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대해 파봅니다 안녕하세요. 에디터 오리진입니다.
지난번 레터에서는 중국의 딥시크 R1 출시가 가져온 충격과 이를 통해 드러난 국가 간 AI 경쟁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오늘은 그 경쟁의 핵심인 '칩', 즉 반도체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전 세계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반도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반도체 강국'이라 불리던 우리나라는 현재 어떤 상황에 있을까요? 삼성전자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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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도체 겉핥기
2. 다들 말하는 '삼성의 위기'란 3. 반도체 경쟁 속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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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어려워서 거리감을 느꼈다면 © 센과 치히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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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뉴스에서 많이 나오지만, 막상 알아보기에는 재미없고 어렵게 느껴지곤 합니다. 오늘의 레터에서는 먼저 반도체를 차근차근 알아보며 시작하려고 해요.
반도체는 ① 설계 → ② 생산 → ③ 패키징 및 테스트 → ④ 판매/유통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판매됩니다. 서비스 개발 과정과 비슷해요. 기획, 디자인, 개발, 검증 등으로 구분되고 단계마다 '기획자', '디자이너'와 같이 담당 직군이 있듯이, 반도체도 생산 단계별로 역할이 나뉘며, 역할별 기업을 부르는 명칭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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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 과정에 따른 역할군 © 산업통상자원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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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사에서 반도체 생산의 모든 단계를 도맡아 하는 경우, 이를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종합 반도체 기업) 회사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이나 인텔과 같은 기업이 있어요. 반도체 산업 초반에는 이러한 형태가 일반적이었고, 그렇기에 진입 장벽이 높았습니다. 다만 기술의 발전으로 반도체 생산 과정이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한 회사가 모든 공정을 담당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졌습니다.
대만의 반도체 회사 TSMC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굳이 한 회사에서 모든 공정을 다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말이죠. TSMC는 반도체 과정에서 '설계'와 '생산'을 분리해 냅니다. 그렇게 해서 팹리스(Fabless)와 파운드리(Foundry)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됩니다.
'팹'(Fabrication의 준말)이란, 반도체 생산 시설을 말합니다. 팹리스(Fabless) 기업은 말 그대로 이런 팹(Fab) 없이(-less) 설계만 하는 회사에요. 반도체를 설계하지만, 직접 생산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주로 알고 있는 엔비디아, 퀄컴, 애플과 같은 기업이 팹리스 회사입니다. 반도체 설계만 진행하니 공장이 따로 필요 없고 설비 투자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획자가 개발을 세세하게 몰라도 기획할 수 있는 것처럼, 팹리스 기업도 실제 제조 공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도 반도체 설계 기술만 있으면 됩니다.
팹리스의 설계를 실제 반도체로 생산해 내는 기업을 파운드리 기업이라고 합니다. 파운드리(Foundry)라는 단어 자체는 짜인 틀에 쇳물을 부어 금속 등을 찍어내는 주조 공장을 말하는데요, 그 뜻 그대로 설계는 직접 하지 않고 생산만 전문으로 합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앞서 말씀드렸던 TSMC가 있습니다. 이러한 파운드리는 최신 반도체 공정을 유지하기 위한 설비 투자와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는 특징이 있어요.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이에는 설계를 실제 제조 가능한 형태로 전환해주는 역할을 하는 '디자인 하우스'가 있고, 그 외로 후공정 업체(OSAT) 등이 있지만, IDM, 팹, 팹리스, 파운드리 정도만 알아봐도 일단 충분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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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반도체의 종류를 살펴볼게요.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뉩니다.
✔️메모리 반도체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며, RAM(휘발성)과 ROM(비휘발성)으로 구분됩니다. RAM에는 D램과 S램이 있으며,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만든 것이 요즈음 뉴스에 많이 등장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연산·처리를 담당하는 반도체로, CPU, GPU, AI 연산용 NPU, 스마트폰용 AP 등이 포함됩니다. 엔비디아, 퀄컴, 애플 등이 대표적인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이죠. 이 반도체는 거의 모든 전자 기기에 탑재되며, 시장 규모도 더 큽니다. 2022년 기준, 시스템 반도체가 전체 반도체 시장의 76%를 차지하는 반면,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는 24%에 불과합니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8년째 3% 이하로 정체된 상황입니다.
