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MZ는 불교에 열광할까 안녕하세요. 에디터 Zoe입니다.
여러분은 최근에 ‘불교’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마음 수련? 스님? 연등? 아니면 ‘약간 어렵고 낡은’ 느낌? 과거엔 이런 느낌이 강했다면, 최근 불교는 지금 이 순간, MZ세대에게 꽤 ‘힙한’ 무언가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코엑스에서는 뜻밖의 열기가 감돌았습니다. 바로 2025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역대급 인파를 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린 건데요. 단순 관람이 아니라 직접 ‘지갑을 여는’ MZ세대도 인상적이었죠. 불교 관련 멘트가 적힌 티셔츠를 구입하는 MZ들의 모습을 보며, 왜 그들이 이토록 불교를 흥미로워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오늘의 레터는 요즘 MZ들 사이에서, 불교가 어떻게 '힙'해졌는지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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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힙'해진 불교? 2. 요즘 MZ 추구미 = 불교? 3. 비워내는 것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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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삼성동에서 열린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올해도 어김없이 봄을 장식했지만, 분위기는 예년과는 한층 달랐습니다. 이번 박람회는 "살아있는 한국전통문화의 꽃"이라는 슬로건 아래, 불교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상품과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선보이며, 특히 MZ세대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온라인에서 떠돌던 후기 중 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무소유 하러 갔다가 풀소유 했다"
이 짧은 말이 2025 서울국제불교박람회의 현장을 가장 정확히 요약해주는 말이 아닐까 싶었는데요. 이번 박람회에는 무려 2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습니다. 이는 역대 최대 관람객 수를 기록한 것입니다. 불교신문에 따르면 개막 전 사전관람객 수는 전년 동일기간 대비 무려 4배 이상이 증가했고, 첫날부터 개장 30분 전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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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울국제불교박람회 포스터 ©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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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를 채운 건 전통적인 불교 서적이나 장엄한 불화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눈에 띄었던 건 감각적으로 디자인된 티셔츠, 부적을 재해석한 패브릭 포스터, 비건 사찰 간식을 담은 소포장 굿즈 등, 어디서나 팔아도 힙해 보일 법한 제품들이었습니다.
굿즈 마켓에서는 '무소유' 정신을 담은 티셔츠, '수행중'이라고 적힌 에코백, 그리고 조계사 마크가 그려진 젓가락 세트 등이 불티나게 팔렸고, 일부 품목은 오픈 1시간 만에 품절될 정도였습니다. 한 방문자는 "무소유는 마음가짐이고, 굿즈는 추억"이라며 팔 한가득 쇼핑백을 들고 인증샷을 올렸죠. 커뮤니티에는 "이거 불교가 아니라 무소유가 아니라 풀소유", "이젠 사찰도 인스타감성 제대로 안다"는 댓글들이 넘쳐났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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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인기가 많았던 굿즈들 ©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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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하루에 다 체험해보기 어려울 정도로 콘텐츠가 풍부했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어요. 주최측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히든 담마(Hidden-Dhamma) 챌린지 등을 통해 불교의 교리를 현대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준비됐습니다. 히든 담마 챌린지는 팔정도의 가르침을 현대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이 8장의 카드를 모으며 깨달음을 찾아가는 여정을 제공했어요. 단순히 포교를 목표로 하는 행사가 아니라, 참가자들에게 심신의 안정을 제공하며 이른바 '불교놀이'를 즐기다 가기 바라는 주최측의 바람이 담긴 행사들이 이어졌습니다.
그 외에도 템플 스테이 메이크오버 체험, 사찰음식 쿠킹쇼, 마음챙김 명상 등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콘텐츠가 다수 마련돼 있었습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직장인 방문자가 꽤 많았고, 어떤 부스에는 외국인들까지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주말은 말할 것도 없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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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점령한 서울국제불교박람회 후기들 © 불교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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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건 이번 박람회 전체 참여 인원 가운데 73%가 20~30대였다는 겁니다. 또한 참석자를 대상으로 불교신문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박람회 참여 인원 중 무교가 가장 많았던 걸로 나타났습니다(47.5%). 사전등록 설문에선 과반을 넘겨 52.4%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개인적인 종교 여부와 관계 없이 불교에 대한 청년층의 높은 관심을 증명해주는 숫자였습니다.
