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에서 뭘 보시나요
오리진 "10월 마라톤 신청을 했습니다.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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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오리진입니다.
지난번 레터에서 영화관의 변화를 다루면서, TV에 대한 걱정으로 마무리 지었는데요. 이번 레터에서는 TV는 플랫폼으로서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한번 돌아보고자 합니다.
채널 고정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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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V는 저물고 있나
2. 일단 모아봐, OTT
3. 홈 스윗 홈, 그리고 A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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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여러분, TV 보고 계신가요? 저는 안 본 지 꽤 됐습니다. TV가 고장 났는데 아직 새로 사지 않았거든요. TV의 부재에 대해 복합적인 감정이 들더군요. '없어도 되겠는데?'라는 생각과 TV가 없어지니 거실에 모여 이야기할 시간이 줄어들어 씁쓸한 마음이 공존했습니다. 동시에, 제가 혼자 사는 사람이었다면 정말로 필요 없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예전에는 TV 앞에 온 가족이 모여 앉아 하하호호 시청하던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남편들의 귀가 시계'라고 불리었던 《모래시계》와 같이 50% 이상의 시청률을 자랑하던 국민 드라마도 있었죠. 모두 방영 회차를 보기 위해 바쁘게 집으로 돌아갔고, 다음날 만나면 어제의 내용으로 이야기꽃을 피우곤 했죠.
요즈음은 어떤가요? 다들 아시다시피 이런 행태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각자 다른 콘텐츠를 각각의 기기를 통해 보고 있죠. 이걸 쓰는 지금도 저희 어머니는 유튜브로 강의 영상을 보고 계시고 저는 유튜브로 '핑계고'를 틀어놓은 상태입니다. 일방향적으로 방영되는 콘텐츠를 모두 같이 시청하고 공통의 시청 경험이 생기는 것은 이제 해당하지 않습니다. 잘게 쪼개어진 각각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수많은 관심사 그룹이 있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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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두가 아는 대사가 요즘은 없네요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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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생활 양상의 변화와 OTT로 인해 도래했습니다.
먼저 우리의 생활 방식 자체가 대가족의 시대는 끝나고, 1인 가구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직업이 서울에 집중되면서 출퇴근 시간도 길어졌고요.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서울의 비싼 집값 때문에 원룸 살면서 TV 살 여유가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절대적으로 TV를 보는 시간 자체가 줄어든 겁니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콘텐츠를 일방향적으로 받아보는 실시간 방송이 유일했던 예전과 달리,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었고 OTT가 발전하면서 그러한 콘텐츠의 유형도 다양해졌습니다. 방송국에서 기획, 제작하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만들어 올리는 콘텐츠가 많아졌고 해외 OTT로 인해 해외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도 높아졌고요.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OTT에서 스튜디오 단위로 투자하고 한국향 콘텐츠를 만들면서 방송사에 가는 대본이나 광고비도 줄어들었습니다. 그 결과 방송사에서 투자할 수 있는 자본의 규모가 줄어들었죠. OTT에서 광고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한 것도 이러한 추세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광고 매출의 하락, 콘텐츠 투자 규모의 축소, 콘텐츠 경쟁에 밀리며 시청자가 줄고, 그에 따라 광고 매출의 하락이 지속되는 악순환입니다. 방송사 뿐만의 일이 아닙니다. 방송사의 하락은 실시간 방송을 주 무기로 삼아 고객을 유치하는 유료방송사의 하락으로도 이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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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모든 이야기는 지난 몇 년간 많이 말하고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이제 와서 다시 되짚어보는 것은 이번 올림픽 시청률을 보고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아서이기도 해요.