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환경에 미친 영향, 그리고 글로벌 착취주의
찬비 "2년만에 다시 유튜브 추천 기능을 켰어요 😇 과연 저는 현재의 유튜브 사용 시간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언젠가 후기로 찾아올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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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찬비입니다.
지난 레터 ‘AI가 있는데 왜 제가 글을 써야 하나요?’를 보낸 뒤 비슷한 궤의 아티클을 읽었습니다. ‘대학에 다니는 모두가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Everyone is Cheating Their Way Through College)’라는 NY 매거진 기사인데요, 많은 대학생이 챗GPT로 과제를 하고 있는 현실을 다루고 있어요. 기사에서는 철학자이자 캘리포니아 주립대 윤리 교수인 트로이 졸리모어가 최근 에세이에서 던진 질문을 언급합니다.
“지난 몇 년간 사회는 학교 교육을 고소득 직업을 얻거나 사회적 지위를 얻는 수단 정도로만 취급해 왔다. 우리가 교육자로서 이러한 인식이 만든 인지적/정신적 손상을 회복하려고 시작조차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학생들이 교육의 의미를 이해하길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오늘은 또 다른 AI 이야기로 찾아왔습니다. 우리가 매일 편하게 쓰고 있는 AI, 그 이면에는 모델을 학습시키고 실행하는 리소스를 제공하는 데이터센터가 있습니다. 오늘은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가 많이 설립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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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I 데이터센터가 바꾼 판도 2. 물이 저렴하다고? 지역주민의 입장은요 3. 앞으론 어떻게 해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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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클라우드, IoT(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함께 급증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 인프라에 대한 수요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데이터센터가 존재합니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 컴퓨터와 저장장치, 네트워크 장비 등을 모아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처리·전송하고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구축·실행·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대형 시설을 의미하는데요. 고성능 장비들이 고장이나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반 설비와 재난에 대비한 건축 시설이 적용되어 있어요.
미국의 시각화 전문매체 비주얼 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중 46%가 미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이 디지털 인프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영향입니다. 유럽(독일, 영국, 프랑스 순)과 아시아(중국, 일본), 호주 등의 나라들도 상위권에 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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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생성형 AI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AI에 특화한 데이터센터들이 설립되고 있어요. 오픈AI는 소프트뱅크 등과 협력하며 미국 내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최대 5천억 달러를 모금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기업에서도 데이터센터 확장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요. 지난달 가디언지와 비영리 저널리즘 단체 소스머티리얼(SourceMaterial)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3사는 지금 대비 78%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AI 데이터센터는 범용 서버를 사용하던 기존 데이터센터와 달리 고성능 GPU, TPU 등 AI 전용 서버를 탑재해 고성능 연산과 대량 데이터처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연산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전력 사용량도 높아지고, 높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냉각에도 더 많이 신경 써야 합니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찬 공기로 열을 식히는 공랭식 냉각이 일반적인 것과 달리,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열관리 효율이 뛰어난 수랭식 냉각 기술을 더 많이 채택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데이터센터의 입지에는 여러 제약이 있습니다. 전력과 같은 에너지가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되면서도 각종 재난/재해에서 안전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임대하는 부지가 저렴하고, 관련 규제가 저렴하며, 부과되는 세금이 저렴한 지역이면 좋겠죠. 그러다 보니 데이터센터는 몇몇 지역에 집중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 주별로는 버지니아에 가장 많고, 그 뒤를 이어 애리조나, 텍사스,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순으로 데이터센터가 많이 분포하고 있다고 합니다.
버지니아 북부는 1990년대부터 데이터센터의 핵심 지역으로, 3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DC와 가까우면서도 광섬유 네트워크가 견고하고, 전력과 토지 임대료가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전 세계의 인터넷 트래픽 중 70%가 버지니아 북부를 통해 간다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애리조나주의 피닉스 역시 에너지 비용과 자연재해의 위험이 낮은 덕택에 데이터센터 허브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의 입지로서 남미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KOTRA에 따르면 남미 지역의 데이터센터 산업 투자 규모는 2027년 91억 달러(약 12조 957억 원)를 기록하며 연평균 성장률 7%를 넘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요 국가로는 미국과 가까운 멕시코를 비롯해 브라질, 칠레가 있습니다.
