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가진 뫼비우스의 띠
구현모 "T1 사우디 월드컵 우승해서 좋고 그 기운으로 전 로또 1등 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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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현모입니다.
여러분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꿈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가끔 평행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또 다른 나를 상상하곤 하는데요. 어쩌면 그 상상은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이루고 싶은 이상향일지도 모릅니다. '평행 세계의 나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부유하면서도,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평온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몰라' 같은 거죠.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도 자신들이 꿈꾸는 이상향이 있고, 그 이상향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구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오늘은 유튜브의 커머스 도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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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손잡지 않을래?
2. 모든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로 이어집.... 과연?
3. 프리미엄 & TV와 공존할 수 있으니까요
4. 그래서 이번 협업의 승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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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발표한 유튜브의 시도는 '커머스'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실 유튜브가 자사 생태계를 커머스로 확장하려고 했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유튜브는 22년 말부터 커머스의 문을 두드려왔거든요. 가장 처음 시도했던 것은 바로 상품 피드 연동입니다. 하기 캡쳐와 같이 자신들이 운영하는 쇼핑몰의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방식입니다. 자신들의 상품을 별도로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들 입장에서는 밑져야 본전이기에 다들 이 기능을 사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이 역시 즉각적인 구매 전환이 되기에는 단순 표시 광고라는 한계가 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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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기 정말 크게 각광받았던 라이브 커머스에 군침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라이브 커머스는 중국이 크게 성공한 예가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왕홍(网红)'이라 불리는 인플루언서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수십 억의 매출을 기록하는 걸 보니, 유튜브에서도 안 해볼 이유가 없던 거죠. 기존 홈쇼핑을 빨아들이는 장점도 있으니 시도해 봤습니다. 유튜브는 지난 2023년 6월에 라이브 커머스를 실험적으로 도입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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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유튜브를 비롯해 11번가 등이 보도자료를 열심히 뿌렸지만, 막상 이게 진짜 돈이 됐다는 후속 기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유명 크리에이터들도 자체 라이브 커머스를 하기보다는 기존 홈쇼핑 플랫폼 (TV 및 모바일)에 지속 출연하는 등 커머스 지형은 여전했습니다. 유튜브를 통한 커머스로 돈을 버는 경우는 있지만 (공동 구매 등) 라이브 커머스가 주된 형태로 자리 잡기는 어려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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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커머스를 할 때마다 항상 삐딱한 시선이 있었습니다. 시청 플랫폼과 구매 플랫폼이 공존이 가능하냐, 그게 가능했으면 진즉에 TV에서 잘 구현되지 않았겠느냐 (역설적으로 홈쇼핑이 구분되어 존재하는 이유 자체가 한 채널에서 시청과 구매가 공존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니냐), 지역마다 있는 로컬 커머스 플랫폼 대비 장점이 무엇이냐는 등의 시선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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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로 이어 집.....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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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보다는 '왜' 하느냐입니다. 유튜브가 계속 커머스 연계에 힘쓰는 이유는 틱톡과의 전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틱톡은 현재 미국과 동남아 등에서 이미 틱톡 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자사 틱톡 계정을 운영하면서 자신만의 샵을 틱톡 내부에서 운영할 수 있고, 크리에이터가 특정 상품을 소재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틱톡 안에 별도의 'Shop' 탭이 생겨서 그 안에서 쇼핑할 수도 있죠. 24년 7월 기준 벌써 수백 만 명의 사용자가 이 기능을 통해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틱톡은 2024년 한 해 총 175억 달러의 거래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틱톡이라는 성공 사례가 있는 만큼, 유튜브도 충분히 복사 붙여넣기 그리고 업그레이드를 해볼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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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크리에이터 (혹은 인플루언서) 생태계의 지위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현재 크리에이터들은 단 하나의 플랫폼에만 종속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 인스타, 틱톡을 모두 운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주가 되는 곳은 아직 유튜브입니다. 예전에 비해 광고 수익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확실하고 아직 광고주들도 유튜브 브랜디드 콘텐츠를 희망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지위는 흔들릴 수 있습니다. 과거엔 유튜브가 크리에이터가 돈 벌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돈 벌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으로 바뀌었습니다. 광고 수익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조회 수당 10원 내지 20원의 수익을 자랑하던 시기를 지나 이젠 조회 수당 1원 그리고 그 이하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코로나 시기 여러 사람들이 퇴사하고 유튜버로 전직을 꿈꿨지만, 성공한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유튜브는 웃었지만 크리에이터는 울었습니다. 유튜브의 지위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됐고, 더 많고 다양한 콘텐츠가 플랫폼 안에 적재됐습니다. 반면 크리에이터에게는 광고 수익만으로 지속할 수 없는 시기가 됐기에, 유튜브는 돈 벌고 먹고살게 해주는 유일신에서 나 돈 벌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 정도로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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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면, "진짜 크리에이터들은 조회수 수익이 아니라 브랜디드로 먹고 사는데?"라고 반문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 브랜디드 역시, '검증된' 소수에게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침착맨, 잇섭, 나영석 등 광고 진행 사례가 많고 부정적인 이슈가 없는 대형 크리에이터들에게만 광고 의뢰가 몰립니다. 아직 훌륭한 평판을 쌓지 못한 소형 크리에이터와 브랜디드 콘텐츠 등 광고 적합성이 낮은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 이외의 세계를 꿈꾸기 마련입니다. 성인용품, 속옷, 전자담배 등은 노란 딱지 때문에 광고로 풀기는 어렵지만 커머스 연계 방법론으론 풀어볼 수 있겠죠.
