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는 사뭇 다른 행보, 살펴봅니다
오리진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 하는 일 계속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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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오리진입니다.
🍂 어느새 10월의 끝이 다가오고 있어요.
구독자 여러분은 10월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10월 하면 부산 영화제가 생각납니다. 10월 첫 번째 주부터 다양한 영화들이 상영되고, 배우와 감독들의 영화 뒷이야기, 영화를 보러 부산으로 향한 사람들의 후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넘치곤 하죠. 이번 영화제에서 눈여겨볼 만한 점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전,란》이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점인데요.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영화제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하는 경우가 있었긴 했지만서도,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국내 영화계의 변화를 실감했어요.
처음 넷플릭스가 상륙했던 때와 지금, OTT 콘텐츠의 위상은 사뭇 달라졌는데요, 이번 레터에서는 OTT 콘텐츠 중에서도 타 OTT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듯한 애플 TV+ 오리지널 콘텐츠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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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플 TV+ 오리지널 《마지막 해녀들》, 그리고 2. 애플은 콘텐츠로 무엇을 원하나
3. 다음 발걸음은 어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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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TV+ 오리지널 ⟪마지막 해녀들⟫,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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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당은 우리 집이야.
또 태어나도 또 물질할 거야.
할망이랑 바당은 쭉 있을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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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활동하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마지막 해녀들》을 소개합니다. 애플 TV+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로 10월 11일 애플 TV+로 공개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산 국제 영화제 상영작이기도 했는데요. 구독자 여러분 모두 해녀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알고 접하셨겠지만, 해녀의 삶에 대해 깊이 들여다본 적은 없으셨을 것 같아요.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해녀(海女)란, 여성이 자신의 숨만 가지고 바다에 뛰어들어 해양 생물을 채집하는 직업인데요. 장비 하나 없이 정말 자신의 숨이 허락하는 만큼만 바닷 속에서 채집하고 다시 올라오는 것을 수십번 반복합니다. 차갑고 거센 바다와 매일 같이 싸워야 하는 직업이라 고되게만 생각될 수 있지만, 영화는 고된 부분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부심 또한 조망합니다. '물질'을 통해 가족을 부양해 내고, 자식을 길렀노라 말하는 해녀들의 모습에서는 자부심이 넘칩니다. 제가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하루라도 물에 들어가지 않으면 살 수 없고, 다시 태어나도 다시 물질을 하겠다는 말이었어요.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직업, 다시 태어나면 하고 싶지 않은데요. 더 고되었을 텐데 다시 태어나도 물질을 하겠다는 말에서 그간 바다에서 보내셨을 세월이 상상이 되면서 직업을 넘어 삶 자체인 것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해녀들》은 해녀들의 수가 줄어들고, 그다음 세대가 없어지는 시점 현재 남아있는 해녀들의 목소리를 듣는 영화입니다. 해녀의 수는 1970년 14,000명이었으나 1980년 7,800명, 2021년 3,437명으로 계속 감소 추세이거든요. 해녀 일을 찾는 사람이 적어졌을 뿐만 아니라, 바다 오염으로 인해 해양 생물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어 이미 있는 해녀들의 작업량도 줄어가고 있는 현실인데요. 그로 인해 해녀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60대에서 80대가 대부분입니다. 수 킴 감독은 어렸을 때 제주도에서 해녀를 보았을 때부터 마음에 품고 있었으나, 10년 전쯤에 방문한 제주도에서 84살 해녀가 "우리가 마지막 세대"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더 늦지 않게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 해녀들》은 여성들의 일에 대한 자부심, 그들이 공동체로서 어떻게 서로 협력하고 이해하며 살아가는지, 나이가 들어서도 어떻게 일터를 지키기 위해 맹렬히 싸우는지에 대한 기록으로도 보였습니다. 해녀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작업이 끝나면 같이 노래하고 스트레스를 풀고, 어떤 식으로 바다에 기도하고, 어떻게 바다 물 속과 바깥에서 서로서로 돌봐주는지 보여줌으로써 '국내 무형 문화재'로서의 해녀보다는 사람으로서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달까요. 사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저희 어머니의 동네 친구들을 떠올렸고,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보는구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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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대해 알게 된 것은 10월 초 회사에서 애플 TV+ 시사회 초청장을 받게 되면서였는데요. 사실 처음 초청장을 받고 든 솔직한 생각은 '의아하다'는 것이었어요. 애플 TV+가 넷플릭스에 비교했을 때 한국 콘텐츠를 많이 제작한 편이 아닌데, 제작하게 된 콘텐츠가 해녀에 대한 다큐멘터리라니? 라는 생각이었죠.