그중 칠레는 데이터센터 시장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데요. 이는 지리적 위치상 다른 국가와 연결성이 좋고 해저 전력 케이블 등을 활용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2023년부터 칠레 정부는 ‘국가 데이터센터 플랜(Plan Nacional de Data Centers)’ 정책을 발표하는 등 데이터 산업의 발전을 국가 핵심 과제로 선정하면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가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언급되는데요, 규제 문턱이 낮고 세제 혜택이 있기 대문이라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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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하면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방대한 전력 소비입니다. 보통의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은 5-10메가와트(MW) 정도로 매우 작지만, AI로 인해 더 보편화되고 있는 대규모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100MW 이상의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데, 연간 전력 소비량으로 따지면 전기차 약 35만~40만 대에 필요한 전력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담수 사용과 탄소 배출로 인한 환경적인 영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서버 냉각에 사용되는 물은 한 번 사용하면 약 80%가 증발하고, 몇 번 사용 후에는 오염되어 재사용할 수 없다고 해요. 또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제공하는 발전소 역시 냉각을 위해 물을 사용합니다. 챗GPT로 이메일을 작성할 때마다 생수 한 병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도, AI를 돌리기 위해 냉각이 필수적이어서 등장하는 것이죠.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외치던 빅테크 기업에서도 다시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고 있어요. 구글의 지난 2023년 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전년보다 13% 늘어난 1,430만 톤이며, 마이크로소프트도 탄소 배출량이 3년 전보다 30% 증가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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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들은 전 세계를 단위로 생각하면 사실 잘 와닿지 않는 것 같아요. 많이 쓰겠구나의 느낌 정도로 다가오는 이유는 아마도 문제가 멀게만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좀 더 와닿을 수 있도록 스케일을 줄여봤습니다. 만약 데이터센터가 설립된 동네가 우리 동네라면?
전력, 물, 탄소 배출 중에서 가장 주민들에게 영향이 큰 것은 물입니다. 블룸버그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건설된 신규 데이터센터의 2/3 이상이 물 부족 지역에 있다고 합니다. 물 부족 지역의 72%는 버지니아, 애리조나, 텍사스,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등 5개 주에 집중되어 있다고 하는데...어라? 왠지 익숙하지 않나요? 이 지역들은 위에서 언급한 데이터센터가 많이 있는 5개 주이기도 합니다.
이 다섯 개 주는 공통으로 에너지 자원이 풍부하고, 규제들이 호의적이고, 넓은 부지를 쓸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물 공급이 아주 풍부하진 않다는 점도 같아요. 물은 부동산이나 에너지에 비해 저렴하다고 여겨지기에, 데이터센터 입지에서 가장 나중에 고려되거든요. 그 결과 이 지역들의 데이터센터는 식수와 농업, 에너지 발전과 함께 물을 나누어 써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물 부족은 미국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와 같은 지역에서도 데이터센터를 환영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는 미국보다도 더 많은 데이터센터가 물이 부족한 지역에 설립되어 있다고 해요. 이미 네덜란드, 우루과이, 칠레에서는 수도와 관련해 시위가 일어났었고요. 구글은 우루과이에서는 물로 냉각하던 수랭식 시스템을 공랭식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고, 칠레에서는 일시적으로 2억 달러 규모의 시설 계획 승인을 취소하기도 했어요.
물만 문제일까요? 전력 역시도 심각한 우려 사항입니다. 앞으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량은 늘면 늘었지, 줄어들진 않을 것이니까요. 2023년 버지니아주에서 생산된 전력의 25% 이상이 데이터센터에서 소비되었는데, 데이터센터가 계속해서 늘어난다면 2030년에 이 수치는 최대 46%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해요. 이미 아일랜드에서는 전체 전력의 20%가 데이터센터에 쓰이고 있고요.
보통 데이터센터는 산업용 요금 체계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고, 산업용 요금 체계는 가정용 요금 체계보다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사용량이 막대하기 때문에 지역 전력망에 부담을 주게 되고, 이러한 전력 부담은 결국 지역 주민에게 전가됩니다. 전력이 부족해지면 전력 회사들은 수요를 빠르게 충족하기 위해 화석연료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탄소 배출 증가로 이어지게 되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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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세마포에서는 버지니아 북부 주민들이 데이터센터를 거부하는 이유를 상세히 다루었습니다. 주민들은 물과 전력 외에도 두 가지 불만을 더 제기해요. 하나는 데이터센터가 돌아가면서 생기는 소음입니다. 그레이트 오크라는 동네의 주민 대표는 가까운 아마존 데이터센터에서 선풍기 400대가 계속 윙윙대는 소음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마존에서는 이 주장을 수용해 소음을 줄이기 위해 선풍기를 교체했는데, 소음 크기는 줄었지만 소음의 피치가 낮아지게 되면서 주변 가정의 액자와 접시가 덜컹거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해요.