두 반도체는 생산 방식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제품 종류가 비교적 단순해 소품종 대량 생산이 일반적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주도합니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용도별로 종류가 다양하고 기술도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다품종 소량 생산 구조를 띱니다. 각 기업이 필요에 맞춰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며, 팹리스 기업은 많아지고 있지만, 이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는 여전히 소수입니다. (대표적으로 TSMC,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이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IDM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설계, 생산, 패키징 및 테스트가 단계별로 분업화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IDM 형태를 유지하는 기업이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다음에 이야기할 삼성전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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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조직개편 뉴스인데, 현재도 DX-DS 구조입니다 © 삼성전자, 세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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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살펴보겠습니다. 삼성전자의 사업은 크게 소비자 제품을 맡는 DX(Digital Experience)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 으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우리가 볼 부분은 DS 부문입니다.
DS 부문은 메모리 사업부, 파운드리 사업부, 시스템 LSI 사업부로 구성됩니다. 메모리 사업부는 메모리 반도체를, 시스템 LSI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는 각각 시스템 반도체의 '설계(LSI)'와 '생산(파운드리)'을 담당합니다. 즉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모두 다루면서 설계와 생산까지 직접 수행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삼성의 수직 계열화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삼성은 반도체를 직접 설계·생산하고, 이를 활용한 스마트폰 같은 완제품도 만듭니다. 내부에 수요가 확보되므로 설비 투자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죠. 또한, 자체 반도체가 있으면 외부 반도체를 구매할 때 협상력이 높아지고, 스마트폰 원가도 낮출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반도체 부문이 강하면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해도 전체 실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위기론'은 반도체가 더 이상 이러한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합니다. 우선 시스템 반도체 부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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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노스, 이름을 들어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삼성에서 설계하고 생산하는 AP(Application Processor, 모바일용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입니다. 삼성은 그동안 주요 스마트폰에 엑시노스를 탑재해 왔지만, 2025년 출시되는 갤럭시 S25에는 엑시노스 대신 퀄컴이 설계하고 TSMC가 생산한 스냅드래곤 칩이 들어갑니다.
삼성이 '최고의 성능'을 강조해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엑시노스의 부재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기술이 시장뿐만 아니라 자사 내에서도 신뢰를 잃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으니까요. 설계 기술력(LSI)과, 생산 능력(파운드리) 모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 문제의 시작은 22년 GOS(Game Optimization Service) 사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성 갤럭시에는 GOS라는 앱이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었는데, 이 앱이 AP 성능을 강제로 낮추면서 소비자 기만 논란이 일었습니다. 삼성은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발열'을 해결하지 못하는 기술력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죠.
당시 AP는 퀄컴이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가 생산한 제품이었는데, 퀄컴의 설계보다는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력 부족으로 발생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결함이 없는 합격 제품의 비율(수율)이 30% 수준이었다고 해요. 공정에서 위험도가 높은 구조 설계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수율이 낮았다는 말도 있고요.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맞춰야 하는 수율 기준이 70%라고 하니, 30%는 문제가 많은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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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퀄컴은 TSMC에서 칩을 제조하기 시작합니다. 삼성은 TSMC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기존의 4나노 공정에서 3나노 공정으로 넘어갔습니다. '나노'란 '10억분의 1m'를 말하며(코로나바이러스가 50나노 크기라고 합니다), 더 미세한 크기로 반도체 위의 회로를 그릴 수 있게 되면 반도체 성능이 좋아지기 때문에 더 작은 나노로 공정이 가능할수록 기술력이 발전했다고 봅니다.