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 시청률이 지상파 3사 총합 3%, 역대 최저를 기록했거든요.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시청률은 17%, 2016 리우데자네이루는 20%였습니다) 올림픽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떨어졌다, 시차 때문에 그렇다, 혹은 유명 종목이 포함되지 않아서이다 등 여러 이유가 언급되었습니다만 온라인 중계를 진행한 웨이브는 트래픽 최다를 기록하고 SOOP (구 아프리카)는 새벽에도 45만 명이 동시 접속하는 대박을 이루었다고도 합니다. 결국 주목할 만한 것은 집 나간 시청자를 돌아오게 한다던 올림픽 특수마저도 이제 TV에서 기대해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TV를 보는 주요인에는 기기적 특성인 '큰 스크린', 그리고 콘텐츠로는 '실시간 방송'이 있습니다. 실시간 방송에서 실시간성을 가장 크게 띠면서 집객 효과가 있는 콘텐츠는 스포츠입니다. 다만 이러한 스포츠 콘텐츠조차 지난 레터에서 다루었듯이 OTT 간 경쟁 속에서 잘게 쪼개어지는 형국입니다. 휘청이고 있는 방송사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계권료를 감당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구요. 올림픽, 월드컵 등은 '보편적 시청권'의 비호 아래 지상파 등 방송사가 중계권을 확보해왔지만 시청률이 이번과 같이 하락세를 보인다면 앞으로도 계속 중계가 가능할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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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위상은 점점 저물고, 관련 산업은 위기입니다. 방송사는 물론이고, 홈쇼핑 사업자, 케이블 TV 사업자, IPTV 사업자, TV 제조사 모두 'TV'와 함께 휘청이고 있죠.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TV 플랫폼'은 변화해 가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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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OTT 통합 제공이 '기본값'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 TV 방송 안 보는 거 알겠어. OTT 보는 거 알겠으니까 일단 가지 말아봐. 한곳에 모아줄 테니까 우리를 통해서 봐" 의 느낌으로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제휴를 통해 넷플릭스, 유튜브, 쿠팡플레이, 티빙 등의 OTT를 자사 플랫폼 내에 미리 다운받아놓아 고객이 자사 플랫폼을 이탈하지 않고 OTT를 즐길 수 있게 해놓는 것인데요. 단순 OTT를 이용할 수 있는 창구를 뚫어놓는 것을 넘어서, 보고 싶은 콘텐츠가 어느 OTT에서 제공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통합 검색 기능, OTT 통합 인기 콘텐츠, 최근 시청 OTT 콘텐츠와 같이 OTT 콘텐츠에 대한 큐레이션까지 제공합니다.
유료방송사 중에서는 LG U+가 2018년에 처음으로 넷플릭스를 독점 제공하면서 이러한 변화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당시 방송협회에서는 미디어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면서 반대하기도 했고 넷플릭스와 유플러스가 9:1의 불공정 계약을 했다는 얘기도 돌았지만, 올해 2024년 5월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결국 3사 전부 OTT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유료방송사 입장에서는 자사 IPTV 서비스로 판매하던 VOD의 매출은 하락하겠지만, 가입자를 유지하여 TV+인터넷 매출 하락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OTT 요금제를 출시하여 추가 매출 (OTT 사업자로부터의 수수료 매출 등)을 노려볼 수도 있을 거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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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와 같은 제조사가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 진입하면서, 제공되는 콘텐츠와 서비스의 범위가 확장되기도 합니다. 먼저 왜 제조사가 플랫폼까지 눈을 돌리냐 하면, TV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는 와중에 추가 매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 내 광고판'이라는 말도 있는 만큼,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콘텐츠 기반의 광고 매출을 얻을 수 있거든요. 플랫폼을 레버리지 삼아 기기 판매를 촉진할 수도 있고요.
TV 제조사는 스마트 TV를 통해 앞서 말씀드렸던 OTT 통합 제공뿐만 아니라 'FAST' (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FAST 채널은 TV의 실시간 채널에 대응하는 개념입니다. 제조사는 유료방송사가 아니기 때문에 실시간 채널을 송출하지 못하지만, 대신 드라마, 예능, 방송 등을 실시간처럼 편성하여 스트리밍해 줄 수 있습니다. 실시간 채널 번호를 가진 실시간 방송은 아닙니다. (뉴스에 한해 실제 실시간 채널을 스트리밍해 주기도 하긴 합니다) '실시간 방송은 아닌데, 우리는 콘텐츠를 실시간처럼 틀어줄게. 심지어 무료야'와 같이 이해하시면 됩니다.
