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서사를 기록하는 온오프라인 방식
숭이 "제가 운동 안 하면 뺨 내리쳐주실 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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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숭이입니다.
수많은 결산 게시물이 SNS에 쏟아져 나오는 연말연초였습니다. SNS에는 사진들만 모은 포토 덤프(photo dump)* 형태부터, 정성스럽게 레이아웃을 만들고 문장을 쓰고 스티커를 붙인 형식까지 다양한 게시물들이 올라왔습니다. 경향적으로 젊은 친구들일수록 새로운 형식으로 사진들을 매력있게 모아 올리더라구요. 이들을 보니 제가 역할과 자격들로만 스스로를 증명해온 세대가 맞나보다 생각도 들었습니다. 누군가 제 소개를 하라고 하면 저는 학교, 직업을 떠올리지 어제와 오늘 제가 찍은 사진들로 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할 것 같거든요.
*보정된 사진 대신, 일상 사진이나평범한 순간들을 주제나 순서에 상관없이 여러 장을 한꺼번에 쏟아붓듯이 업로드하는 SNS 트렌드
대신 저는 20대 중반부터 블로그에 며칠씩 묶어서라도 일기 비슷하게 기록을 해왔습니다. 이것도 벌써 5년이 넘었네요. 처음 블로그에 다시 손을 댈 때는 처음 일을 시작해 일상이 정신없이 돌아가던 때였는데요, 처음인 만큼 눈치도 많이 보고 모르는 것도 많아서 자꾸만 머릿속에 생각이 차올라서 그 생각들이 껌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였습니다. 그래선지 글을 쓸 때면 문장이란 문을 열고 나만의 공간으로 도망치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도대체 기록이 뭐길래… 오늘은 자신에 대해 기록하는 일의 의미에 더 가까이 다가가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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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인 홈피(온라인): 나만의 정원으로
2. 다이어리(오프라인): 손맛의 참맛! 3. 새해 결심의 기록 도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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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무언가를 기록한 첫 기억이 다들 어떻게 되시나요? 세대 차이를 알 수 있는 질문이네요. 연말연초에 왕창 올라온 SNS 게시물들을 보면서, 이전부터 호명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는 말이 1980년-2000년대 사이 태어난 사람들을 칭한다지만 그 사이에 분명 차이가 있다고 느꼈거든요. 00년에 가깝게 태어나 인스타그램부터 시작한 사람들에겐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저보단 위에서 소개한 포토 덤프 방식이 익숙할 것 같아서요.
처음 한 온라인 기록을 떠올리면 전 가장 먼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가 떠올라요. 굉장히 추억여행이죠...! 물론 초등학교 때 처음 해본 메신저 ‘버디버디’에서도 미니홈피를 개설할 수 있었어요. 버디버디는 2000년대부터 서비스한 국산 메신저로, 한글 아이디를 만들 수 있어서 ‘T없e맑음’과 같은 구절들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많았더랬죠…. 하지만 버디버디는 개인공간을 꾸미기보다는, 서로 쪽지를 보내고 대화창을 보내는 것이 더욱 주가 되었던 서비스로 기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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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에게 익숙할 버디버디 로그인 창 © 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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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미니홈피 기본 창 © 보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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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기록의 창구로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싸이월드인 이유는 도토리를 충전해 BGM이나 스킨을 사서 내 것을 꾸며가던 추억 때문입니다. 보시다시피 우측 기본 탭엔 ‘다이어리’, ‘사진첩’, ‘게시판’, ‘방명록’이 있습니다. 메인에는 일촌들이 와서 남겨주는 ‘일촌평’도 있고요. 모든 게 차곡차곡 다 기록되는 구조의 온라인 공간입니다. 저때는 메인 창에 미니홈피 당일 방문자 수인 ‘TODAY’ 기록도 떠서 몇몇 친구들은 ‘내 투데이 좀 올려줘’ 부탁하기도 했었는데 말이에요. 이때부터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게 당시 국내 SNS 사용자들에겐 익숙한 방식이었던 것입니다.
싸이월드가 사회적 자아를 사이버 공간으로 드러내는 방식이었다면, K-팝을 비롯한 팬덤 내에서는 창작자들이 자기 홈페이지를 만드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에둘러 써보자면,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이나 캐릭터의 관계성을 드러내는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던 작가님들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그곳에 올렸던 것이죠. 이들의 창작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해당 홈페이지의 도메인을 찾아 들어가 업데이트 된 게시물들을 보곤 했습니다. 그런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개성이 살아 있었어요. 사이트마다 디자인도 달랐고, 각 창작물에 어울리는 BGM이 흘러나오곤 했었어요. 글이 주 콘텐츠인 사이트에서는 불펌을 막기 위해 우측 마우스 클릭이 금지되어 있던 게 기억나네요.