이 박람회를 계기로, 불교를 둘러싼 이미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어르신들이 다니는 종교로, 장례식이나 초재 등으로 연결되는 경직된 인상이 강했다면, 이제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법'을 알려주는 철학으로, 혹은 '디지털 디톡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2023년 한국종교문화연구소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2030 응답자의 약 47%가 "특정 종교를 믿고 있지는 않지만 불교 교리에 매력을 느낀다"고 답하기도 했죠.
MZ 세대는 이미 기성 종교의 위계 구조나 교조주의에는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나를 위한 마음의 정리법', '현생의 고통에서 나를 구원할 도구', '무엇보다 덜 피곤해지고 싶은 방법'을 원하죠. 이들에게 불교는 더 이상 사후의 구원을 위한 수단이 아닌, 오늘을 살아내기 위한 도구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힐링'과 '내면 탐구'라는 키워드는, 바로 이 세대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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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MZ세대가 말하는 '힙함'은 단순히 예쁘고 잘생긴 외모, 화려한 소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요즘은 더더욱 '본질'에 가까운 것, '나 자신'이라는 원초적인 관심사로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는 걸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마음의 평온, 자기이해, 내면의 힘. 이 모든 것이 주된 화두가 된 겁니다. 불교가 '힙'하게 느껴지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 위에 있습니다.
예컨대 불교 교리 중 하나인 '오온이 공하다'(五蘊皆空)는 현대인들이 겪는 불안, 비교, 자존감 문제에 꽤 정확한 해답을 던져주는데요. 오온(色受想行識)은 인간의 존재를 이루는 다섯 가지 요소로, 육체, 감각, 인식, 정신작용, 의식을 말합니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이 모든 것이 본질적으로는 '텅 비어 있다(공하다)'고 말합니다. 즉, 우리가 집착하는 외모, 자격, 위치, 심지어 감정조차도 절대적인 실체가 아니며, 이는 나라는 존재를 더 집요하게 붙들게 만드는 환상일 수 있다는 것이죠. 놀랍게도 이런 철학이 요즘 대중문화와 맞닿아, 젊은 세대를 더욱 열광하게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최근 제니가 공개하고 있는 발표곡들을 보면 불교의 메시지를 차용한 부분이 많아요. 지난 1월 25일 발표된 'ZEN'은 제목부터 불교 용어인 '선(禪, Zen)'을 내세우며, 전반적으로 명상과 깨달음의 테마를 담고 있습니다. 'Zen(禪)'은 일본식 한자어로, 한국 불교에서는 '선(禪)'이라고 부릅니다. 마음을 고요히 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수행 방식이죠. 본래 마음을 가다듬어 깨달음에 이르는 선불교를 의미하나, 제니(Jennie)라는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점이 재치있게 느껴지는 지점입니다. 단순히 발음이 비슷한 점을 떠나서, 가사 곳곳에 불교 교리 – 특히 무아(無我)와 공(空)의 개념 – 가 녹아 있어, 자기 존재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내면의 평정(Zen)을 유지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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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불교계에서는 제니가 불교에서도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깨달음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어요.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문광스님의 제니 노래 해석 영상에서 이를 아주 자세하게 다루어서, 오늘 꼭 레터에서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문광스님은 "뮤비를 보는데 불교적인 내용이 굉장히 많다"며 감탄하기도 했고, 올빼미, 연꽃, 사대(四大) 등의 상징을 일일이 짚어주셨어요. 예를 들어 올빼미 장면에 대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혜로 어둠을 밝히는 이미지"라고 설명하고, 제니의 황금 장식 의상에 담긴 신라 원화의 의미를 깨달음을 얻은 존재를 향한 상징성이라고 언급하며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곡의 도입부에서 제니가 "I tell 'em 'Down, now'"라고 명령하자 주변 인물들이 무릎을 꿇습니다. 이는 마치 '고개를 숙여라, 무릎을 꿇어라'는 구절처럼 들리는데, 문광스님은 이를 불교의 "방하착(放下着)", 즉 집착을 내려놓으라는 가르침으로 해석했습니다. 수행자가 번뇌를 내려놓을 때 얻는 깨달음의 자세를 뮤직비디오로 표현했다는 것이죠. 검은 옷을 입고 제니 앞에 엎드린 이들은 제니를 수행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수행 집단 같기도 하고, 동시에 제니 내면의 어두운 번뇌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는 번뇌를 제압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는 과정을 나타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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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의 가사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번뇌를 내려놓는 과정,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깨달음의 경지를 노래 속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제니는 외부의 평가나 자신의 여러 모습이 실체가 아님을 깨닫고 궁극의 자기 자신에 집중하고, 이러한 메시지를 힙한 비트와 간결한 영어 가사로 풀어내어, 전통적인 불교 철학을 MZ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불교의 깨달음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제니는 자신만의 당당한 여성 서사로 승화시켜,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내면의 빛을 따라가라"는 보편적 메시지로 전달합니다. 이는 경쟁과 비교에 지친 많은 MZ 세대들에게 큰 울림과 용기를 주는 메시지이기도 하죠.