두 번째는 주거지와 너무 가까이 설립되어 집 주변이 온통 데이터센터밖에 안 보인다는 거예요. 아래 이미지를 보시면 주민들의 마음에 공감이 되실까 모르겠어요. 실제로 설립이 예정된 데이터센터 중 허가되지 않았어야 하는 것들도 꽤 많았고, 지난 7년간 단 한 건의 데이터센터 설립도 반려되지 않았다고 해요. 주민들의 항의를 통해 카운티의 위원회가 인지한 후로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몇몇 설립 신청은 반려하기도 했다고요.
결국 현재로서는 환경적 비용과 인프라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데이터센터가 설립된 지역사회가 떠안고 있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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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주의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에 예정된 데이터센터 부지 © Rachyl Jones/Semaf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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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가 국제적으로 확장되면 ‘글로벌 착취주의(global extractivism)’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글로벌 착취주의는 북반구와 초국적 기업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반구의 천연자원을 추출하면서 지역사회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일컫습니다. 그러니까 약간 과장해서 말하자면, 북반구에서 편하게 챗GPT를 사용하기 위해서 남반구의 자원을 큰 노력 없이 쏙쏙 빼먹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칠레 정부는 수도 산티아고를 라틴아메리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허브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하고, 2012년 이래로만 16건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승인했어요. 칠레 대통령인 가브리엘 보리치는 설립되는 데이터센터가 ‘환경적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국민을 안심시켰습니다. 하지만 칠레는 2010년부터 낮은 강수량을 기록하며 국가적인 가뭄을 겪고 있고, 이 가뭄은 204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칠레에 설립된 데이터센터가 수도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었을뿐더러 이러한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도 않았다는 점이 밝혀졌어요.
미국 비영리 미디어인 Rest of World가 소개한 사례는 더 놀라워요. 구글은 2015년에 남미의 첫 데이터센터를 칠레에 설립했습니다. 그런데 이 센터에서 지하수를 초당 50리터씩 추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것을 설립 3년 후에야 공식 문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는 연간 10억 리터에 달하는데요, 성인이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을 2~3리터라고 했을 때 100만 명이 1년간 마실 수 있는 양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의 양인지 감이 오시죠.
한편 구글이 2019년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두 번째 데이터센터는 연간 70억 리터(초당 228리터)를 추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환경 운동가들은 2019년부터 5년간 시위를 진행했고, 그제야 구글이 환경 영향을 재산정하기 전까지는 설립을 진행할 수 없도록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당장 AI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패권을 잡기 위해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는 쏟아지고 데이터센터를 빨리 건설해야겠다고 기업이 달려든다면, 설립으로 인해 생길 부작용들은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고려하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지역사회에서 주민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이나 환경적인 요인을 충분히 고려했어야 했는데, 많은 지역은 경제적인 이득을 우선시하여 데이터센터를 환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데이터센터를 건설 단계에서부터 일자리가 창출되기도 하고, 법인이 입주하면서 세수를 확보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결국 그곳에서 평화롭게 살던 주민들이 덤터기를 쓰게 됩니다. AI의 발전 비용을 일부 지역과 그 지역 거주 주민이 부담하게 되는 거죠. (실제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상시 인원이 많지 않아서 다 건설된 이후에 실질적인 고용효과는 미미하다고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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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가 점점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될수록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대규모 데이터센터 설립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가 설립된 지역의 주민들이 센터의 존재로 인해 겪고 있는 피해들이 분명히 존재해요. 일반 주민이 사용하면서 필요한 물과 에너지가 데이터센터 운영보다 우선하니까요. 그렇다면 앞으로 더 나아질 방향은 없는 걸까요?
우선,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작년 초 ‘데이터센터 커뮤니티 서약’을 통해 아래 세 가지를 약속했습니다.
