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남 군인권센터 활동가 인터뷰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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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식스틴입니다.
기자로 일하며 가장 기억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꼽을 수 있는 한 가지 사건이 있습니다. 2017년 4월, 벚꽃이 흐드러진 봄 제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그는 군인권센터 소속 직원으로 급히 만날 것을 요청하였죠. 전 망설임 없이 군인권센터 사무실로 향했고, 그곳에서 엄청난 소식을 듣게 됩니다. 지금은 ‘육군 성소수자 군인 색출 사건'으로 알려진 사건. 현장에서 녹취파일을 듣고는 온몸에 소름이 돋은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군인권센터는 해당 녹취파일 공개를 염두에 둔 상태에서 제게 연락을 하였죠.
그렇게 닷페이스를 통해 ‘육군 성소수자 군인 색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육군이 동성군인 간 합의된 성관계를 처벌하고 심지어는 성소수자 데이팅 어플에 위장 잠입한 후 성소수자 군인을 색출한 사건입니다. 사건은 5년이 지난 2022년 4월이 되어서야 동성 군인이 합의해 사적 공간에서 성관계를 했다면 군형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닷페이스를 시작으로 알려진 사건은 이후 여러 매체를 통해 퍼져나갔고 그 과정에서 군인권센터는 적극적인 인터뷰와 정보전달 그리고 거리 집회 등을 조직해냈습니다.
김형남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코디네이터다".
코디네이터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미디어 공론장 얼룩소가 준비하고 있는 다음 장에 대한 이야기부터 보시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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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 당신의 생각과 경험, 얼룩소에서 나누고 보상도 받아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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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레터에서 프로젝트 '얼룩소(alookso)'의 콘텐츠 생산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소개해 드렸던 적이 있었죠. 개인이든 팀이든 누구나 일주일에 1개 이상의 콘텐츠를 발행하고, 콘텐츠 생산자로 선정이 되면 활동 지원금을 받는 공모를 소개해 드렸었습니다.
이번에 전해드릴 얼룩소의 소식은 콘텐츠 생산자를 뽑는 공모가 아닌 ‘일반 사용자 대상’으로 진행이 됩니다. 혹시 세상 돌아가는 게 궁금한 분이신가요? 어떤 이슈의 진짜 맥락을 알고 싶으신가요? 특히 토론하며 함께 답을 찾고 싶거나 그 과정에서 혐오의 표현 없이 서로를 존중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얼룩소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면 그에 대한 보상까지 챙겨가실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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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alookso)는 모두가 자유롭게 콘텐츠를 올리고, 좋은 콘텐츠가 제대로 보상을 받아 가는 미디어를 꿈꾸는 곳이에요.
우리는 기성 언론에서 자유롭게 콘텐츠를 올릴 수 없죠. 그들이 노출하고자 하는, 그들의 기준에서 중요하다고 골라진 콘텐츠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주로 SNS와 블로그, 커뮤니티에 콘텐츠들을 올리곤 하지만, 사실 그것으로 인해 생기는 수익은 우리가 받기보단 그 플랫폼을 운영한 기업들에게 발생이 되곤 하죠. 그나마 유튜버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올려 보상도 받곤 하지만, 그곳엔 서로를 미워하고 싸우는 콘텐츠가 너무 많이 보상받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얼룩소(alookso)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안합니다. '가치 있는 콘텐츠가 정당한 보상을 받는 플랫폼'이요.
사실 주기적으로 글 쓰는 습관을 만드는 건 쉽지 않죠. 저희 에디터들도 강제로(?) 주기를 맞추어 글을 쓰고 있지만, 매 마감마다 죽을 맛이랍니다.😅 그럼에도 그런 저희에게 힘을 주는 플랫폼이 바로 ‘얼룩소(alookso)’였어요. 어거스트는 얼룩소에도 레터를 발행하고 있는데요. 얼룩소라는 커뮤니티에서 저희가 하는 이야기에 피드백을 주시는 분들도, 저희의 콘텐츠에 정당한 보상을 주는 얼룩소(alookso)도 저희에겐 참 큰 힘이 되더라고요.
주제는 약 17개의 토픽으로 이루어집니다. 정치, 경제, 사회, 사상, 기후, 언론, 젠더와 산업까지, 사용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 있죠. 모든 이야기에 대해 나눌 자신이 있는 구독자분이시라면, 얼룩소에서 글을 쓰고 보상받으며 필자로 성장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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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에디터 : 식스틴
2023년에는 무슨 재미난 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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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1. "마이크를 쥘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운동의 과정" 2. <D.P.>시즌2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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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를 쥘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운동의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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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군, 인권 열외>를 통해 대한민국 군대의 폭력과 치부를 또 한 번 드러내고 있습니다. 고 윤승주 일병, 고 이예람 중사, 고 홍정기 일병, 고 변희수 하사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동시에 군인권센터가 변화시킨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군인권센터에는 전화가 걸려 오고, 김형남은 또 수차례 기자들의 질문에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나갑니다.