사실 제 기준 OTT에서 먼저 시청하고 싶어서 '찜'을 한다든지 기다려서 시청하는 종류의 콘텐츠가 아니기 때문이었어요.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만드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한국 시장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결국 아시아, 혹은 그 너머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한국의 해녀를 조망하는 다큐멘터리가 《오징어 게임》, 《스위트홈》 같은 자극적인 콘텐츠와 같은 효과를 낼 수는 없을 것이니까요.
《마지막 해녀들》의 제작진을 보면 이 영화로 어떤 의미적 가치를 제공하고자 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수 킴이 다큐멘터리 제작을 맡았으며, A24 스튜디오와 엑스트라커리큘러(Extracurricular)가 참여했습니다. 피바디상에 노미네이트 된 바 있는 감독인 수 킴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애플 TV+의 다른 한국 콘텐츠 다큐멘터리 《웰컴투 케이팝 아이돌 이야기》를 연출한 바 있어요. A24는 애플이 애플 TV+ 오리지널 콘텐츠를 TV 시리즈에서 영화로 확장하기 위해 2018년 다년 협력을 맺은 독립 영화 스튜디오이고, 미국에서의 한인 이민자를 다룬 영화 《미나리》로 잘 알려져 있어요. 엑스트라커리큘러는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인 파키스탄 여성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세운 스튜디오로, 애플과 '여성과 소녀에 대한 콘텐츠 제작'에 대한 계약을 맺은 바 있으며 이번 작품이 그 계약의 첫 작품입니다.
제작진의 면면을 보면 의미상으로 수 킴 감독이 한국계 이민자 2세로서 한국의 이야기를 조명한 것이기도 하고, 말랄라 유사프자이와 여성 제작사로서 '해녀'의 이야기를 통해 독립적인 여성상과 여성 공동체에 대해 다룬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환경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그에 더해, 위 제작진이 최소 1개 이상의 상에 노미네이트 되거나 수상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대중적 흥행보다는 영화제를 수상할 수 있을 만한 콘텐츠가 중점이었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애플이 만든 콘텐츠를 돌아보면, 비슷한 양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일찍이 국내 스튜디오들과 공급 계약을 맺어 일정한 양의 한국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왔던 것에 비해, 애플 TV+는 제한된 양의 콘텐츠를 만들어왔습니다. 한국 출시 시점에 공개되었던 김지운 감독의 《닥터 브레인》, 그리고 재일 한국인의 삶을 다루어 화제가 되었던 《파친코》, 이외로는 소개해 드렸던 《마지막 해녀들》, 그리고 《웰컴 투 케이팝 아이돌 이야기》라는 다큐 영화가 있어요.
다큐 영화 두 편을 제외하면 《닥터 브레인》과 《파친코》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퀄리티가 어느정도 보장될 조건에서 제작하였다는 점이에요. 두 작품 다 성공적인 원작을 기반으로 했기에 스토리에 대한 검증이 끝난 상태였고, 제작진이나 출연 배우의 실력이나 화제성도 보장되어있었습니다. 《닥터 브레인》의 경우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기도 했고, 《기생충》으로 수상한 이선균 배우의 바로 다음 작품이기도 했으니까요. 《파친코》의 경우 Media Res라는 스튜디오에서 제작했는데, Media Res는 애플 TV+의 초기 오리지널이자 에미상을 안겨준 《The Morning Show》를 제작한 곳이에요. 아시아권에서 11년 연속 한류스타 1위를 하고 있는 이민호 배우가 출연하기도 했죠.
