을 직시해야만 우리는 무속과 건강한 공존을 이어갈 수 있다.”
책은 이 모든 것들을 논의하기 전에 먼저 무속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마무리합니다. ‘무속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생존해 왔는가?’라는 부제 그대로 무속 신앙과 무당을 한국 사회 속에서 이해하고, 무속 신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책으로 느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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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신과 사람을 잇다 : K-샤먼의 귀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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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읽어보실 분들이 계시다면 e북 말고 종이책으로 읽으시는 것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왜냐하면 e북에는 정말 오타가 너무너무 많았어요.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몰라도 글자 ‘제’를 전체 책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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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신들린 연애⟩로 돌아오자면, 저는 무당이라는 존재를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대로 접했지만, 막연하게 무섭다고 생각했던 무당이라는 존재 뒤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 되기도 했어요. 무섭다고 생각하고 거리를 두게 되면 그 존재가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기 어렵게 되잖아요. 그런데 수려한 외모의, 나와 비슷한 나이이거나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 무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무당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지더라고요.
점술가는 개인으로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점술가가 함께 모여 외로움과 같이 자신이 느꼈던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워 보였어요. 특히 무당들은 신을 모시고 점사를 보는 것으로 바쁘다 보니 다른 사람을 자주 만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무당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하고, 연애 감정을 느끼는 자신을 낯설어하는 것을 보며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일부 시청자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연애가 아니라 무당 협동조합 같은 공동체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크게 공감되었습니다.
레터를 준비하면서는 위 영상에서도 ‘MZ무당’으로 소개되는 무당 정홍칼리의 에세이 ⟪신령님이 보고 계셔⟫(위즈덤하우스 출판)를 읽었습니다. 부제가 무당 일기인 만큼 신내림을 받기까지와 그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무속이 오컬트적인 측면에서 많이 다뤄지긴 하지만, 크게는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한을 풀어주는 상담의 일환이잖아요. 상대방을 꿰뚫는 것보다는 상대의 사연을 이해하고 흥과 한을 나누고 싶고, 아무리 신령님이 확실한 말을 해준대도 손님의 운명을 바꿔버릴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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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 무당과 무속 신앙이 많이 노출되면서 특히 젊은 세대에서는 간편하게 신점을 보러 무당에게 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직접 가본 적은 없더라도 주변에서 무당을 찾아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경우는 다들 있으실 거예요. 보이지 않는 세계가 보인다는 예지력과 초인적인 능력은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지만, 여전히 사회적인 인식은 좋지 않고 국가 차원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일입니다. 위 책의 설문에 따르면 70%가 신병으로 인해 무당이 된다고 하니 자신의 의지로 이 길을 선택한 경우보다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던 경우가 더 많은 셈입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의미를 찾고, 고통받는 이들의 한과 흥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으로서의 무당의 삶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쓴 제가 내린 결론은, 미신이라고 무시하고 없는 것으로 치부하기에, 도파민 넘치는 괴담 소재로만 알기엔 무속 신앙의 세계가 넓고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새로운 직업군에 대해 알게 된 것처럼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무속을 없앨 수도 없고, 이로 인한 피해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면, 최소한 피해는 줄이고 긍정적 역할은 살릴 수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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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찬비>의 코멘트
영상 보다가 눈물 찡 하게 될 때가 있죠. 재쓰비의 여정을 지켜보다가 광복절에 만난 이 뮤비를 봤을 때의 제가 그랬습니다. 기존 재쓰비 스타일과는 달라서 절대 소화 못할 거란 댓글이 많았는데 보란 듯이, 원래 이런 것이 가능했던 것처럼 소화해낸 재쓰비를 보며 큰 힘을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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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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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오리진 • 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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