“마이크를 쥘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운동의 과정"이라는 김형남 군 인권센터 사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최근 일부터 시작해봐요.
“고 변희수 하사 순직이 인정되지 못했어요. 앞으로 오래 싸워야 할 수도 있죠. 이와 관련해 YTN 정오 뉴스에 나가 20여 분 정도 고 변희수 하사의 순직 불인정에 대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죠. 사실 섭외가 들어왔을 때 조금 놀랐죠"
- 무엇 때문에 놀랐나요?
“사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굉장히 큰 이슈들이 많아요. 화물연대파업, 이태원참사. 제가 출연하기 전날까지만 해도 철도 파업 이슈도 있었죠. 어떤 이슈가 가볍다거나 무겁다고 논할 수 없는 사안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여 분간 고 변희수 하사의 순직 불인정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었어요. 무엇이 이슈가 되고 무엇이 마이크를 쥘 수 있는가를 만들어 가는 것도 운동의 한 과정이다 라는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아요. 모두에게 자신과 관련된 이슈는 제일 중요한 거니까요. 그런데 미디어 활용이 중요한 시대에, 거기서 어떻게 마이크를 만들어 가는가가 현대사회의 모든 운동이 고민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이크는 어떻게 쥘 수 있나요?
“군인권센터가 마이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어요. 중요하게 인지해야 하는 건 ‘내가 하는 일은 나나 관심 있지’ 라는 인식을 가져야 된다는 거예요. 내가 하는 일 내가 잘 알고 다른 사람들은 잘 몰라. 세상에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고 내가 하는 일에 그렇게 사람들은 내가 하는 일에 그렇게 큰 관심이 없어. 그런데 사람들이 그 일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방법이 언론을 상대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군요.
“기자와는 보통 30여 분 정도 통화해요. 나와 마음의 높이가 같아지면 기사를 잘 써 내려갈 수 있을 테니까요. 결국은 피해자에게 마이크가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죠. 나는 운동은 뭐라고 생각하느냐 이러면 마이크나 펜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 군인권센터에 들어가서 그 사실을 알게 됐나요?
“학교에 다닐 때 겪었던 운동과 군 인권센터는 그 모양과 활동도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이미 이 단체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어느 정도 받는 단체였어요. 센터에서 일하기 전에는 원래 운동이라는 것은 세상이 외면하고 잘 들어주지 않는 거라고 스스로 어떤 한계를 낮춰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센터에 가서는 미디어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들을 설득하는 과정도 운동이라는 걸 배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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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을 상대하다 보면 센터와 이해관계가 충돌될 때도 있지 않나요? 더 많은 정보를 원한다거나.
“활동을 하면서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원칙들이 있어요. 미디어는 수단이기 때문에 미디어를 활용해서 피해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을 만든다. 섬세한 케어가 필요하죠. 그 생각을 본격적으로 한 것이 2017년 성소수자 군인 색출 사건이에요. 이 사건의 경우 미디어를 다방면으로 활용한 사건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한국의 언론 지형이 해당 이슈에 우호적이라고 보기 어려웠고, 특히나 군대 내에서 동성 군인 간 성관계를 가졌다는 내용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이미지도 불식시켜야 했어요"
- 당시 사건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는 어땠나요?
“아무리 인권이 중요하다지만 군대 안에 어떻게 그런 짓을”
- 녹취록 공개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고 들었어요.
“우리 내부에서는 피해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가 있었어요. 외부에서는 내용이 너무 자극적이었기 때문에 성소수자의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고요. 그렇지만 센터는 비판이 있더라도 감수하면서 결국 녹취록을 공개하기로 입장을 정리했죠. 이 사안을 말로 설명한다고 이해가 되는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언론은 기사를 두세 번 물어보고 써주지 않아요. ‘군대’라는 공간안에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피해자들이 어느 정도의 인권침해를 겪고 있는지 사람들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또 대중들이 같이 분노하고 여론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죠”
- 결국 올해 4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됐어요.
"무려 5년이 걸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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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P.>시즌2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등장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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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P.> 이야기로 넘어가 봐요. <군, 인권 열외>에도 관련 내용이 있어요.