다만, 3나노 공정으로 넘어간 것이 기술 발전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경쟁 대응을 위해 임시방편으로 공정 단계를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평이 있습니다. 기존 발열 이슈를 만들었던 근원적인 문제 해결이 없었다고 말이죠. 그렇게 넘어간 3공정에서 생산되는 정상 제품의 비율은 24년 1분기 기준 30%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발열과 전력 소모를 잡지 못하고, 정상 제품을 생산해 내는 기술력의 근본적 문제를 겪으면서 삼성 파운드리와 TSMC와의 점유율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2년도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58.5%, 삼성 15.8%였는데, 24년 3분기 기준 삼성의 점유율은 9.3%로 하락했습니다. 2030년까지 파운드리 1위를 목표로 했지만, 수율 부진·고객사 확보 난조로 24년 3분기 1조 원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되며 작년에는 평택 공장의 일부 라인을 셧다운(가동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TSMC는 2025년 지금, '2나노 공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율 60%를 확보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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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핵심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인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여전히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해당 점유율은 조금씩 하락하는 중입니다. D램 기준으로 보면, 23년 45.5%였던 점유율이 24년 4분기에는 39.3%로 감소했죠. 갤럭시 S25에서 AP뿐만 아니라 램까지도 삼성 대신 마이크론이 최우선 공급자로 선정되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재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가장 큰 문제는 D램의 수율입니다. 반도체 공정은 점점 미세화되고 있으며, 현재 메모리에서는 10나노급 공정이 적용되고 있어요. (시스템 반도체는 3나노, 2나노를 말하고 있지만 메모리는 10나노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10나노 공정도 더 세분화되어 x→y→z→a→b→c의 순으로 성능과 효율이 개선되는데, 삼성의 1b(10나노 b공정) D램은 24년 초 기준으로 수율이 50% 수준도 되지 못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율은 80%라고 합니다) 1a에서 시작한 문제가 1b에서 해결되지 않고 이어졌고, 그래서인지 개발 중인 1c D램도 수율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3개 업체 중 SK 하이닉스는 이미 차세대 1c D램의 양산 인증을 마쳤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준비 중입니다. 마이크론도 고객사에 시제품을 이미 출하하였고, 검증 후에 양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죠. 반면 삼성은 1b의 '재설계'를 논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경쟁사 대비 개발의 단계가 현저히 늦어지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AI 시대의 차세대 메모리인 HBM에서도 삼성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삼성은 초기에 HBM이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해 개발을 중단했다가 뒤늦게 다시 시작했는데, 그 사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HBM 개발했고,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해 납품 판매를 하는 등 앞서 나갔습니다. 삼성의 HBM 납품이 지연되는 이유도 결국 D램의 수율 문제와 연결됩니다. HBM은 기본적으로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만드는 제품이니까요. 실제로 지난 CES 2025에서 엔비디아 CEO 젠슨 황도 "삼성 HBM은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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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 특히 파운드리 사업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주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여전히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4나노 이하 공정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이지만, 최첨단의 반도체 분야에서는 경쟁사에 밀리고, 저가 반도체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가 왜 찾아왔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기술을 잘 모르는 리더의 탑다운 경영, 전략 실패, 인력 유출, 내부 조직 시스템 이슈로 인한 의사소통의 부재, 여러 가지 이유를 들지만 찾아보면서 느낀 공통점은 시스템도 메모리 반도체에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넘어갔다'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노' 경쟁에 치우친 나머지, 혹은 언론에 잘 포장하여 내보일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본질인 기술력, 안정적인 품질 제공의 중요성을 잠시 내려놓은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고려해 볼 수 있는 부분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나 시스템 반도체의 파운드리 부분은 공급보다 수요가 더 큰 시장이라는 것입니다. 하나의 회사에서 생산해 낼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삼성이 SK하이닉스의 HBM, TSMC의 파운드리 수요를 나눠 가져갈 수 있어 보입니다. 다만 그를 위해서는 기술력, 안정적인 품질 제공이 중요합니다.