현지의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콘텐츠를 수급받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수의 콘텐츠를 직접 기획 혹은 인하우스로 제작하여 콘텐츠의 퀄리티를 지키고 있는 것인데요. 애플이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할 때의 선별 기준은 기존에 상대적으로 덜 다루어졌던 '신선한' 장르거나, 《파친코》, 《마지막 해녀들》처럼 엔터테인먼트 외적으로도 다양성 등 어떠한 의미적 가치를 가지는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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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파친코 오프닝 © Apple 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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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조 때문이겠죠, Variety에 의하면 애플 TV+는 2022년 기준 가장 적은 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였지만, 동시에 IMDB에서 가장 높은 오리지널 콘텐츠 평점을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현재까지 2,318번 수상 후보에 선정되었고, 516개의 상을 기록했죠. 《CODA》의 경우 OTT 최초로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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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콘텐츠 수를 비교해보면 애플이 가장 적습니다 © Varie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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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러한 움직임은 OTT 중에는 꽤 특이한 행보입니다. 수상을 한다고 해서, 콘텐츠가 양질의 콘텐츠라고 해서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보장된 것이 아니거든요. OTT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콘텐츠와 넓은 콘텐츠 Pool이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이 '재미'에는 딱히 비평가들이 높이 살 만한 퀄리티가 보장될 필요는 없어요. 저만 해도 매일매일 쇼츠를 무한히 내려보고 있지만, 쇼츠에 대단한 콘텐츠가 올라오는 게 아닌 것처럼요. 넷플릭스에 쓰레기 같은 영화가 넘친다거나, 시즌 1만 방영하고 캔슬되는 낚시용 시리즈가 넘친다는 비판이 있지만 그래도 넷플릭스에는 계속 볼 콘텐츠가 가득합니다. 반면 애플 TV+는 타 OTT에 비해 오리지널의 수도, 보유 콘텐츠의 수도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죠. 좋은 오리지널이 있어도, 다 보고 나면 더 이상 볼 것이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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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정성스럽게 만들었는데 몰라주는 요리처럼... ©마스터셰프 코리아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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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애플 TV+, 성적표는 어떨까요. 결론을 말하자면, "콘텐츠를 잘 만들었고, 인정받았지만, 인기는 없었다"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 2019년 이후로 20억 달러 이상을 콘텐츠 투자에 쏟아부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일 년에 13억 달러 정도를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으니 타 OTT 대비 많은 수준은 아닙니다만, 애플 TV+ 의 콘텐츠 Pool이 다른 OTT 대비 확연히 적은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한 편에 투자되는 돈이 큰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콘텐츠 숫자 대비 많은 상을 받고, 평점 차원에서 타 OTT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청 점유율의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북미 기준, SVOD (유료 구독) 서비스의 2%를 점유하고, 전체 TV 시청에서는 0.2%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콘텐츠 수가 애초에 타 OTT 대비 적기 때문에 오리지널의 인기가 없었다기보다는 절대적인 시청 시간에서의 점유율에서 밀린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결론적으로는 OTT로서의 경쟁력은 열위인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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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지점에서 로이터, 블룸버그를 비롯한 여러 해외 언론사에서는 '애플 TV+의 콘텐츠 전략이 실패했다', '드디어 애플이 고집을 꺾고 다른 콘텐츠 사용권 취득에 들어가나'와 같은 기사를 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24년에 들어 50개 타이틀을 수급했다는 소식이 있기도 했죠.
여기서 잠시 생각해 볼 지점이 있습니다. 애초에 이런 콘텐츠 전략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지점은 미디어로 돈을 버는 넷플릭스나 여타 OTT와 달리, 애플은 미디어 콘텐츠 회사가 아니라 핸드폰, 컴퓨터, 패드와 같은 디바이스와 그 위에 올라가는 소프트웨어를 파는 것이 주요 사업 모델인 회사라는 것이죠.
오리지널 콘텐츠는 애플 입장에서 애플의 이미지를 만들어갈 수 있는 광고판이기도 합니다. 2018년 초기, 애플 CEO 팀 쿡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해 "과도한 성적인 묘사, 폭력적인 장면, 불쾌한 욕설 없이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제작할 것"과 같은 요구를 했다고도 전해져요. 과도한 자극적 요소 없이 시청자가 공감할 만한 의미적 가치를 담은 좋은 스토리를 전달함으로써, '최고를 지향한다는' 애플이라는 전체적인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고 공감을 얻는 것입니다.