또한 IPTV 등과 비교했을 때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의 수가 적다 보니 VOD가 아닌 다양한 서비스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스토어를 통해 앱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체 앱을 통해 특화 기능을 제공합니다. 삼성 TV는 '삼성 헬스' 앱을 통해 홈 피트니스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테크 기업과 제휴하여 비대면 진료 서비스, 뿐만 아니라 암 환자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등 헬스케어에 집중하고 있어요. 이는 LG도 마찬가집니다. 스마트 TV에 올릴 수 있는 게임 개발 공모전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헬스, 게임, 음악, 추가 기타 앱 등.... 굳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지 않더라도, TV를 사용할 추가 요인을 만들고 있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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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관계자가 원격 진료를 체험해 보는 모습 ©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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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이 주된 제공 경험일 때의 TV는 볼 만한 것이 없을 때는 틀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단 요즈음의 TV 플랫폼은 기존 VOD, 실시간 채널에서 나아가 OTT 통합, FAST 채널 등 볼 만한 콘텐츠를 모아주고, 설령 볼 만한 것이 없더라도 TV를 켜도록 서비스를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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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요? 저는 구글 TV 스트리머 (4K)라는 스트리밍 기기*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최근 발표되었고, 아직 출시는 안 되었는데요. (9월 24일 출시, 판매될 예정입니다) 이 기기를 왜 인상 깊게 보았냐면 전 세대 기기인 '크롬캐스트'를 단종시키고 나오는 기기거든요. 이 시점에, 무엇을 바라고 새로운 TV 기기를 냈을까? 라는 겁니다. 구글 스트리밍 기기가 변화하는 흐름을 살펴보고, 구글이 생각하는 Next TV가 무엇일지 가늠해 보고자 합니다.
*스트리밍 기기 : 스마트 TV가 아닌 구형 TV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연결하면 스마트 TV와 같이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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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캐스트 with Google TV © 구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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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2013년부터 크롬캐스트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USB 형태로 출시되었고, 이후 위의 좌측 사진과 같이 달랑달랑하는 동글(Dongle) 형태로 고정되었는데요. 이 당시에는 핸드폰에서 보는 콘텐츠를 TV로 더 크게 볼 수 있도록 미러링하는 기기였어요.
우측은 2020년에 나온 크롬캐스트 with Google TV 기기입니다. 기존 미러링 기기였던 크롬캐스트와 달리, 2020년에 나온 기기는 사실 반 셋톱박스와 같습니다. 리모컨도 같이 나왔어요. 이때부터 플랫폼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구글은 '구글 TV'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합니다. OTT를 한데 모아줄 뿐만 아니라, 통합 검색이나 'For You'를 통해 OTT 통합 추천을 제공하기도 하고, Live를 통해 앞서 언급했던 FAST 채널을 800여 개 서비스하기 시작했죠. Apps를 통해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을 수도 있고요. 이미 이 시점에 앞에서 언급한 변화는 모두 찾아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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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캐스트 with Google TV 인터페이스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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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은 2024년 발표된 구글 TV 스트리머입니다. 다음 세대 구글 TV 플랫폼을 책임질 이 스트리머는 기존 크롬캐스트 with Google TV의 기능을 모두 계승하지만 두 가지 요소가 눈에 띕니다.