긍정적인 점은 늦게라도 '재설계'를 하겠다고 나섰다는 점입니다. 쓰디쓴 처방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죠. 삼성은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DS 부문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습니다. 그 말대로, 현재 삼성에 필요한 것은 근원적 경쟁력, 즉 기술력의 회복이자 그를 통한 신뢰의 회복입니다. 다만 문제는 그 시간 동안 경쟁사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수요를 선점할 것이라는 점이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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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했는데요. 삼성전자의 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이토록 크고 논의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반도체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품목이자, 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핵심 기술입니다. 과거 한국이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도 반도체 기술 확보와 개발이 큰 역할을 했고, 오늘날 우리의 모든 기기가 반도체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반도체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러한 중요성 때문에 반도체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국제 정세도 크게 작용해 왔습니다. 한국이 반도체 시장에서 후발 주자였음에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들의 결단력과 과감한 기술 투자도 있지만 미국이 일본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견제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1980년대, 일본 반도체 기업들의 점유율이 50%에 육박하자, 미국은 '반도체 칩 보호법'을 제정하고 반도체 협정을 통해 일본 기업을 압박했죠. 그 사이에서 한국 기업이 자라날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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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는 미국-소련, 미국-일본에 이어 미국-중국의 반도체 전쟁 시대에 들어섰다고 합니다. 미국은 산업 전반적으로 '반도체 제조'를 자국으로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강력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법(Chips Act)'을 통해 반도체 연구·개발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미국 내 공장 설립 시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정권에서는 반도체에 대한 관세, 대중국 수출 제한 등 중국의 반도체 발전을 견제하는 방향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죠.
이러한 중국 고립 전략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저지할 수도 있지만, 중국이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자체 기술력을 더욱더 키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일찍이 반도체를 국가 전략 사업으로 지정하고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2024년 상반기에만 반도체 장비로 284조 원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보조금과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죠. 이러한 상황에서 미-중 반도체 경쟁은 더더욱 불이 붙을 예정입니다. 중국 대사관은 3월 5일 X를 통해 "미국과 어떤 전쟁이라도 끝까지 치를 자신 있다"고 올리기도 했죠.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한국이 강점을 보이던 메모리 반도체에서 첨단 반도체는 미국의 마이크론이 빠르게 추격 중이고, 저가·범용 반도체 시장은 중국이 장악하려 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정부 지원으로 중국이 언제까지나 저가·범용 반도체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약점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국내에 팹리스 기업이 거의 없고, 파운드리를 담당하던 삼성마저 기술력 문제로 인해 수주 확보에 애를 먹고 있죠. 여기에 더해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 내 삼성·하이닉스 생산 공장의 운영 불확실성, 미국 공장 투자의 부담, 관세 문제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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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성장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의 국가·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반도체 시장은 빠르게 움직이고, 타이밍을 놓치면 경쟁에서 밀려나는 시장이니까요.
2월 27일, 반도체 기업의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K-칩스법'이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K-칩스법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포함해 반도체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처럼 산업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팹리스 기업을 육성하여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고, 대기업의 협력 업체를 성장시키며, R&D 투자를 확대해 원천기술 확보와 인재 육성에 집중해야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반도체 강국과 떠오르는 반도체 신흥 국가는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와중, 첫 발걸음을 뗀 상황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삼성전자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전략 산업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 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16개월 만에 반도체 수출이 역성장했다고 하는데,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시점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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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오리진>의 코멘트
〈퇴마록〉 영화, 개봉한 날에 보고 왔는데요. 정말 재밌게 보고 왔습니다. 일단 퇴마록도 퇴마록이지만 ‘로커스’라는 이름 석 자를 새기고 왔네요. 로커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미감, 연출과 기술력에 감탄하고 왔습니다. 손익분기점이 100만이라던데 넘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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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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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나나 • 오리진 • 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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