애플 TV+ 오리지널 콘텐츠에 아이폰, 아이맥, 에어팟 등 애플 기기를 노출해 자연스럽게 기기를 홍보하기도 합니다. 《Ted Lasso》의 경우 한 에피소드에 36개의 애플 제품이 노출되며 (1분에 1.24개 제품 노출), 14개 에피소드에서 230개의 장면에 애플 제품이 보인다는 분석이 있기도 했어요. 화면을 분할해보면, 시각적으로 가장 잘 보이는 영역에 애플 제품이 놓이도록 전략적으로 배치되어있다고 하죠. 그뿐만 아니라 기기를 구매하면 일정 기간 애플 TV+ 무료 체험을 지원하여, 기기 구매에 대한 혜택처럼 활용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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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단 애플 TV+는 iCloud, 애플 뮤직, 애플 Arcade와 함께 'Apple One'이라는 하나의 번들 구독 상품으로 묶여있습니다. 넷플릭스, Hulu 등과 같이 OTT 그 자체로 승부하여 유료 가입자를 치열하게 모을 필요 없이, 기기를 사거나 멤버십에 가입하면 딸려 오는 하나의 매력적인 혜택으로 존재해도 되는 부분인 것입니다. 쿠팡에서 로켓 배송에 가입하면, 쿠팡플레이를 볼 수 있는 것처럼요.
그래서 과연 앞으로 애플 TV+가 넷플릭스나 Hulu 등의 다른 OTT처럼 '양'을 우선하는 방향성으로 수정할 것인가 하면, 물론 그렇게 하면 애플 TV+의 시청 점유율은 올라가겠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넷플릭스만큼 돈을 써서 콘텐츠 양을 늘린다고 해서 완전히 넷플릭스를 꺾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초기의 애플의 목적, 그리고 애플이 추구하고자 하는 정체성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 드렸던 24년 50개의 타이틀을 수급했다는 소식이 있고 일부 유사하게 보충되는 사례가 앞으로도 생기겠지만, 해당 타이틀들은 '제한된' 기간만 제공되는 방식으로 수급되었으며 해당 방식의 수급 사례는 처음이 아니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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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애플 TV+가 풀어야 할 문제는 애플 TV+를 꾸준히 방문하게 하는 것입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아무도 모르고 보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이에 대해 애플은 세 가지의 답을 제시하고 있는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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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첫 번째는 실시간 스포츠 중계입니다. 이전 레터에서도 다룬 바 있었지만, 애플은 북미에서 스포츠 중계권 경쟁에 뛰어들어 메시가 뛰고 있는 MLS(Major League Soccer,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 모든 경기에 대한 중계권을 2032년까지 확보한 바 있고, MLB(Major League Baseball,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금요일 경기를 중계하고 있기도 합니다. 스포츠는 열성적인 팬덤을 이미 보유하고 있고, 한번 보고 이탈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와 달리 시즌이 지속되는 동안은 시청을 유지하기 때문에 고객을 묶어놓을 수 있는 효과적인 콘텐츠이거든요.
