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과 회복탄력성의 상관관계 안녕하세요. 에디터 Zoe입니다.
요즘 저는 아침 8시에 출근해 밤 11시쯤 퇴근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이 해도 해도 끝나지 않아요. 올해 초, 전혀 예상하지 못한 승진을 하게 되면서부터 이른바 ‘지옥의 루틴’이 시작됐습니다. 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되었는데, 실무를 완전히 놓지도 못한 채 리더 역할까지 병행하다 보니, 아무리 일을 해도 도무지 퇴근할 수가 없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는 거죠.
아직은 초보 팀장이다 보니 서툰 면도 많아 더욱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아 이 레터를 써보려 합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이 있다면 잠시 고난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고, 저보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선배님들이 계시다면, 작은 지혜라도 나눠주실 수 있다면 더없이 감사할 것 같습니다.
|
|
|
1. 눈떠보니 승진? 2. 초보 팀장이 생각하는 '이상적 리더' 3. 지금 필요한 것 :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
|
|
1월의 어느 날, 그날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아주 평범한 월요일이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일주일에 하루, 정해진 요일에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데요. 제 재택근무일은 월요일입니다. 그래서 그날도 아침 일찍 일어나 너무나 자연스럽게 집에서 컴퓨터를 켰습니다. 밀린 이메일을 하나씩 읽어가며 업무를 시작했고, 저녁에 예정된 신년회식을 제외하면 평소와 크게 다를 게 없는 날이었죠.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신 뒤, 다시 노트북 앞에 앉으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때, HR 담당자에게서 메일이 한 통 도착했어요. 오후 5시, 타운홀이 갑작스레 잡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예고도 없던 타운홀이었고, 1월에 처음 열리는 회의인 만큼 회사의 비전이나 조직 개편 이야기가 오가겠구나, 하는 짐작이 들었습니다. 재택 중이었기에 아쉽게 참석은 하지 못했지만, 뭐 신년회식 때 동료들에게 들으면 되겠지 하며 그 정도로 가볍게 넘겼습니다.
오후에도 메신저로 동료들과 이런저런 업무를 주고받으며 바삐 시간을 보냈고, 그렇게 시간에 맞춰 회식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그때까지도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같은 부서 동료들이 다가와 제 어깨를 툭툭 치며 던진 한마디를 듣기 전까지는요.
"Hey, you got promoted! Congrats! (너 승진했더라, 축하해!)" |
|
|
나중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그날 타운홀에서 조직 개편이 발표됐고, 새로운 팀이 신설되며 제가 그 팀의 팀장이 되었다는 사실을요. 말 그대로 '눈 떠보니 팀장'이 되어 있었죠. 팀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도, 그 팀을 제가 이끈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없었던 저는 그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이직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으니,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일이었고, 기대는 더더욱 하지 않았던 일이었죠. 그날 저의 표정을 제가 봤다면, 아마 '저 사람, 왜 저러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머릿속은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고, 감정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렇게, 이렇다 할 준비 하나 없이 저는 팀장이 되었습니다.
동시에, 8개 국가에 흩어져 있는 약 50명 가까운 인원을 리딩해야 하는 프로젝트의 리더가 되었어요. 작년 말, 밤낮없이 준비했던 제안서가 채택되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팀이 새롭게 구성된 겁니다. 다만 문제는, 팀장은 있었지만 팀원은 아직 없었다는 거예요. 팀원 면접부터 온보딩, 팀 세팅, 프로세스 설계까지 모든 걸 제가 처음부터 만들어야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팀장, 그것도 마음의 준비 하나 없이 맡게 된 자리. 당연히 삐걱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막 리더십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 시작한 사람이, 생전 처음 팀을 구성하고 운영하다 보니 실수가 반복됐고, 방향은 자꾸 어긋났습니다. 5개월이 지난 지금도, 어찌어찌 삐걱거리면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자리가 부담스러웠던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2024년까지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하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싱가포르에 오게 됐는데요. 한국에 있을 때도 팀장직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그 자리가 버겁게만 느껴졌습니다. 당시 그 팀에는 저보다 연차 높은 선배들이 많았고, 제가 그들을 이끌 만한 리더가 될 만한 그릇인지 의심스러웠거든요. 팀장은 '책임'지는 자리잖아요. 결과를 감당해야 하고, 사람을 이끌어야 하니까요. 그건 제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싱가포르로 이직을 준비하며 가장 마음이 가벼웠던 이유 중 하나가, '팀장은 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안도감이었습니다. 나는 아직은 그럴 사람이 아니니까—그 마음이 아주 단단히 자리 잡고 있었거든요. |
|
|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고도 없이 직책을 맡으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 저에게 남은 감정은 그저 무거움뿐이었습니다. 어제까지는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어느새 면담을 요청해오고, 팀 KPI를 잡아달라고 하고, 비전을 이야기해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 나 하나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매일 아침, 출근길에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았습니다. 도망가고 싶고, 숨고 싶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터질 것 같았던 날들도 하루 이틀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부담을 벗어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날들의 연속이었죠. 매일매일 어떻게 하면 이 무게를 덜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해결은커녕, 그 무게는 점점 제 어깨에 단단히 얹히는 것만 같았죠.
