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트럼프, 그리고 통합?
찬비 "벌써 언제 새해였냐는 느낌인데... 구정 때 다시 새로운 시작 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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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찬비입니다.
매년 연말이 되면 각종 매체에서 다음 해에 일어날 일에 대한 예측과 전망을 모아 발행합니다. 마치 신년운세를 보러 가는 마음으로 흥미롭게 읽곤 하는데, 읽다보니 어느 정도 패턴이 보이더라고요. 오늘은 해외와 국내의 테크-미디어 관련 예측을 모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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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5년도 AI다 2. 트럼프가 불러올 혼란의 바람 3. 미디어는 손에 손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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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는 생성형 AI가 단순히 최신 기술을 넘어서서 일상생활에도 활용되기 시작한 해였어요. 챗GPT가 챗봇형 생성형 AI의 대명사로 쓰이며 인지도가 높아졌고, 제 주변에도 챗GPT 없이는 못 산다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진짜인진 알 수 없지만 지난달 챗GPT 서버 접속 불량의 원인이 ‘미국 고등학생·대학생 연말 과제’ 때문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돌기도 했고요. AI에 대한 주목도는 2025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픈AI와 엔비디아는 더 잘나갈 것이다. (스콧 갤러웨이, No Mercy No Malice)
AI 생태계는 현재 아래와 같이 세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 인프라: AWS, 구글 클라우드, 엔비디아 등
- AI 모델: 앤트로픽, 구글 제미나이, 오픈AI 등
- 적용 서비스: 듀오링고, 넷플릭스, 테슬라 등
이중 챗GPT는 모든 LLM 프리미엄 구독의 56%를 차지하고 있고, 전체 AI 연구에서 사용되는 칩의 91.8%가 엔비디아의 칩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콧 갤러웨이는 아직 초기라고 할 수 있는 이 흐름에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이기에 2025년에도 여전히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AI 에이전트와 이야기하는 것이 보편화될 것이다. (케이트 크로포드, 와이어드)
지난해, 클로드와 함께 AI 에이전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었는데요, 그 흐름이 이제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생성형 AI가 그저 프롬프트에 따라 문서나 이미지, 영상을 만드는 데에 그쳤다면 이제는 직접 웹 서핑을 하고, 예약이나 주문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오픈AI와 구글, MS 등 굵직한 기업들이 모두 올해 AI 에이전트 신모델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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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포트는 단순히 AI 에이전트를 사람들이 많이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사람들을 미묘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이야기해요. 기존에는 서드파티 쿠키 등의 장치를 통해서 사람들의 생각을 유도해야 했다면, AI 에이전트를 통한다면 그 이상의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주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요. 내년의 우리는 AI를 마주하며 어떤 것을 우려하고 있을까요?
AI는 계속해서 발전하겠지만, 엄청난 도약을 보여주진 못할 것이다. (케이시 뉴튼, 플랫포머)
기존에는 모델의 크기를 키우면서 그 성능을 빠르게 높일 수 있었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한계에 부딪쳤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비용을 투입하는 것에 비해서 결과가 덜 나오고 있는 것이죠. 아무래도 단순히 모델을 키우는 것 이상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여요. 케이시 뉴튼은 '어쩌면 기술의 발전보다는 기술이 적용되는 서비스의 발전에 힘을 쏟아야 할 시기인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2024년에는 AI 연구팀이 주목 받았다면 2025년의 주인공은 AI 프로덕트팀이 될 것이라고요.
물론, 오픈AI가 지난달 공개한 추론형 모델 o3가 가장 까다로운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고 발표하긴 했습니다. 추론형 모델은 기존 모델 학습법과는 달리 즉각 답을 내기보다는 질문에 담긴 정보를 분석해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도록 ‘사고 과정’을 거치도록 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해요. 이렇듯 모델 성능을 높이기 위해 기업들은 창의적인 방식을 고안해 내야 할 것이라고 뉴튼은 예측합니다.
AI 인프라에 대한 과도한 지출로 빅테크는 흔들릴 것이다. (루치르 샤르마, 파이낸셜 타임스/파도)
챗GPT가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긴 했지만, 많이 사용하는 일부가 있을 뿐 모든 사람이 이용할 만큼 대중적인 서비스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빅테크는 AI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어요.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테슬라를 합치면 올해 AI에 약 2800억 달러(364조 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어요.
루치르 샤르마는 데이터 센터와 기타 AI 인프라에 대한 과도한 지출로 빅테크 기업들이 궤도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이 전망을 비껴가기 위해서는 뉴튼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AI가 적용되는 매력적인 서비스들이 나와줘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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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재당선은 이렇게 하나의 꼭지로 다룰 만큼 아주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어요. 트럼프가 내세운 정책은 명확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높은 관세를 통해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하는 것. 거기에 더해 기존 공화당이 내세운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나 국경 보호, 감세 정책 등의 영향도 상당할 것이고요.
벌써 빅테크 기업들은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 달러씩 기부하고, 트럼프의 기조에 맞추어 회사 정책을 변경하는 등의 모습을 보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저택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대표들이 줄을 지어 방문했다고 해요.
특히 메타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졌는데요. CEO 마크 저커버그는 플랫폼에 허위 정보가 무분별하게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오랜 시간 있었던 팩트체킹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한 고용, 훈련, 공급업체 선정 등에 적용해 왔던 회사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종료했어요. “표현의 자유”와 DEI 정책 폐지는 모두 공화당에서 소리 높여 주장해 왔던 아젠다이기에 이러한 변화는 모두 트럼프의 눈에 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틱톡은 미국에서 금지될 것이다.
