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이러면 결말이... 안녕하세요, 에디터 구현모입니다.
작년 한 해, 전 세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벤트는 무엇일까요? 아마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일 겁니다. 트럼프와 친한 사람들이 대표로 있는 테슬라, 팔란티어 등은 엄청난 주가 상승을 보여주었으며, 친민주당 정책의 수혜를 받은 회사들 혹은 미국 바깥 회사들은 슬픈 주가 하락을 맛보았습니다.
제가 이번 트럼프 당선 이후 주목한 회사는 바로 뉴욕타임즈입니다. 뉴욕타임즈는 그 어느 곳보다 트럼프를 혐오하고 싫어하지만, 지난 1기 정권 때는 반트럼프 진영의 첨병으로 뜻하지 않은 수혜를 봤습니다. 과연 이번에도 반트럼프 지지자들의 집결로 버프를 받을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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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나이는 100살이 넘었는데 여전히 어려워
2. 그래서 트럼프 1기가 NYT에 도움된 이유는
3. NYT의 승리선언?!
4. 리버럴 미디어의 사망 플래그
5. 한국 미디어가 보고 배울 경우는 아닙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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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이는 100살이 넘었는데 여전히 어려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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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는 상장된 미국의 주식회사입니다. 지난 1851년에 설립됐고 1997년에 상장했으며, 뉴욕 한복판에 있지만 그 명성은 전세계적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신뢰할 수 있는 뉴스와 깊이 있는 탐사 보도로 명성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디지털 미디어의 확산과 버즈피드와 같은 디지털 퍼스트 경쟁자들의 부상으로 인해 쇠퇴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NYT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며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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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은 2000년대 초반이나 2020년대 초반이나 여전히 어렵습니다. NYT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지털 광고 매출과 유료 구독자 확보를 위해 힘쓰는 와중에 전통 지면 독자층은 줄어들었고, 광고 매출 상승도 쉽게 이루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디지털 유료 구독이라는 게 너무나 당연하지만, 201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는 그 개념이 신문에 적용되기에는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전통 지면 구독자들은 디지털로 전환을 좋아하지 않았고, 신규 디지털 구독자를 모으는 데에는 더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디지털로 오면, 경쟁자는 넷플릭스와 버즈피드가 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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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뉴욕타임즈가 집중한 건 크게 2가지입니다. 하나는 디지털 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집중하는 것입니다. 단순 뉴욕타임즈뿐만 아니라 요리와 게임 등 다양한 번들링을 만들어서 구독자 확보에 힘썼습니다.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을 인수한 이유도 그동안 NYT가 만나지 못한 새로운 구독자풀을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다른 한 가지는 저널리즘 그 자체입니다.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결국 정통 저널리즘에 대한 수요와 필요는 늘어날 것이며 그 점에서 높은 수준의 저널리즘은 그 자체가 강력한 무기이자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해자가 된다는 판단이죠. 탐사 보도와 심층 기사 등 독창적인 저널리즘 콘텐츠를 제공하며 구독자를 끌어모았고, 개인화된 뉴스레터와 앱 경험으로 독자의 참여를 강화했습니다.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을 활용하여 디지털 매체의 강점을 최대한 살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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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들 구독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 자체 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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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분기, NYT의 디지털 전용 구독자는 1,020만 명에 달하며 전년 대비 30만 명 증가했습니다. 디지털 매출은 6억 2,51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 상승했고, 디지털 광고 매출 역시 7.8% 증가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NYT의 디지털 전환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줍니다.
NYT는 탐사 보도와 고품질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을 압도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NYT는 833만 명의 디지털 구독자를 보유하며, 워싱턴포스트(270만 명)와 월스트리트저널(304만 명)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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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트럼프 1기가 NYT에 도움된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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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정치적 양극화와 관련된 논란은 NYT 구독자 수 급증의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독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찾기 위해 NYT를 선택했으며, 이는 탐사 보도와 심층 분석 기사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 이후 NYT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으며 실적 또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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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라고 하면 한국이 떠오르지만, 미국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종, 성적 지향, 정치적 지향, 거주 지역 등 여러 씨줄과 낱줄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오른쪽에 FOX뉴스와 유튜브 및 팟캐스트 우파가 있다면, 왼쪽에는 NYT가 있습니다. 당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우파의 선전이 있었고, 다른 진영의 목소리를 담을 만한 매체가 NYT밖에 없었습니다. WP는 제프 베조스가 인수해서 의심의 눈초리가 가고 있으며, 경제 매체는 충분히 독자들의 심금을 울릴 만한 정치적 의견을 담지 않기 때문이죠. 다른 언론사들이 부진할 때 유일하게 전진한 NYT가 이 수혜를 받았으며 결국 전세계 리버럴이 NYT라는 깃발 아래에 모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2기는 더욱 심각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대선의 특징 중 하나로 팟캐스트 우파를 꼽습니다. 트럼프가 팟캐스트 등을 통해 미국 젊은 우파들의 심리를 제대로 건드렸고, 선전선동에 앞섰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팟캐스트 우파에 대응할 만한 믿을 수 있는 저널리즘은 현재 NYT밖에 없습니다. WP는 이번 대선에 앞서 사상 처음으로 지지 후보 선언을 내지 않았으며, 이는 제프 베조스 때문이라고 추정됩니다. 이 사태 이후 무려 4일 만에 전체 유료 구독자의 10%가 증발됐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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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트럼프를 싫어하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선전하면서 구독자가 결집되어 수혜를 받은 NYT입니다. 하지만 이번 2기의 경우, 생각보다 많은 버프를 받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이미 구독자가 많이 모였고, 주가 역시 이미 많이 오른 상태이며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 때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이 크게 발휘되지 못했기 때문이죠. 카밀라 해리스는 전통 미디어의 깊은 인터뷰를 피했고, 트럼프는 뉴미디어라 불리는 팟캐스트로 영향력을 과시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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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S (주당 순이익) 가 꾸준히 성장 중입니다 © 자체 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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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변동이 없더라도, 뉴욕타임즈는 충분히 성장할 회사라고 보여집니다. 실제로 EPS는 계절적 변동이 있을지언정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언제나 사람들은 뉴스를 원하고, 영미권 뉴스 기업 중에 가장 튼튼하고 견실한 회사가 NYT이기 때문이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못할지언정 이 안에서 확실한 1위 사업자가 된다면 그 역시 충분합니다.