하루는 정신없이 회의와 메시지 대응에 치이다 보니, 어느새 시계가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더라고요.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까맣게 잊어버린 뒤였죠. 그제야 부랴부랴 탕비실 한켠에 놓인 전자레인지 앞에서 컵라면 뚜껑을 열었습니다.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며 멍하니 앉아 있다 보니 그 조용한 순간이 오히려 더 적막하게 느껴졌습니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컵라면에서 올라오는 김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고, 누구보다 늦게 퇴근하며, 누구보다 적게 먹고, 누구보다 많이 책임지는 자리, 그게 팀장이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요. 저는 조용히, 묵직하게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
|
|
사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리더가 되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그 영향이 팀원들에게 얼마나 깊게 스며드는지,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한국에서 회사를 다닐 때, 정말 다양한 유형의 팀장들을 만났거든요. 어떤 사람은 일에는 능했지만, 감정조절이 안 됐고요. 어떤 사람은 좋은 사람이었지만, 업무에 대해 잘 몰라 방향성을 잡지 못했죠. 그래서 저와 동료들은 종종 회식 자리에서, 점심시간에, 혹은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팀장 흉을 보곤 했습니다. 그때는 다들 꽤 확신에 차 있었어요. '난 저렇게는 안 할 텐데' 또는 '내가 팀장이면 저 상황에서 이렇게 했을 텐데' 라는 말을 자주 했었죠.
하지만 막상 제가 그 자리에 앉고 나니, 그 '나쁜 팀장'이 바로 제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고, 밤에도 쉽게 잠들 수가 없더라고요. 며칠을 그렇게 보내고 나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어요. 내가 되고 싶은 팀장은 어떤 사람인가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출발점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내가 팀원이었을 때 어떤 팀장을 만나고 싶었는가. 거기서부터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그렸던 이상적인 팀장의 모습은 이랬습니다. 명확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 자기만의 기준으로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사람. 시장과 산업을 이해하고, 확실한 방향성을 이야기해줄 수 있는 사람. 필요할 땐 실무도 거뜬히 도와줄 수 있고, 외부의 부당한 요구로부터 팀원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 그러면서도 팀원들과는 눈높이를 맞추고, 가끔은 커피 한 잔에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예전의 저는 그런 팀장을 만나기를 바랬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리더란 장동민형의 카리스마와 전략, 홍진호형의 배려와 유연함이 공존하는 사람. 쉽게 말해 '육각형 리더'였던 셈이죠.
그런데 막상 내가 그런 리더가 되겠다고 생각해보니, 그건 진짜, 상상 속 캐릭터처럼 느껴졌습니다. 완벽한 육각형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더라고요. |
|
|
'Boss'와 'Leader'의 차이를 한눈에 설명해주는 자료. 리더가 되는 게 좋다고들 하지만, 보스가 필요할 때도 있는 거 같습니다. © Medium |
|
|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상적 리더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온라인 서점에서 '팀장'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봤죠.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수백 권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더라고요. 신임 팀장을 위한 입문서부터, 중간관리자를 위한 실전 가이드, 리더십 사례집, 조직문화 해설서, 성과관리 매뉴얼까지. ‘팀장’이라는 한 단어 안에 이렇게 많은 고민과 해답들이 담겨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어쩌면 저처럼 막 리더가 된 사람들, 혹은 한참을 해왔지만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이 책들을 찾고, 또 나름의 방법을 배워가고 있었겠죠.