'ZEN'의 성공은 단순히 한 아이돌의 솔로곡 이상으로, 현대 대중문화에서 불교 등의 메시지가 어떻게 힙한 감성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의 심오한 사고방식을 담았음에도, 이 곡은 전통을 촌스럽게 느끼기 쉬운 MZ세대에게 오히려 쿨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다가갔습니다.
오늘날 'Zen'은 명상과 내적 평온을 뜻하는 본래 의미를 넘어, 스트레스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멋진 태도'를 상징하는 말로도 쓰입니다. 예를 들어 젊은 층 사이에서는 "오늘 완전 Zen 한데" 처럼 마음이 고요하고 흔들림 없는 상태를 묘사하는 유행어처럼 쓰이기도 하죠. 이러한 멘탈 관리, 힐링의 이미지가 팬데믹과 치열한 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MZ세대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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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완벽해 보이려 애썼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너무 붙잡고 있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집착하지 않기로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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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장원영 역시,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을 남겼는데요. 그 말이, 현실 속에서 여러 시선과 기대,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자신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고도 덧붙이기도 했죠. 그가 언급한 '붙잡음'은 불교에서 말하는 '집착'의 개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집착은 고통의 근원"이라는 부처의 가르침처럼, 우리가 괴로운 이유는 상황 때문이 아니라, 그 상황에 대해 내가 쥐고 있는 감정과 생각에 '집착'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장원영이 말한 '놓아주기'는 단순히 셀럽의 마인드셋이 아니라, 불교의 핵심 태도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이건 단지 개인의 철학이라기보다는, 지금 K팝이 세계에 보여주는 ‘정서적 내공’의 한 축으로도 작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니에 이어 장원영까지, 이쯤 되면 질문이 생깁니다. 왜 하필 지금, 불교일까요?
그건 아마도 우리가 지금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팬데믹을 겪고, 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인생에서 '확실한 것'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지금. 사람들은 과거보다 더 간절하게 내면의 기준,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찾고 있습니다. 외부 세계가 제시해주는 성공, 인정, 안정 대신,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이유’를 더 자주 묻기 시작한 겁니다.
MZ가 열광하는 '힙한 불교'는, 전통적인 불교 수행 방식이나 복잡한 경전을 새롭게 해석한 결과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교 교리 안에 담긴 '나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 '세상과의 거리 두기', '평정심 유지하기' 같은 키워드가 지금 세대의 일상 언어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결과라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단순히 트렌드로 소모되지 않고, 점점 더 일상 속에 녹아드는 중입니다.