그뿐만 아니라, 중계하는 스포츠에 대해 다큐멘터리 콘텐츠도 제작하여 생중계 고객을 애플 TV+ 콘텐츠 시청으로 이끄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MLS에 대해서는 《메시의 월드컵 : 전설의 탄생》을 제작하였고, MLB에 대해서는 월즈 시리즈의 내용을 담은 3부작 다큐 시리즈 제작 계획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최근 무산되었기는 하지만, FIFA 월드컵에 대한 독점 중계권을 얻기 위해 협상하는 등 애플의 중계권 확보는 앞으로도 지속되고, 확대될 것으로 보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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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영화 투자의 방향 재정립입니다. MGM을 인수하고 영화 사업에 뛰어든 아마존을 의식이라도 하듯, 애플은 2022년 《CODA》의 오스카 수상 이후 영화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투자한 영화를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극장 개봉으로 돌려 왔는데요. 23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 매튜 본 감독의 《아가일》, 리들리 스콧 감독의 《나폴레옹》이 그 예입니다. 소니, 파라마운트 등과 협력하여 극장 상영을 진행하였고, 그랬기 때문에 상영 기간 중, 그리고 그 이후로도 한동안 애플 TV+ 구독 상품 내에서 제공이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작품 모두 투자한 만큼의 성공을 거두는 데에는 실패했죠. (이 세 작품에 애플은 7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합니다만,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습니다.) 큰 돈을 투자해 극장 상영을 통해 대중과 평가를 둘 다 노렸지만, 대중의 관심을 사지 못했고 평가도 좋지 않은 작품도 있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앞으로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예산이 1억 달러를 넘지 않도록 관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화의 공개 방식도 극장 상영 대신, 애플 TV+ 독점 공개로 돌리는 방향으로 수정하였다고 합니다. 이전과 같은 방식의 글로벌 개봉은 블록버스터에 한해 1년에 1~2개 정도로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첫 번째 사례는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의 코미디 영화 《Wolfs》인데요. 원래 극장 상영으로 계획되었지만 애플 TV+ 공개로 변경되었습니다. 극장 개봉으로 인한 비용을 줄이면서도, 애플 TV+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생각됩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예산에 대해 좀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면서 애플 TV+에서 제공할 수 있는 독점 콘텐츠의 양을 늘리는 것인데요. 이렇게 되면 앞서 언급 드렸던 《마지막 해녀들》과 같은 저예산 다큐멘터리 영화부터 대중 영화 《Wolfs》와 같이 보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를 더 많은 양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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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애플 TV+의 접점 확대입니다. 애플 TV+는 아직 안드로이드 앱을 제공하고 있지 않아 시청하려면 웹으로 시청하여야만 했는데요. 24년 10월 말부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애플 TV+를 추가 구독할 수 있다고 발표되면서, 안드로이드 사용자들도 애플 TV+를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간접적으로 안드로이드를 지원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소문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앱에 대한 계획도 있다고 하기도 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애플 뮤직은 안드로이드 앱이 있는데, 애플 TV+는 안드로이드 지원되지 않는 부분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광고 요금제를 고려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고요.
종합적으로 보면, 퀄리티를 지키면서도 대중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좀 더 많은, 다양한 영화를 제작해 제공하여 매력도를 높이고, 스포츠나 타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접점을 확대하여 좁았던 문을 열어젖히고자 하고 있죠.
이러한 방향이 올해, 그리고 내년, 그 이후까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실험이라고 보입니다. 콘텐츠 비즈니스는 보통 퀄리티가 어떻게 되든 간에 이것저것 다 가져와서 그 중 히트작이 나오는 것이라고들 하던데, 파인 다이닝처럼 일정 퀄리티를 고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합니다. 물론 이런 콘텐츠 전략은 앞서 말씀드렸듯 대자본을 가진 사업자만 가능한 부분이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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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개로 이러한 애플의 콘텐츠 방침에 따라 《마지막 해녀들》과 같은 이야기가 널리 퍼질 수 있는 것이 긍정적으로 느껴집니다. 레터를 쓰면서 느낀 것인데, 저 자체도 '대중성'이라는 뭔지 모를 가치를 우선으로 두고 그에 맞지 않다고 느껴지는 콘텐츠를 '지루하다'고 취급해 온 것 같아요. 막상 보면 재미있었는데, 너무 자극적이고 빠른 것에 길들여져 왔던 것이 아닌가, 대중성이라는 울타리에 나 자신을 가두고 바깥의 다양한 목소리를 외면해 왔구나 싶어서 충격 받았습니다. 의식적으로라도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하는 노력을 통해 너무 틀에 갇히지 말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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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오리진>의 코멘트
최신 영화는 아니지만, 애플 TV+ 오리지널 영화 《테트리스》 추천하고 싶습니다. 걸그룹 에스파가 OST를 불러서 화제였는데, 꽤 재밌습니다. 노래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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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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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나나 • 오리진 • 하은 • 움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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