시중에 있는 리더십 책들을 쭉 훑어보다 보면, 표지는 다 다르고, 문장은 다 다르지만 결국 많은 책들이 말하는 건 비슷했습니다. 조직은 결국 '사람'으로 돌아가고, 리더의 역할은 그 사람들 간의 에너지를 조율하는 일이라는 것. 책마다 방법론과 표현은 조금씩 다를 수 있어도, 결국엔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책은 그걸 ‘관계의 장력’이라고도 부르더라고요. 성과를 잘 내는 팀은 결국 서로를 지나치게 편안하게 두지도 않고, 과하게 몰아붙이지도 않는, 그 딱 좋은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리더는 그 긴장감의 진폭을 조율하는 사람이라는 거죠. 그 순간순간의 흐름을 살피고, 필요하면 줄을 살짝 당기고, 어쩌면 때로는 손을 놓아주는 사람. 생각해보면, 꽤 어려운 일입니다. 그건 경험 몇 번으로 체득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책 한 권으로 단박에 익혀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
|
|
진정한 관리자의 본분은 '여러 사람이 협력하는 집단에서 더 좋은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다.
이 간단한 정의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 줄리 주오, "팀장의 탄생" 중에서 |
|
|
'팀장'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 예스24 |
|
|
사실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팀이란 결국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는 집단이고, 그 집단의 성공 여부는 결국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비롯되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요즘 나오는 책들 중 상당수는 리더십을 권한이나 통제의 문제가 아니라, '정서적 노동'의 관점으로 풀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원들에게 '성과를 내라'고 압박하는 권위적 위치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기준점으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이야기죠. 팀장이 먼저 중심을 잃으면 팀원들도 방향을 잃고 헤매기 마련이니까요.
이런 맥락에서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소개된 한 개념이 유독 크게 다가왔습니다. 바로 'Attunement(정서적 동조 혹은 정서적 동기화)'인데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실린 심리학자 Lisa Zigarmi와 Stella Grizont의 칼럼에 따르면, 요즘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곁에 있어주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팀원이 불안에 휩싸였을 때, 조언이나 해법을 제시하기보다, '나는 네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보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정서적 존재감이야말로, 진짜 리더십이라는 거죠.
2025년 기준, 미국 근로자의 52%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던 조사(Gallup) 결과도 있는 만큼, 지금 시대의 리더는 더 이상 단순히 방향을 정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구성원의 감정을 다루는 '심리적 조율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리더가 정서적 안정성을 갖추고 있을 때, 팀원도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며 더 큰 몰입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팀장이 되면 성격이 바뀐다, 감정 조절 능력이 달라진다 같은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조직 안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그 여파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걸, 저도 실무 속에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리더는 방향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준을 세우는 사람이다."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땐 ‘맞는 말이네’ 정도로 넘겼는데, 지금은 이 말이 꽤 무겁게 다가오는 거 같습니다. 팀원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몰라서 머뭇거릴 때, 이게 맞는 길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건데, 그 말이 통하려면, 결국 리더 자신이 그 기준을 자기 안에서 먼저 세우고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 기준은 뭔가 멋져 보이는 사명문이나 미션 같은 게 아니라, 평소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어떤 말투를 쓰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통해 드러납니다. 그리고 어느새 팀원들은 그 태도를 보며 '우리가 지켜야 할 기준'을 만들어가죠. 그래서 저는 요즘, '리더십이란 결국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일'이라는 말을 곱씹게 됩니다. 이른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랄까요. 😀 |
|
|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리더의 '회복 탄력성(Resilience)'은, 요즘 시대에 가장 중요한 리더십 스킬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업무 역량이 탁월한 사람보다, 오래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조직을 지탱하는 기준점이 되는 시대. 그리고 그 기준점은 단단한 전략보다 어쩌면 더 단단한 감정 근력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점점 더 많은 리더십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의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 'Project Oxygen'에서도 팀장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좋은 코치가 될 것', '심리적 안정감을 만들어낼 것'이 꼽혔습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구글이 자사 매니저들을 분석해 도출한 10가지 핵심 행동 특성을 기반으로, 가장 성과가 뛰어난 리더들의 공통점을 밝혀낸 연구인데요. 이 중 가장 우선순위로 제시된 항목은 다름 아닌 팀원에게 귀 기울이고,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코칭형 리더십이었습니다.