그래서 불교는 지금, 다시 읽혀야 할 언어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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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난히 피로합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요. 회사에서 욕을 먹는 것도 아니고, 고객사와 큰 갈등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하루하루가 왜 이렇게 숨 막히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퇴근 후 거울 앞에 서면 그날 하루 있었던 사소한 순간들이 필름처럼 재생됩니다. 회의 때 대답을 제대로 못 한 내 모습, “그건 저희 팀 일이 아니고요”라고 말했어야 하는데 그냥 웃으며 넘긴 그 장면, 엉뚱한 실수 때문에 하루종일 찜찜했던 기억. 그 작은 실수들이 내 하루의 존재감을 삼켜버립니다. 보고서 하나에 흔들리고, 회의 피드백에 무너지고, 누구는 인정받는다는 말에 불쑥 솟는 질투까지. 마음속에 화가 났다가 슬펐다가 다시 텅 비어가는 순간들이 반복되죠.
누구도 나를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저 혼자서 스스로를 엄청나게 혼내고 있더라고요. 나는 왜 이렇게 눈치가 없지? 왜 그런 말을 했지? 혹은 왜 그 말을 당당하게 하지 못했지? 왜 좀 더 빠르게,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지? 왜 그 일이 일어날 걸 미리 예측하지 못했지? 이런 지적이 이어질 때면 거울 앞에 서서 스스로를 탓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결국 지적은 나 혼자, 혼나고 상처받고 울고 있는 것도 역시 나 스스로입니다.
유독 요즘 들어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해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업무가 늘어날수록 잘하고 싶다는 욕망이 ‘잘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되었고, 그 강박은 어느 순간 ‘못 하면 넌 무가치해’라는 자책으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어쩌면 이게 바로 ‘내가 만든 고통’이라는 걸, 요즘 들어 조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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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사람의 고통이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 바로 집착과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사람의 몸과 마음을 이루는 다섯 가지 요소—색(形), 수(感受), 상(知覺), 행(意志), 식(意識)은 전부 모이고 흩어지는 조합일 뿐, 그 자체로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꾸 그 감정과 생각을 '진짜 나'라고 착각하죠. 돌이켜보면, 지금 겪는 대부분의 감정들이 실제로 ‘문제’이기보다는 그냥 내가 붙잡은 해석들이더라고요.
내가 느끼는 불안, 초조, 열등감, 조급함...이 모든 건 사실 그냥 일시적인 감정일 뿐인데, '이게 나야' 하고 붙들어 매달리는 순간 그건 고통으로 굳어집니다. 그래서 불교는 말합니다. "그걸 놓으라"고. 이 교리가 요즘 색다르게 다가오는 건 왜일까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사람 관계에 지칠 때, 스스로를 자꾸만 후려칠 때, 지금 이 감정이 정말 나의 전부인가? 지금 이 상황이 정말 내 존재를 규정할 수 있는가?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을 던져보게 됩니다.
정답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요즘은 가끔 스스로를 그만 좀 미워하려고 노력해보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너그럽게 바라보기에 실패할 때, 어쩌면 나를 나보다 더 너그럽게 바라봐주는 그 어떤 '시선'이 필요할 때, 불교의 교리와 언어들이 묘하게도 위로처럼 느껴지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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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요. 요즘엔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저 가볍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그렇다고 제가 하루아침에 해탈의 경지에 이른 건 아닙니다. 저도 여전히 흔들리고, 실망하고, 후회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 앞에 "괜찮아, 그럴 수 있어"라고 말해주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지금 여기'를 견디는 나 자신을, 조금은 더 인정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 조금 더 오래 바라보고, 조금 덜 두려워하고, 조금 더 용기 내어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요. 어쩌면 요즘 MZ들이 불교에 끌리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아닐까요. 재테크, 자아성장, 라이프해킹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그 뭔가. 말 잘 듣는 AI도, 완벽한 연인도 해결해줄 수 없는 그 결핍. 그건 결국,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오는 것 같다는 걸 다들 어느 순간쯤은 느끼게 되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행복은 큰 게 아니고, 소소한 평안에서 비롯된다는 사실. 그 단순한 진리를, 이제야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게 어쩌면, 요즘 저를 버티게 하는 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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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Zoe>의 코멘트
오늘 이왕 불교 얘기를 했으니, 불교 교리를 깊게 한번 파헤쳐보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반야심경에 대한 다양한 해설 중, 유튜버 '너진똑'의 영상이 참 마음에 와닿았었던지라 오늘 꼭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영상을 보면서 불교의 철학적 핵심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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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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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나나 • 오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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