지난 4월에 상원에서 통과된 틱톡 금지법은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1월 19일부터 틱톡을 매각해야만 계속 운영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바이트댄스는 미국 회사에 매각할 의사가 없다고 하고, 비록 트럼프 당선인이 틱톡 금지법 발효를 자신의 당선 이후로 미뤄달라는 의견서를 냈지만, 트럼프의 의견대로 미뤄질 것 같진 않습니다. 1월 19일이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빨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전망일 것 같네요.
파죽지세처럼 성장하던 틱톡이지만 미국에서 금지된 이후에도 비슷한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십대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플랫폼인 틱톡, 틱톡이 사라지면 인스타그램의 릴스와 유튜브의 숏츠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까요?
암호화폐 업계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리드 앨버고티, 세마포)
트럼프 정권은 바이든 정권보다는 암호화폐에 좀 더 친화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의 핵심 인사 대부분이 암호화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고, 그중 한 명이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기 때문에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정책이 예상된다는 평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세마포의 리드 앨버고티는 암호화폐 관련 법안이나 규제 지침이 생기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들보다는 실제로 사업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설립하는 차세대 블록체인/암호화폐 스타트업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인수합병이 더 활발해질 것이다. (스콧 갤러웨이, NYU 교수)
바이든 정권하에서는 연방거래위원회를 이끌었던 리나 칸의 영향으로 반독점의 기조가 강했고, 많은 기업의 거래가 반독점법을 위반하고 있진 않은지 검토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트럼프 정권은 항상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들이 있긴 했지만, 바이든 정권보다는 훨씬 더 친기업적일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기업들이 더 활발하게 M&A를 시도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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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미디어를 살펴보겠습니다. 위에서는 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영향을 살펴봤는데요, 미디어는 국내외 모두 통합과 협업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미디어 업계는 크게 재편될 것이다. (앤드류 로스 소킨, 딜북)
트럼프 정권으로 바뀌면서 인수합병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위에서도 언급했는데요, 미디어 섹터 역시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여요. 작년 11월, 컴캐스트는 케이블 사업을 분사하겠다고 발표했고,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역시 분사까진 아니지만 거래가 가능하도록 케이블 사업을 분리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다른 회사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피보탈 리서치 그룹의 제프 월로다르작은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전통 미디어에서는 점점 더 통합을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것이 ‘전통 미디어라는 얼음이 녹는 속도를 늦추면서도 성공적으로 전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유일한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티빙-웨이브 합병, 올해에는 가능할까?
지난 12월 티빙과 웨이브의 대주주인 CJENM과 SK스퀘어가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는데요, 이를 시작으로 지지부진했던 티빙과 웨이브 합병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티빙의 주요 주주인 KT의 결정은 아직이지만, 이미 주주총회 의결에 필요한 지분이 확보되어 있어 영향을 주긴 어렵다고 해요.
어거스트에서도 티빙 웨이브 합병을 다루었던 적이 있는데요, 놀랍게도 그 레터 발행이 2023년 12월이더라고요. 벌써 2025년인데… 올해는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요?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으로 2위인 티빙과 4위인 웨이브가 합병하면 넷플릭스와 대항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가 될 수 있다는 예상과, 티빙과 웨이브를 함께 구독하면 구독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이용자로서의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게 됩니다.
경계를 넘어 손잡는 OTT와 방송사
국내에서는 OTT와 방송사가 모두 살아남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MBC에서 주말 밤 시간대에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무빙》이 방영되었습니다. 지상파가 OTT에 콘텐츠를 제공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처음으로 글로벌 OTT의 작품이 지상파에 방영된 것입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미 공개된 지 2년이 넘은 기존 IP를 활용해 《무빙2》를 보기 위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고, MBC는 인기 있었던 작품을 공개할 수 있으니 윈윈인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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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넷플릭스도 제휴를 맺었습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는 넷플릭스를 광고요금제 티어로 추가 비용 없이 볼 수 있게 되었어요. 또한 티빙 역시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Apple TV+ 브랜드관’을 통해서 애플TV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했고요. 넷플릭스는 SBS와도 콘텐츠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해, 앞으로 6년간 신작들을 넷플릭스에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세 가지 사례는 모두 글로벌 OTT와 국내 기업 간의 파트너십으로, 모두 생존을 위해서 자사 멤버십을 차별화하고 국내 유저들을 확실하게 붙잡아두려는 일환으로 보입니다. 콘텐츠를 독점해 구독을 유도해 왔던 과거와는 달리 앞으로는 생존을 위한 다양한 협업 시도가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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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5년 전망을 크게 AI, 트럼프, 미디어 이렇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어떤 걸 눈여겨보아야 할지 생각이 들면서 2025년에 대한 기대가 좀 생기게 되더라고요. 부디 국내 상황이 금방 안정되어 희망찬 연초를 보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레터를 마무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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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찬비>의 코멘트
여러분, 새해 목표 세우셨나요? 작년에는 새해 목표를 따로 세우지 않고 어물쩍 넘어갔었는데, 올해는 이 영상을 보고 동력을 얻어 좀 다시 제대로 세우게 되었어요.
유튜버 돌돌콩은 올해 목표로 원서 100권을 읽으려면 시간당 읽는 페이지 수를 계산했을 때 하루에 5시간씩 읽어야 가능했다고 해요. 그래서 실제로 일주일간 하루에 5시간 읽기를 시도하는 브이로그입니다. 이렇게 말로만 들었을 땐 말도 안 된다 싶긴 한데, 원하는 목표를 수립하고 실제로 해내기 위해 준비해 착착 실행에 옮기는 이의 성실함을 눈으로 보니까 나도 무언가 이렇게 해보고 싶다는 동기 부여가 되더라고요. 아직 새해에 무얼 할지 고민 중이신 분들께, 또 새해를 시작하는 동력을 받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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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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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나나 • 오리진 • 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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