이 얘기를 왜 하게 되었냐면, 최근 SNS 플랫폼 밖에서 과거로 회귀한 것처럼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X(구 트위터)에서 직접 자신이 코딩해 만든 개인 홈피를 소개하시는 분이 있었는데요, 제작자 분은 시트와 코드를 공유해 드릴테니 동맹을 맺을 분이 있는지 찾고 계셨어요. 레이아웃은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연상케 합니다. 사이트 좌측에서 작성글을, 우측에선 반복재생되는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DB로 작동하면서 HTML, CSS, JS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기술의 공유로 만들어진 낭만인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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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전 트위터) @helloinah 님 개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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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트를 제작하신 서인아 님은 나만의 기록을 나만의 공간에 담고 싶다는 계기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본업으로 디자이너를 하시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코딩 지식을 활용해 사이트를 만들어 보신 거죠. 자신만의 공간에 내 기록을 담고자 하는 마음이 많이 공감되어 눈길이 가는 사례였습니다. ‘나만의 울타리를 만들고 싶다는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 나 말고도 어딘가에 또 있구나’ 하는 위안이 들었습니다.
개인 홈페이지는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가꾸는 ‘디지털 가드닝(Digital Gardening)’이 가능합니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도 개인 계정을 만들고, 충분히 사진이나 글로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저만의 공간이긴 하죠. 하지만 SNS는 플랫폼이 짜놓은 레이아웃(정방형, 숏폼 등) 안에 나를 맞춰야 합니다.
게다가 플랫폼 경제의 기본, 사람들이 모이는 곳엔 돈이 모인다…라는 점 때문에 몇년 새 눈에 보이는 광고량이 많아졌고, 그에 따라 원치 않는 추천을 자꾸 받게 되니까요. SNS의 플랫폼 경제에 따라 수익을 쓸어가는 사람들은 어차피 전체 파이에 비해 소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콘텐츠 업계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개인 콘텐츠를 통해 수익화 할 에너지는 없으므로 염증이 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찾아 보니, 코딩을 못 하더라도 노션을 통해 자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유료 서비스도 있습니다. 아직은 포트폴리오를 비롯한 비즈니스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는 것 같지만요.
자기만의 공간을 온라인에 가꾸려면 꽤 품이 들고 툴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에 따라 부담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머리로 떠올린 걸 바로 적용하긴 어렵잖아요. 순간을 기록하고 싶다는 욕망은 사실 종이와 손으로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아래 소개할 다이어리를 통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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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빈도는 다르겠지만 우리는 모두 자기에 관한 기록을 해 보았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하는 일이 일기장을 쓰면서 자기 성찰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물론 선생님이 검사하신다는 점에서 솔직하게 기록한다는 데서 자유롭진 못 하지만요. 그러니 개인의 삶을 기록한 오프라인 도구의 최고봉은 역시 자발적으로 쓰는 다이어리라고 생각해요.
다들 다이어리 쓰시나요? 저는 매해 연말 의례 중 하나가 다음 해 다이어리를 사는 것이에요. 새 다이어리를 사면 괜시리 새로운 사람이 된 기분이 들고, 작년의 낡은 나란 허물을 벗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차오른답니다. 올해는 늘 눈여겨보던 문구 브랜드인 ‘아날로그 키퍼’에서 다이어리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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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제가 쓰는 다이어리입니다! © 아날로그키퍼 제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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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럼 빼곡하게 일기를 쓰진 못 하지만 며칠에 한 번씩 일상을 몰아 적으면서 어떤 날 무엇을 반성했는지, 무엇이 감사했는지 의식적으로 남겨두려고 합니다. 생각의 찌꺼기들을 글로 뱉어두면 일상이 변화하지 않더라도 머릿속은 확실히 정리되는 느낌이 들거든요.
이번 레터에서는 다이어리와 관련한 흥미로운 학술 연구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바로 ‘일상적 실천으로서 다이어리 꾸미기 행위가 갖는 의미(이경미, 2025)’인데요, 일전에 인터뷰에 직접 참여해 연구 참여자가 된 적이 있어요. 저자는 평소에도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었는데요, 자신처럼 일상적으로 다꾸 실천을 하는 사람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해 작성한 글입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다꾸 행위에 정착하게 되었는지, 이 행위가 개인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탐구했습니다. 사실 저는 제가 무언가를 쓰고 그 위에 스티커를 붙이는 일이 특별하다고 생각한 적 없었는데, 이 행위를 10년 이어온 데는 의미가 있더라구요.