단순히 일을 지시하고 통제하는 '지휘관형' 리더가 아니라, 팀원 각자의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질문하고, 기다리고, 성장의 기회를 열어주는 '코칭형' 리더가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구글의 데이터를 통해 증명된 셈이죠. 이와 관련해 구글은 "리더는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팀원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감정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겠죠. 그래야 감정적으로 팀원을 대하지 않을 테니까요. 또 급박하고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기준을 놓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겁니다. |
|
|
'나는 어떤 팀장이 되고 싶은가?' '내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란 무엇일까?' 정답은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하나는 분명해요. 예전에는 '좋은 리더'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카리스마 있고, 상황을 쫙 정리해주며 무언가를 정확하게 판단할 줄 아는 사람만을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역할을 해보니, 리더란 그런 겉보기의 날렵함보다 훨씬 더 '견뎌주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모든 사람은 실수할 수 있고, 완벽하지 않잖아요. 팀원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팀장이 된다는 건, 그 불완전함을 온몸으로 끌어안아야 하는 자리더라고요. 누군가가 헷갈려하고 있을 때 같이 앉아서 길을 찾아보는 것, 실수했을 때 머리부터 혼내는 게 아니라 먼저 맥락을 물어보는 것. 때로는 내가 바보처럼 보이더라도, 한 템포 늦게 말하고, 한 번 더 이해해보려 노력하는 것. 그게 제가 매일매일 배우고 있는 리더십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좋은 팀장'이 되기보단, '좋은 팀'을 만드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더 자주 합니다. 한 명의 완벽한 슈퍼 리더보다는, 서로를 믿고 실험해볼 수 있는 팀, 실수해도 괜찮은 분위기, 마음이 건강한 팀. 그게 우리가 오래 가는 길이라는 걸, 이 짧은 몇 개월이 가르쳐준 거 같습니다. 아직도 늘 두렵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확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저는 계속 배우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건, 제가 만난 좋은 동료들, 저를 믿고 기회를 준 상사들, 무수한 피드백과 실수의 순간들이라는 것도요.
그렇다면 저는 앞으로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까요.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렇게 스스로에게 계속 묻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고단함을 알아차리고, 그 무게를 덜어주고 싶다는 마음만은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죠. 아마 그 마음이 있다면, 아주 멀지는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요즘 부쩍 자주 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어떤 리더를 만나고 싶으신가요? 작게는 회사부터, 크게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리더십'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게 되는 요즘. 어쩌면 이 질문을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게 더 자주 던져야 할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
|
에디터 <Zoe>의 코멘트
최근 저의 '추구미' 그 자체, 요즘 가장 꽂혀 있는 유튜브 채널 WAMB를 소개해드리려 해요. 원래 저희 부부가 집에서 요리해 먹는 걸 좋아해서 그릇이나 식기류 리뷰 영상을 자주 찾아보는데,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채널입니다.
저희 신혼집 인테리어가 블랙/화이트/우드 톤인데, 이 채널의 유튜버 역시 그런 감성을 예쁘게 유지하고 계셔서, 그냥 넋 놓고 보게 되더라고요. 특히 한 달에 한 번씩 올라오는 월간 취향 공유 시리즈는 그달의 소비와 맛집 등을 소개하는 콘텐츠인데, 말 그대로 '느좋'이라는 말이 찰떡같이 어울립니다.
주로 인테리어와 리빙 소품에 대한 감각적인 리뷰를 다루는 채널이라, 비슷한 결의 콘텐츠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감성적인 유튜버 WAMB의 콘텐츠가 궁금하시다면, 이번 주말엔 조용히 한 편 감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
|
💌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
|
|
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나나 • 오리진
|
|
|
Copyright © AUGUST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