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미시시피강을 미키마우스가 지나가요 안녕하세요, 에디터 구현모입니다.
해외 축구를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초기 평가에 비해 성공하지 못한 선수를 우리는 '포텐은 좋았는데 터지지 못한 선수'라고 칭하곤 합니다. 제가 오늘 말씀드리는 디즈니플러스도 기대치에 비해 아쉬운 선수일 겁니다. 원조 콘텐츠 괴물인 디즈니가 칼을 갈고 만든 서비스인 만큼 많이들 기대했지만, 여전히 넷플릭스가 독주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강한 2인자인 디즈니플러스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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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잘하고 있는데 한 번 봐주세요
2. 아직 과제가 이만큼이나 많아요
3. 결국 핵심은 '이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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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한증*처럼 디즈니플러스는 OTT 업계에서 연전연패를 거듭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거대한 프랜차이즈의 인피니티 사가가 끝나고 나온 오리지널콘텐츠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 만든 오리지널도 〈무빙〉 이전까지는 연패를 거듭했습니다.
* 공한증은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잘 이기지 못하는 현상, 또는 언론에서 그러한 까닭을 설명할 때 쓰는 말
기대치가 낮아서일까요? 아니면 그만큼 칼을 갈아서일까요. 최근 런칭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은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쇼군〉과 〈더 베어〉는 각각 역사적 맥락과 현대적 주제를 독창적으로 풀어내며, IMDb와 로튼토마토에서 각각 8.2와 90% 이상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시청자 설문조사에서 85% 이상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콘텐츠 품질의 향상을 입증했습니다. MCU 프랜차이즈의 일부인 〈모두 애거사 짓이야〉는 이렇게 잘 만들 수 있었는데, 그동안 왜 병살타만 쳤는지 의문일 정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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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에 비해선 아쉽지만, 구독자 수는 많이 올라왔습니다. 20년도 8,680만 명에 달하던 구독자는 24년도 6월 기준 1억 5,380만 명으로 100% 가량 성장했습니다. 아직까지 넷플릭스 구독자보다 1억 명가량 모자라지만, 애플 TV(2,500만 명)보다 훨씬 높습니다. 〈오징어 게임〉처럼 상징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는 아직 부족하지만, 디즈니가 가진 유산에 힘입어 구독자를 꾸역꾸역 모았습니다.
수익성도 개선됐습니다. 디즈니플러스, 훌루, ESPN 플러스를 모두 합친 OTT 사업부가 3억 2천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2025년 OTT 사업부의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무려 10억 달러로 내세우며 많은 이를 놀라게 했습니다.
근거는 충분했습니다. 디즈니플러스는 그동안 요금제 가격을 꾸준히 올렸습니다. 21년도 1월 기준 디즈니플러스 프리미엄 연간 요금제는 74.19달러였는데, 같은 요금제의 24년도 1월 기준 가격은 149.79달러였습니다. 소리 소문 없이 가격을 올려서 수익성을 개선했습니다. 광고 요금제는 당연하구요. 지난 1월 8일 발표 자료에 따르면, 디즈니 소유 OTT에서 광고 지원 콘텐츠를 시청하는 전 세계 월간 시청자 수가 무려 1억 6천만 명가량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뉴스를 발표한 이후 디즈니의 주가도 반등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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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만 보면 생각보다 잘 흘러가고 있는데, 디즈니 전체로 보면 아직 산적한 과제가 많습니다. 하나는 지도력입니다. 구관이자 명관인 밥 아이거가 디즈니를 구하기 위해 돌아왔고, 이제는 다시 후계자를 찾을 시기입니다. 디즈니처럼 사업부가 다양하고, 각 사업부의 이해관계가 미묘하게 다른 경우 리더의 카리스마와 위임 등이 중요합니다. 어쨌거나 봉합시켜서 굴러가고 있는 디즈니의 바퀴가 다시 쪼개지면 안 되니까요. 후계자 후보군은 있으나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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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위기는 테마파크입니다. 테마파크 매출은 전체의 40%이며,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60%에 달합니다. 그런데, 테마파크가 포함된 익스피리언스 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 24년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습니다. 디즈니 테마파크의 부진이 아니라 미국 내 테마파크 및 크루즈선의 수요 침체가 그 원인으로 꼽힙니다.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내가 못 한 거면, 해결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어려운 불황이라면, 해결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4년간 이어진 가격 인상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인플레로 인해 부담이 너무 커졌기에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CFO는 이러한 현상이 '몇 분기'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이 역시 명백한 악재입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만드는 관세 정책이 미국 가구의 가처분 소득을 낮춘다면, 꾸준히 가격을 높여온 디즈니랜드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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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케이블 사업입니다. 