치열하게 다꾸인들을 탐구하신 저자의 글을 제 말로 풀어 써보겠습니다. 다이어리를 채울 때 마주하는 두 바닥의 종이는 자기만 들어갈 수 있는 완전히 사적인 공간입니다. 즉, 다이어리 쓰기의 참맛은 타인의 시선이나 성과에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며, 개인의 글쓰기 행위가 평가에서 온전히 자유롭다는 데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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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꾸’를 검색하면 최상단에 뜨는 영상 © 유튜브 채널 ‘꿀토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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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다이어리 꾸미기는 단순히 쓰는 행위에서 더 나아갑니다. 스티커를 붙이거나 그림을 그리는 추가 행위가 필요합니다. 다꾸 영상들을 구경하다 보면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스티커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지, 시각적 쾌감이 들어 대리만족을 하기 좋습니다.
저자는 다이어리 꾸미기 행위를 하는 개인들은 자신의 미적 욕구를 해소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꾸미기를 위한 재료들을 선택하는 것부터 직접 지면 위를 채우는 것까지 모두 개인의 욕망이 개입하는 과정들이기 때문입니다. 즉, 아날로그 재료에 신체적 힘을 가해서 제한된 자유로움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가 흔히 접하는 디지털 매체들은 백스페이스 바를 통해 무한히 수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도구인 종이는 한 번 쓰고 나서 쉽게 고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 불완전한 조건이 쓰는 사람에게 오히려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 쓸 때더 조심하게 되기도 하고요. 이렇게 마음껏 쓰고, 틀리면 고치거나 그대로 두기도 하고, 하루하루를 기록해 채우면 1년이 가득한 한 권이 되는 것이니까요.
다이어리는 내가 내 시간을 직접 편집할 수 있고,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공간인 것이죠. 이는 자신에 대해 기록하는 일은 삶의 주도권을 온전히 내 손에 쥐고 있다는 감각과 연결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삶은 기록으로 붙잡기 어렵게 아주 빨리 흘러가는 것도 같습니다. 1월이 온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벌써 2월을 앞두고 있으니까요. 다이어리를 꼭 한 권씩 장만해놓더라도, 일을 시작하고 바쁘게 살다 보면 두 주 정도의 기록이 밀려 있는 때도 있고, 섬세하게 관찰하고 느낀 바를 돌아보는 게 숨가쁘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새로운 기록 방식들도 찾아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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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목적이 과거에서 미래로 갈 때, 기록은 자기 통제의 도구가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새해 결심을 씁니다. 그런데 저는 결심을 줄글로 쓰다 보니 문장들이 흐릿해지고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다는 걸 느끼곤 합니다. 매년 운동/저축/요리 와 같은 키워드들이 반복되고 있더라고요. 매번 결심하면 좋은 요소들이지만 더 확실한 목표를 만들지 않으면 의미가 없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하여 결심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도구들을 찾아 보았어요. 매번 제가 하는 결심들이 곧 나를 만든다는 생각을 하니, 그래도 올해는 몇년 간 이어온 케케묵은 목표들 중 하나는 제대로 내 것으로 만들어보자 싶더라구요. 그 중 자기를 바로잡기에 아주 효율적 도구로 보이는 만다라트와 불렛저널을 소개하면서 레터를 마쳐보고자 합니다.
이미 구독자님들 중에서도 이 기록 방식을 사용하고 계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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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선수의 고등학생 시절 만다르트 © 닛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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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만다라트(Mandalart)’입니다. 저는 이 표를 보면서 파편화된 결심들을 하나의 질서 안에 가두는 지도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툴이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새해에 같이 카페에 가서 다이어리를 쓰기로 한 친구가 “나 올해 만다라트 있는 다이어리를 샀어…” 하며 수줍게 보여주는 걸 보면서 ‘이걸 진짜 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더라고요. 특히 그 친구는 올해 여러 목표들을 꼭 이뤄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하게 말하고 있어서 이 기록 도구에 더 흥미가 생겼어요.
만다라트는 산스크리스트어 ‘Manda(본질)’와 ‘La(소유)’, ‘art(기술)’을 합친 말입니다. 또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양하고 있는 일본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고등학생 시절 썼던 계획표로도 유명합니다. 오타니의 성취는 기록이 어떻게 한 개인의 서사를 현실로 만드는지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사례입니다. 일본 프로야구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위해서 ‘몸만들기, 제구력, 구위, 멘탈, 구속, 인간성, 운, 변화구 구사능력’이라는 9개 목표를 만들고 각 목표마다 세부 계획을 더 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인사하기’, ‘휴지 줍기’처럼 사소한 행위들까지 적혀 있다는 겁니다.