과연, 여기서 최종 승리 선언을 할 수 있을까요? 아직입니다. 여전히 뉴스레터, 팟캐스트 등과 저널리즘 안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넷플릭스와 유튜브 그리고 틱톡 등과 스크린타임을 두고 싸워야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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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NYT가 해결 해야 할 과제는 크게 3가지입니다. 하나는 디 애슬레틱의 흑자 전환입니다. 지난 2022년에 완전 인수한 디 애슬레틱은 여전히 적자 상태입니다. 유료 스포츠 매체 중 가장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여주는 만큼, BEP(손익분기점)를 맞추는 순간 많은 이들의 기대감이 더 붙을 겁니다.
두 번째는 북미 대륙 바깥에서의 선전입니다. 이번 대선을 겪으면서 적어도 북미에서 NYT의 경쟁자가 없다는 점은 다시 한 번 확실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이젠 북미 바깥 구독자 확보가 중요하단 것은 명약관화입니다.
마지막으론 팟캐스트와의 전쟁입니다. 젊은 우파가 모이는 팟캐스트 진형에서, 다른 진영의 팟캐스트가 없어선 안 됩니다. 트위터가 블루스카이를 낳았듯, 보수 팟캐스트에 지친 리버럴들이 새롭게 모일 만한 팟캐스트를 빠르게 구축한다면 이 역시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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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럴 미디어는 위기입니다. 우선, 지배 구조가 문제입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위기는 물론이고, 플랫폼까지 억만장자가 쥐고 있습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메타의 팩트체크 센터 운영 중지를 비롯해 너무나 정치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자본에서 자유로울지언정 정치권력으로부텨 자유롭지 못합니다. 또 하나는 아젠다 메이킹의 부재입니다.
최근의 미디어는 확실히 '인플루언서'의 힘에 좌지우지됩니다. 머스크와 트럼프는 기자회견을 피하지는 않지만, 그보다 본인의 미디어를 통한 견해 표명에 힘씁니다. 유명 팟캐스터는 기존 퍼블리셔들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그보다 더 폭력적이고 구체적인 선전선동으로 영향력을 과시합니다. 리버럴 군중들은 블루스카이 내지 서브스택으로 이주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기성 미디어들은 제대로 된 아젠다를 만들지 못합니다. 결국 뉴욕 타임즈 이외의 리버럴 미디어는 힘을 쓰지 못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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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으로 전 세계 리버럴 진영이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구체적인 성장담론을 꺼내지 못했으며, 그동안의 진보적인 정책은 이제 반동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반동을 흡수할 만한 리버럴 진영의 체력과 비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힐빌리의 노래, 미국 국회 의사당 난입 그리고 한국의 서부지법 사태까지 모두 희미하지만 확실한 선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은 리버럴 진영을 겨냥한 화살이 되어 날아가고 있습니다. 선하고 정의로운 그리고 올바른 소리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정책과 담론을 만들지 못하면 진영과 미디어는 결과적으로 함께 침몰할 수밖에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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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미디어가 보고 배울 경우는 아닙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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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뉴욕타임즈는 교과서였습니다. 미디어 회사들이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하면, 뉴욕타임즈를 보곤 했죠. 몇십 년 전에도 한국과 미국의 환경은 달랐는데, 이젠 그 차이가 더 커졌습니다. 한국과 미국 모두 공통적으로 기성 미디어가 흔들리고 있으나, 그 결은 약간 다릅니다. 한국에서 여전히 신문 유료 구독은 요원해 보입니다.
한국의 리버럴들은 기성 언론사가 아닌 대안 미디어라고 불리는 유튜브 채널에 몰리고 있습니다. 우파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나꼼수' 현상의 재림처럼 기성 언론을 제끼고 유튜버에 의존합니다. 그런데 그 유튜버들이 폭력과 소요 사태를 준동하는 극우 미디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결국 좌파와 우파 모두 유튜브로 향하게 됐고, 기성 미디어들은 올바른 공론장 형성과 합리적인 토론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느 나라가 먼저 해결책을 내놓을지 궁금합니다.
뉴욕타임즈는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전통 미디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탐사 보도와 심층 기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디지털 시대에서도 독자의 신뢰를 유지하는 핵심 요인이 되었습니다. NYT의 성과는 전통 미디어가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앞으로도 NYT가 미디어 업계의 선두를 유지하며 어떤 혁신을 이어갈지 주목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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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구현모>의 코멘트
최근 제 최애 유튜버를 소개합니다. 정말 잘 보고 있고 여행을 멈추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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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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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나나 • 오리진 • 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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