전환기에 놓여있는 기업은 신사업을 하는 동시에 기존 사업을 성공적으로 철수해야 합니다. 명백히 줄어들고 있는 TV 네트워크 부문을 어떻게 효율화시키거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디즈니 TV 네트워크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고, 이익은 무려 38%가 급감했습니다. 물론, 스트리밍 플랫폼 구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수익으로 돌아오고 있진 않습니다. 결국 스트리밍이 케이블 tv네트워크의 영업이익 감소를 상쇄할 만큼 실제로 성장해야만 합니다. 그전까지는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문제일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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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시 관심은 디즈니플러스로 쏠립니다. 앞으로 디즈니플러스의 바로미터는 무엇일까요? 올해 호실적의 이유를 찾으면, 앞으로 실적에 대한 예측이 가능합니다. 올해 디즈니플러스의 선방 그리고 성장은 영화의 성공 덕분입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나온 24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 탑10에 든 디즈니 영화는 〈인사이드 아웃 2〉, 〈데드풀&울버린〉, 〈모아나 2〉, 〈쿵푸판다 4〉 등 4개에 달합니다. 극장 이후 디즈니플러스 단독으로 공개되면서 사용자를 모았을 겁니다.
결국 핵심은 영화의 성공입니다. 2000년대 들어 디즈니의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인 MCU의 재기가 그렇기에 중요합니다. 루소 형제는 물론이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크리스 에반스까지 다시 데려온 새로운 사가가 과거의 명성을 찾을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과거 디즈니 플라이휠*의 핵심이 미키마우스였다면, 지금은 MCU니까요.
*플라이휠(Flywheel) 전략 - 바퀴가 회전하면서 자기 힘으로 더 빨리 회전하는 원리와 같이, 비즈니스의 다양한 항목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한쪽의 성공이 다른 쪽의 성공을 만들어내고 다른 쪽의 성공이 다시 돌아 성공을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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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의 플라이휠은 성공적인 콘텐츠를 통해 구독자를 유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콘텐츠 제작과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MCU 영화의 성공은 디즈니플러스의 독점 콘텐츠로 연결되어 신규 구독자를 끌어들이는 동시에, 기존 구독자를 유지하는 데 이바지했습니다. 예를 들어 〈완다비전〉과 같은 MCU 시리즈는 영화와 스트리밍 서비스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플라이휠 효과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드라마 및 영화가 큰 흥행에는 실패하면서 이 플라이휠이 멈췄죠.
디즈니플러스는 OTT 업계의 금수저입니다. 여타 업체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깔나게 만들거나, 기존 콘텐츠를 비싸게 사와야 할 때 디즈니는 갖고 있는 구작들은 전설의 레전드급이었고 신작 역시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유명 콘텐츠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금수저였음에도 성적은 시원찮았습니다. 밥 아이거가 돌아오고 나서야 1인분에 가까운 서비스가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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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추격하고자 했던 넷플릭스는 "이제 더 이상 구독자 수 공개는 의미가 없다"라면서 매 어닝마다 매출을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구독자수로는 압도적인 격차를 갖고 있단 방증이겠죠. 동시에 WWE를 비롯한 여러 스포츠를 생중계하면서 유튜브와 TV 화면에서 스크린 타임을 두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전통 TV 케이블도 갖고 있고, 역사적 IP를 갖고 있던 디즈니플러스는 경쟁자 취급도 못 받고 있죠. 하지만, 오래 살아남았단 것은 그만큼 강하다는 뜻입니다. 지난 몇 년이 숨 고르기였다면, MCU를 비롯한 콘텐츠를 곧 레버리지 삼아서 디즈니플러스가 다시금 추격할 수 있는 2025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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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구현모>의 코멘트
디즈니 플러스 최고의 작품은 단언컨대 이 시리즈입니다. 추리부터 코미디 그리고 드라마까지 조합이 완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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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나나 • 오리진 • 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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