첫 번째는 '스마트 홈' 기능의 강화입니다. 구글 TV 스트리머는 호환되는 기기의 범위를 확대하여 연동성을 대폭 높였으며, TV에서도 구글 홈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IoT(Internet of Things, 사물 인터넷) 붐은 이전부터 불어왔지만 진정한 '스마트 홈'을 이루는데 호환성 문제가 큰 장애물로 작용해 왔습니다. 여러 제조사의 기기가 서로 다른 통신 프로토콜을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호환되지 않았고, 고객들이 조명, 스위치, 홈캠 등 기기를 각각 다른 앱으로 설정하고 사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스마트 홈이 활성화되는데 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매터(Matter)는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여러 기업이 모여 제정한 글로벌 스마트홈 표준으로, 서로 다른 브랜드나 프로토콜의 제약 없이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합니다. 구글 TV 스트리머는 매터 표준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Wifi나 이더넷 네트워크 외로 쓰레드 네트워크(Thread Network, IP기반 네트워크의 한 종류)에서 동작하는 홈 기기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했어요.
기존 크롬캐스트 with Google TV에서는 '음성'으로만 TV에서 제한적으로 스마트홈 제어를 할 수 있었다면, 이번 구글 TV 스트리머는 구글 홈을 TV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하여 TV에서 구글 홈 화면을 통해 연결된 기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리모컨을 통해 TV를 보면서 조명이나 온도를 빠르게 조절하거나, 카메라 화면을 확인하고,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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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TV 스트리머 구글 홈 패널 화면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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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AI의 활용입니다.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인 Gemini를 탑재하여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검색을 지원하고 (예를 들어, '방학 느낌 나는 영화 추천해 줘'라고 발화하면 추천해 주는 식이에요), VOD 상세 화면에서는 '줄거리 요약'과 웹상에서의 콘텐츠 반응을 요약하여 '리뷰 요약'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에요. 그뿐만 아니라, 대기 화면 모드에서 원하는 이미지를 직접 생성하여 화면 보호기 사진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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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TV 스트리머 VOD 상세 화면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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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TV 스트리머 음성 검색 결과 화면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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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홈에서는 Gemini를 통합하여 여러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Help Me Create' 이라는 기능을 통해 귀찮고 번거로운 자동화 설정을 쉽게 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잔잔한 모드' 라는 설정에 대해 고객이 조명을 50%로 설정하고, 커튼을 내리고, 온도를 따뜻하게 하고, 잔잔한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하나하나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평온한 분위기에 따뜻하게 영화를 보고 싶어'라고 말로 하면 구글 홈이 알아서 자동화 루틴을 만들어서 제안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나중에 '잔잔한 모드'라고 말하거나 선택하면 자동으로 집안의 기기가 설정대로 움직이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구글 Nest 홈캠은 영상의 인물을 인식해서 영상에 대한 설명을 자막으로 달고, 인식된 자막을 기반으로 영상에 대한 통합 검색을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엄마가 언제 왔다 갔어?"라고 물어보면 "오후 6시에 왔다가 6시 반에 나갔습니다"라고 대답해 줄 수 있는 것이죠.
AI 음성 질의를 통해 이러한 경험을 TV에서 통합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화 프로세스를 음성을 통해 편하게 시작하고, 영상 내용이나 온도 등 기기별로 질의하거나 '아이들이 집에 오면 조명을 켜고 TV에 메시지를 띄워줘'와 같이 통합된 경험을 줄 수 있도록 조작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질의나 명령에 대한 결과도 TV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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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캐스트, 크롬캐스트 with Google TV, 그리고 구글 TV 스트리머로의 변화의 흐름을 보면, '더 큰 화면으로서의 TV' →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서의 TV' → 다양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홈 허브로서의 TV'로 거듭나는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VOD, 채널, OTT 통합 기능, 앱(헬스케어, 게임 등 부가적 서비스), 홈 기능 등 많아지는 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해 AI를 활용하여 통합된, 자연스러운 하나의 경험을 제공하고요.
구글의 사례로 봤지만, 제조사도 마찬가지로 스마트홈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이러한 허브로서 거듭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스마트홈 기능을 넣는다는 것이 아니라 AI로 기기 간, 서비스 간 통합 경험을 자연스럽게 녹여 보여주는 것입니다. 마치, 예전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말이죠.