만다라트의 핵심은 81개의 칸으로 이루어진 '닫힌 구조'라는 데 있습니다. 막연한 결심을 9개로, 또 거기서 한 번 더 9개씩 나눠 구체적인 행동으로 잘게 쪼개는 이 방식은 꼭 벽돌 하나하나 쌓아 집을 쌓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81개의 칸을 집요하게 채워 넣으면서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고 오직 코어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일종의 수행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SNS가 타인의 시선에 따라 흘러가는 기록이라면, 만다라트는 철저히 '나의 목표'와 '나의 실천'을 중심으로 세계를 재편합니다. 무한히 스크롤 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피드와 정반대의 지점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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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기록 도구는 불렛저널입니다. ADD(Attention Deficit Disorder, 주의력 결핍증)였던 저자가 쏟아지는 생각 속에서 시간이란 제한된 자원임을 깨닫고, 자신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일지 고민하면서 불렛저널이란 도구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본질은 큰 목표를 작은 프로젝트로 쪼개 나간다는 데 있습니다.
만다르트가 거대한 목표를 세부화 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불렛저널은 일상과 함께하기 더 좋은 도구입니다. 그렇다면 불렛저널을 어떻게 작성하는가...! 매일 기록하되, 매달 점검하여, 한 해를 채워나가는 구조입니다.
- 할 일(·), 이벤트(○), 메모(-) 등 간단한 기호를 사용해 생각의 시간을 단축합니다.
- 노트 맨 앞에 목차를 만들고 페이지 번호를 매겨 원하는 정보를 즉시 찾을 수 있게 합니다. 아날로그에서 검색 기록과 비슷한 기능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만약 15p에서 다 완료되지 못하면 아날로그 종이의 특성따라 다음 내용이 36p로 넘어갈 수 있으므로)
- 완료하지 못한 일은 다음 달로 옮기거나 삭제하며, 나에게 정말 중요한 일인지 매일 점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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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렛저널을 개발한 라이더 캐롤(Ryder Carroll) 강연 © 유튜브 채널 ‘TEDxTal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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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영상에서 라이더 캐롤은 불렛저널의 핵심을 RID라고 소개합니다. 즉,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제거(RID)해 중요한 것에 집중할 에너지를 얻자는 것입니다. 제거하다(RID)는 말을 통해 아래 세 지표를 설명하는 것이 일종의 언어유희인 것 같아요.
- Refelct(성찰): 정신적 인벤토리를 만들어 마음을 정리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제거
- Idedate(이상화): 관심 있는 일을 추구하기 위해 더 작고 실행가능한 프로젝트를 설계
- Dedicate(헌신): 매일 5분이라도 시간을 내 정신적 인벤토리를 업데이트 하는 습관 유지
결국 만다라트 템플릿을 만지작거리고, 불렛저널의 빈 페이지에 펜을 대는 이유는 하나일 거예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플랫폼의 알고리즘에서 벗어나, 내 삶의 주도권을 기록이라는 행위를 통해 되찾아오고 싶은 것이죠.
창구가 온라인이든, 오프라이든, 그리고 어떤 도구를 사용하든 간에 자기에 관해 기록하는 일은 결국 스스로 더 나아진 자신을 만들어가기 위한 자율적인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흩어진 결심들을 구조화하고, 그 구조 안에서 매일의 실천을 쌓아 올리는 과정 자체가 나만의 단단한 세계를 코딩하는 일인 거죠.
이 때 중요한 감각은 제한된 시간 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알아가는 그 자체입니다. 올해 저는 2000년대 미니홈피의 BGM을 고르며 나를 표현하던 그 마음으로, 차차 미래의 저를 설계해 보려고 합니다. 아직 2026년의 초입이지만, 미리 2027년을 상상하면서 '그래도 이번 한 해는 진짜 운동은 했다! 주 3회는 실천했다!'라고 뿌듯해 하고 싶어서요.
여러분은 어떤 기록을 해 오셨나요? 또, 올해는 어떤 스스로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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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숭이>의 코멘트
전 사랑 이야기가 왜 이렇게 재밌을까요? 여러분의 삶에 온라인 사랑무새 하나 들여 보시겠어요..? 사랑만큼 사람들의 가치관이 잘 보이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 새로 빠진 콘텐츠로, 맨날 모여서 연애 얘기를 떠드는 ‘영업중’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애인의 주변사람으로 더 불안한 사람, 매일 붙어다니는 소꿉친구 vs. 정보가 없는 뉴페이스’ 이런 주제로 맨날 떠들어요. (전 소꿉친구에 한 표요.)
방송을 만들다 보면 연예인 개개인의 역량이 아무리 좋아도 케미를 맞추는 게 진짜 어렵단 생각이 드는데요. 이 네 사람은 환상의 조합입니다. 곽범은 상황극을 잘하고, 김지유의 공감능력은 가끔 신기할 정도고, ph-1의 엉뚱하게 줏대가 강합니다.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한 말왕이 몇 주 전 새로운 시도를 위해 하차해 그 빈 자리를 김원훈이 채웠는데요, 금방 적응해서 1인분 이상을 해주고 있네요. 친구 혹은 연인과 켜놓고 떠들면 아주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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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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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오리진 • 요니 • 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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