“활동가들이 중요하게 봐야 되는 부분 중에 하나가 지금 대중 미디어에서 무엇이 인기를 끌고 있고 어떤 메시지들이 통용되고 있는가 라고 생각해요. <D.P.>를 보면서 느꼈던 건 <D.P.>가 왜 흥행할까. 솔직히 말해서 흥행할 줄 잘 몰랐어요. (웃음) 많은 사람들이 군대를 갔다 오지만 갔다 오면 관심을 끄잖아요.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가짜 사나이>, <강철 부대> 이런 것들 엄청 인기가 많은데 <D.P.>는 완전 거꾸로 된 얘기잖아요. 소위 말하는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이 욕하는. 이게 흥행을 하면서 되게 궁금했어요”
- 답은 찾았나요?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어떤 양가감정이 떠올랐던 것 예를 들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사람들이 다 군대를 욕하면서도 군대를 되게 동경하고 군대 갔다 온 것이 트라우마면서도 군대 다녀온 걸 자랑하고. 이런 모순적인 것들이 어떤 두 가지 상반되는 영상물에 모두 열광하게 되는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이렇게 활동가들이 대중의 입장에서 스스로를 복기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D.P.> 시즌2에는 군인권센터 이야기도 들어가나요?
“어쨌든 시즌1이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2는 조금 더 군과 관련된 민감한 얘기들을 다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김보통 작가님에게는 “우리 얘기도 좀 해 주시면 안 돼요?”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었고요"
- 시즌2에 활동가들 이야기가 들어가면 감회가 남다르겠어요.
“활동가의 모습이 비춰지는 것이 왜 중요하다고 느껴요. 보통 극 중에서는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잖아요. 해결의 키를 쥐고 해결하는 주체가 되는데 실제 사회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은 없어요. 피해 당사자가 존재하고 그 옆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활동가는 코디네이터라고 생각해요. 피해자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역할, 조율하는 역할. 군인권센터는 군대라는 굉장히 폐쇄적인 집단을 다뤄요. 이건 자부심이기도 한데 군인권센터가 많은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활동가들의 노력과 헌신과 눈물도 있는 것인데 이러한 부분들이 과연 빠지고 dp에서 다루는 모티브가 되는 사건들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싶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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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가에 대한 대중들의 편견을 느낄 때도 있을 것 같아요
“국가에서 보조금 받아서 호의호식한다는 편견도 있고, 무조건 머리에 빨간 띠 두르고 거리에 나가서 팔뚝질만 한다는 편견도 있죠. 활동가가 코디네이터라고 얘기했을 때는 사람들이 굉장히 생소해할 거라고 생각해요. 싸우는 방법은 되게 여러 가지가 있어요. 쟁취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고요. 앞으로 활동가의 다양한 모습이 미디어에 비치길 바라요”
- 외롭다는 생각은 안 하나요?
“경계해야 하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내 스스로는 활동가는 주인공이 절대 될 수 없는 사람이고 주인공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활동을 하다 보면 말을 하는 사람도 저고 글을 쓰는 사람도 저예요. 이게 내가 주인공이 됐다는 착각에 빠지기 되게 쉽거든요. 스포트라이트가 나한테 비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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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이를 대변할 때도 있어요.
“희수(고 변희수 하사) 장례식을 할 때 기자들에게 전화가 많이 왔어요. 2월 28일이 의무 복무 만료일인데, 27일에 사망을 했어요. 기자들은 왜 2월 27일에 죽었는지에 대해 물었죠. 전 그녀와 함께 싸워나가면서 이 사람을 지켜봐 왔어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고요. 전 그렇게 추정하죠. 그녀가 군인 신분으로 남고 싶어 했구나. 그리고 2월 28일, 의무 복무 만료일이라는 시간이 주는 절망감이 굉장히 컸겠구나”
김형남의 책 <군, 인권 열외>에는 네 사람의 죽음의 기록이 쓰여있었습니다. 희수. 끝내는 고 변희수 하사의 이름을 읆조리며 끝난 인터뷰였습니다. 담담히 스스로를 코디네이터라 지칭하는 그는 어느 날은 미래를 점치며 전략을 세워야 하는 예언가로 어느 날은 죽은자를 대변하는 샤머니스트가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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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두 감독님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충무로영화제 토크세션에서 말이죠. 진행자 김초희 감독은 <찬실이는 복도 많지>, 최근에는 티빙 <전체관람가+: 숏버스터>를 통해 단편영화를 선보였습니다. 정가영 감독은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연애빠진 로맨스>로 각본상을 받았더랬죠. 묘한 케미가 돋보이는 토크 한 번 들어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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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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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 Fr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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