구글 TV 스트리머를 통해 TV의 역할이 '시청'에서 '허브'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예상해 봅니다. 일방향적으로 방영되던 실시간을 시청하던 것에서 진화하여, 이제 TV가 나를 알아주고 나에게 맞는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해 주며 환경도 조성해 주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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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방송사와 유료방송사업자가 얼마나 유리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방송사는 '실시간' 방송의 이전 위상을 메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고, 유료방송사업자는 플랫폼 주도권의 싸움에서 승리하여야 하니까요. 실시간의 중요성이 떨어진다면 유료로 TV 요금제에 가입할 필요가 없는데, 인터넷만 연결되면 되는 스마트 TV에 언제까지고 유리한 위치를 가져갈지는 모를 일입니다. 구글과 같이 '허브' 기능을 하는 앱과 그 위에 가동되는 AI를 가지고 있는 해외 빅테크 사업자에게도 우위가 밀릴 수 있는 위험이 크고요.
TV 플랫폼에 관련하여 겉핥기식으로 다루었는데, 여기에 자세히 쓰지 않았더라도 TV 시장의 모든 사업자가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세상이 변하고 있어요. 과연 10년 후의 TV는 어떤 모습일 것이며, 어떤 사업자가 살아남았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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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어거스트를 구독해야 하는 이유, 어거스트의 매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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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없이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 것 같아요. 이번 주는 어떤 주제에 대해 써야 한다든지, 어떤 에디터는 어떤 분야만 써야 한다든지 정해진 것 없이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읽는 입장에서도 특별히 '공부해야지' 혹은 '트렌드를 놓치면 안 돼' 라는 부담 없이 반려 레터처럼, 일일 웹툰 보듯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도 있구나~하고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주 화/목, 한번 가벼운 생각거리를 던져보는 레터, 이 느낌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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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레터 오콘추에서 요즘 꽤 현타 온다는 말을 했는데요. 그 후 어느 날 퇴근하는 길에 유튜버 긴벌레 님의 '고도비만 720시간 턱걸이 변화 과정 1편' 영상을 보고 갑자기 불현듯 '멋지다! 나도 이렇게 살기 싫어! 나도 도전한다!'라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이후로 매일 1만 보 걷기 챌린지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 달 정도 되었군요.
1만 보 정도는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일상생활 중에 달성되는 사람도 많겠지만 저는 아니었기 때문에 꽤 도전이었습니다. (전 주말에는 100보를 기록하곤 했어요) 무릎이 아파져서 운동화도 새로 맞추고 걸음걸이도 연구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결론은 좋다! 입니다. 속상한 일이 있거나, 고민되는 일이 있거나, 아니면 그냥 아무 이유 없이 허무하거나 할 때 무작정 걸으면 잊게 되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나와 약속한 것을 열심히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조금씩 생긴다는 것이었습니다.
뭐, 그래서 걷고 있습니다. 이제는 조금씩 뛰어볼까 싶은데 딱 시의적절하게 날이 선선해지는군요. 울적하신 분들, 같이 걸어보는 거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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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써온 주제를 모두 모아본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일관된 관심사로 글을 써왔더라고요. 좀 새로움을 가미하기 위해 책이나 영화,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거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써볼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근데 그런 쪽은 사실 자신 없는 관계로 그냥 생각만 하는 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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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오리진>의 코멘트
우리가 사는 이 행성과 우주의 먼 미래는 어떨까? 라는 상상을 담은 영상입니다. 영상 인트로를 제외해 보면, 지금까지 지구라는 행성에서 인류의 모든 역사가 첫 1분 안에 끝나더라고요. 여러분과 제 인생은 한 5초도 안 되어서 끝난 것 같아요. 💀
까마득한 먼 미래에는 우주가 어둠으로 돌아가고 시간조차 의미 없어질 것이라는 영상의 결말을 보고 나니, 한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이 거대한 흐름에서 얼마나 작은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 사실이 슬프다기보다는,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어차피 인간사 부질없는 것, 쓸데없이 사회의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이 유한함을 최대한 즐겨보자는 마음입니다.
이 영상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각자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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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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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나나 • 오리진 • 하은 • 움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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