- 탄소 네거티브: 올해까지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를 100% 조달해 지역 전력 확대
- 제로 웨이스트: 2030년까지 폐기물 감량, 재사용, 재활용, 퇴비화를 통해 폐기물 제로 달성
- 워터 포지티브: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지역 공급원으로 환원
이어서 작년 8월에는 물을 덜 쓸 수 있는 폐쇄형 순환 냉각 시스템을 통해 물 사용 효율을 높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폐쇄형 순환 냉각 시스템이란 물로 냉각시키는 방식은 동일하지만, 온도 제어를 통해 서버와 냉각기 사이에서 물이 증발하지 않도록 조절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물이 증발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물을 충전할 필요 없이 지속적으로 순환시킬 수 있죠. 아마존과 구글도 2030년까지 사용하는 물 대비 더 많은 물을 지역사회에 공급하겠다고(water positive) 발표했고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효율화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전력 사용 효율을 뜻하는 PUE(Power Usage Effectiveness) 지표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측정하는데요, 이는 전체 사용된 에너지를 실제 데이터 연산을 위해 필요한 전력으로 나눈 값입니다.
의도한 작업에만 에너지를 사용하는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PUE가 1.0에 도달할 수 있겠지만, 에너지 발전기, 무정전 전원공급장치, 냉각과 같은 요소들이 PUE를 높이는 요소입니다. GPU 아키텍처를 개선해 연산량 대비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든지,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AI 모델 학습 및 추론 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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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업이 자체적으로 개선하도록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가 개입해야 합니다. 데이터센터의 설립과 운영 비용을 특정 지역사회에 전가하지 않도록 하려면 사전에 환경적인 영향을 확실히 산정하고, 심각한 부작용을 방지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조처를 할 것인지 계획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통해 물이 상대적으로 덜 부족한 곳에 데이터센터가 지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설립 이후에도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수도 및 에너지 소비량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는 것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현재는 기업이 이런 데이터를 보고할 의무가 없다고 해요. 디애틀랜틱에서는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에서 물 사용 기록이 기업의 소유로 간주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버지니아 주의원들은 최근 데이터센터가 건물 요건의 일부로 예상 물 사용량을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지역사회에서도 어느 정도로 물이 사용되는지를 알아야 연간 물 사용량을 계획하고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기업이 물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밖에 없는 재정적인 구조를 만드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어요. 물은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임에도 너무 저렴하다고 인식되어 물 절약이 기업의 우선순위에 높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물에 대한 요금을 높인다든지 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전력 역시 현재의 전력 산업 요금 체계와 다르게 변경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와 같이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곳에서는 주민보다 더 높은 비용을 내도록 하거나, 티어를 나누어 피크 타임에 사용하는 전력에는 더 높은 요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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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이슈를 다룰 때마다 저는 기시감이 듭니다. 항상 비슷한 방식으로 결론을 맺는 것 같거든요. 오픈AI를 지속적으로 다뤄온 저널리스트는 캐런 하오(Karen Hao)는 최근 한 기사에서 아래와 같이 질문했어요.
“우리는 어떻게 AI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이 사회의 수많은 다른 기능을 재구성할 것임이 명백한 지금, 사실 이 질문이 묻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입니다.”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기업은 영리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용인됩니다. 하지만 사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법’이라는 최소한의 울타리 안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이 들어요. 이를테면, 소셜미디어 서비스는 법을 하나도 어기지 않았지만, 결국 Z세대의 정신건강의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처럼요.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사기업은 어떻게든 이익이 되는 쪽으로 움직이고, 많은 시민이 모여 목소리를 높이고 정부가 규제를 내놓기 시작한 시점에서야 기업들이 사회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는 사이클이 보이면서 막막하고 답답합니다.
기업은 정말 ‘그래도 되는’ 존재일까요? 이러한 인식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요? 기업은 정말 영리를 추구한다는 미명 아래 모든 것을 다 해도 되는 걸까요? 이제는 기업 역시도 최선을 다해 사회적인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우리의 인식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아쉽게도 오늘 레터에서 국내 데이터센터 관련 이야기는 하지 못했는데요, AI 윤리 레터에서 최근 국내 데이터센터 관련 이야기를 담은 레터가 있어서 참고해보실 수 있도록 링크를 남겨둡니다.
👉 AI 윤리 레터 | 화석연료와 데이터센터의 잘못된 동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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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찬비>의 코멘트
벌써 5월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5월이 가면 이제 2025년이 절반 흘렀다고 생각하게 되겠죠? 그래도 조급해지지 않으려고요. 내가 해낸 것들을 평가절하하지 않고, 잘한 것은 충분히 칭찬해주려고요. 마음 편안하게 해주는 톰 미쉬의 음악을 좋아해요. 여러분의 목요일의 출근길에 조그만 안식처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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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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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나나 • 오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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