유튜브 입장에서 낮아지는 유튜브 조회수 수익은 어쩔 수 없지만, 다른 길은 제시해 볼 수 있습니다. 그게 과거 발표한 상품 노출, 라이브 커머스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커머스 전략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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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튜브는 프리미엄을 꾸준히 키우고 있습니다. 유튜브 뮤직과 함께 제공되는 유튜브 프리미엄은 벌써 1억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심지어 낮은 가격으로 확보한 초기 고객들의 요금을 점차 높이고 있기에 수익성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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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자체 매출을 증대시키고 광고 없는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상업적 활동이 가능한 경로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커머스를 열어줌으로써, 크리에이터들에게 유튜브 플랫폼을 떠나지 말고, 화내지 말고, 우리는 당신들과 공존을 추구하기에 믿어달라고 설득해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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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도 한 축입니다. 이미 우리는 스마트TV 혹은 IPTV 기능을 통해 유튜브를 보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OTT 생태계에서 넷플릭스와 유튜브 TV만 살아남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만약 시청자들이 TV에서 콘텐츠를 보고, 거기에 나온 상품을 구매하는 습관이 형성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TV에서 시청과 구매가 동시에 이뤄지는 쇼퍼블 비디오(Shoppable Video)라는 개념은 많이 나왔지만, 어쩌면 유튜브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더 많은 대형 콘텐츠 사업자들이 유튜브 TV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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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유튜브가 한국에서 내놓은 대답은 크게 2가지입니다. 우선 첫 번째는 쿠팡과의 협업입니다. 이미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기능을 사용하고 있기에 독자분들도 아실 거로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터가 콘텐츠에 쿠팡 상품을 태그하면, 시청 중에 해당 링크가 화면 좌측 하단에 작게 표시됩니다. 그 버튼을 누르면 해당 쿠팡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매출이 발생하면 일정 비율을 크리에이터가 나눠 갖는 기존 파트너스 모델의 진화 버전입니다.
카페24와 협업은 약간 다릅니다. 이미 쿠팡에 올라와 판매되고 있는 상품을 링크하는 게 쿠팡 모델이라면, 카페24 모델은 크리에이터들이 자체 쇼핑몰을 손쉽게 구축하고 이를 유튜브 채널과 간단하게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이기 때문에 구축부터 운영까지 모두 유튜브 채널과 연동이 정말 손쉽습니다. 별도의 디자인 작업도 필요 없고 구독자를 위한 비공개 특가도 운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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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하면, 쿠팡과 협업은 기존 파트너스 모델이며 카페24는 기존 카페24를 통한 자사 몰 운영 형태를 유튜브에 최적화시킨 방식입니다.
크리에이터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집니다. 자신만의 브랜드가 아직 없고, 다양한 상품을 광고하고 싶은 입장이라면 쿠팡 협업 형태가 용이합니다. 링크만 연계해 두면 되니까요. 반면에 자신의 브랜드가 있고, 공동구매 등을 진행하고 싶다면 후자가 적합합니다. 독립된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고,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특가 상품도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쿠팡은 이미 정착된 커머스 플랫폼이며 카페24는 쇼핑몰 구축을 도와주는 솔루션입니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선 궁극적으로 후자로 귀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많은 크리에이터가 유튜브로 자신을 PR하거나 마케팅하여 다른 곳에서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즉, 최고의 프리랜서 혹은 브랜드 홍보 플랫폼이 된 거죠. 그렇기에 자신만의 쇼핑몰과 브랜드에 대한 니즈는 높을 수밖에 없으며, 모든 운영 권한이 나에게 있지 않는 쿠팡에 정착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쿠팡이 용이합니다. 배송도 보장되고, 교환 및 반품도 쉬우니까요. 하지만 크리에이터 입장에선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쿠팡은 내가 링크한 제품 이외에 다른 제품을 검색하고 비교하기 용이하단 점입니다. 쿠팡은 자체적인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이기에 크리에이터 링크로 들어와서 정작 다른 상품을 살 수도 있는 겁니다. 자신들에게 맞는 상품을 만들고 타 브랜드와 비교를 거부하고 즉각적인 구매를 유도한다면 결국 카페24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쿠팡 로켓이 아닌 일반 CJ대한통운 택배 등도 충분히 빠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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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유튜브의 패권이 아주 오래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마불사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만은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자신들의 생태계가 어떻게 해야 더 커지고, 더 오래 갈 수 있을지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협업이 생태계를 어떻게 더 넓힐 수 있는지, 크리에이터들이 어떤 행동을 보일지 지켜보면 다음 방향성도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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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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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나나 • 오리진 • 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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