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 던지는 두 번째 질문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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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의 에디터 구운김 입니다.
얼마 전 뉴욕타임즈에서 ‘I Was Wrong(내가 틀렸었다)’이라는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습니다. 칼럼니스트들이 부정확한 예측을 했던 본인의 과거 칼럼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회고하는 칼럼 모음이었습니다. 자신이 왜 틀렸고 어떻게 의견을 바꾸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문장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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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와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저에게 7월은 다채로운 뉴스거리로 가득했습니다. 무엇보다 어거스트에서 언급했던 이슈들이 꼬리를 이어 가거나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뉴욕타임즈의 칼럼니스트들처럼 예전 레터 하나를 다시 꺼내 보았습니다. 오늘은 몇 개월 전 보냈던 레터 ‘느슨해진 극장가에 기대작의 등장이라’에 뒤이어 ‘기대작의 등장 이후 극장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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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에디터 : 구운김
한 번쯤 이런 기획 실행하고 싶었던 콘텐츠 마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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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1. 3개월 전 레터에서 일어난 일
2. 그래서 6-7월 극장에는 무슨 일이 3. 새롭게 던지고 싶은 다음 질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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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에 발송되었던 레터 ‘느슨해진 극장가에 기대작의 등장이라’에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흥행에 근거하여 극장 부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700만 이상의 누적 관객 수를 돌파했고,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개봉 당시 앞서 나가던 ‘OTT’ 검색어 트렌드를 ‘극장’이 뒤집을 수 있게 만들었던 전환점 같은 영화였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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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비 같던 이 영화(《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는 ‘볼만한 영화가 개봉한다면 사람들은 여전히 극장에 간다’는 것, 앞으로도 ‘천만 영화의 시대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중략)
6월은 극장 초성수기에 앞서 엔데믹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시험하는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마블 시리즈 없이도 극장이 OTT와의 접전을 뒤집고 관객을 모을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려고 합니다. ∙∙∙
‘느슨해진 극장가에 기대작의 등장이라’ (2022.5.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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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본 5월의 영화관은, 2년간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관객 수요가 여전한 문화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팬데믹과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만 완화된다면, 극장도 과거의 위용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메시지를 넌지시 던졌었죠. 그리고 그 회복의 속도는 하나 둘 개봉하기 시작했던, 국내외 기대작, 특히 개봉을 미뤄 두었던 주요 한국 영화들의 흥행 성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보았고요. 당시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았던 것은 ‘마블 시리즈가 아니어도 극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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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와 《범죄도시 2》가 개봉했던 5월 이후, 영화관과 관련된 지표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영화관 전체 매출은 4천529억 원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전체 매출액(9천307억 원)의 48%에 달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합니다. 절반이 채 되지 않는 수준이지만, 작년 상반기에 발생한 매출액(2천666억 원) 대비 약 140% 이상 성장한 수치입니다. 관객 수도 5월 1455만 명 → 6월 1547만 명 → 7월 1600만 명 이상으로 점진적으로 증가는 추세이고요. 매출액, 관객 수, 영화관 일일 총 상영횟수만을 두고 보면, 5-6월부터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게 중론입니다.
하지만 정작 극장에 대한 전망은 영화 한 편 한 편의 흥행 여부에 따라 재평가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5월에 개봉했던 《범죄도시 2》가 코로나19 이후 최초의 천만 영화가 되었을 때, 탑친자(《탑건: 매버릭》에 미친 자)들로 특별관 예매가 치열해질 때 극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습니다. 반면에,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이 개봉 후 2개월 동안 관객 수 200만도 달성하지 못했을 때, 《도둑들》, 《암살》, 《전우치》 등 국내 히트작을 만들었던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 1부》가 혹평 세례를 받으며 외면당했을 때, 극장은 다시 재평가의 시험대에 서게 되었고요.
양적으로 정상화된 듯하지만, 개봉 시기마다 전망이 뒤집히는 상황. 몇 차례의 명확한 성공 사례가 있어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은 성공 사례가 기존과 무엇이 다른지를 다시 살펴볼 충분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범죄도시 2》와 《탑건: 매버릭》의 흥행에 대해 살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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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같은 천만 영화가 아니다, 《범죄도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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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2》는 총 1269만 관객을 동원한,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이자 역대 9번째로 많은 극장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입니다. 흥행 스코어는 놀라운 수준이지만, 시절이 시절인지라 《범죄도시 2》가 천만 이상의 관객을 달성하는 과정은 팬데믹 이전 극장에서 천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와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비교를 위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여름 성수기 시즌에 천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를 들고 왔어요. (2019년 동기에는 천만에 근접한 개봉영화가 《엑시트》 뿐이라, 5월 말 개봉한 천만 영화 《알라딘》, 《기생충》도 포함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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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7-'19년 천만 영화 박스오피스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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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서 2019년 사이 여름 시즌 천만 이상의 관객 수를 달성한 영화는 평균적으로 1,875개의 스크린에서 평균 20만 번 이상 상영되었습니다. 이와 비교하여 《범죄도시 2》는 2,521개의 스크린에서 약 35만 번 이상 상영되었는데요. 평균 대비 스크린 수는 34%, 상영횟수는 72% 많은 수준입니다. 비슷한 관객 동원력을 보였던 《택시운전사》나 《신과 함께: 인과 연》과 비교했을 때 그 차이는 더 뚜렷합니다. 두 영화 대비 《범죄도시 2》의 상영 스크린 수는 22%, 상영횟수는 95% 이상 많습니다.
다른 천만 영화와 구분되는 《범죄도시 2》의 특징은 그 영화의 콘텐츠 파워와 별개로 비슷한 관객 수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상영관과 오랜 상영 기간이 필요했음을 보여줍니다. 개봉 초기에 폭발적으로 관객이 유입되기 보다, 긍정적인 입소문이 서서히 퍼지고 충분한 시간을 거쳐 마침내 극장 방문으로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한 영화가 흥행하고 화제가 되는데 필요한 시간은 예전과 달라졌습니다. 때문에 《범죄도시 2》는 천만 영화가 되기 위해, 예전보다 접근성이 높고 무엇보다 상영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했던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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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관은 몰아주는 거야, 《탑건: 매버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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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 개봉 이후 여전히 흥행 진행형인 《탑건: 매버릭》은 누적 관객 730만 명을 돌파하며 당당히 롱런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영화’, ‘IMAX나 4D로 N차 관람해야 하는 영화’라는 감상평이 많을 만큼 극장 관람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서, 올해 7월 특별관의 트렌드는 소수 타이틀의 상영 유형을 다양하게 운영하는 것입니다. 《탑건: 매버릭》과 같은 특별관과 합이 좋은 콘텐츠를 IMAX, 4D, SCREEN X 등 다양한 포맷으로 극장에 올리는 것인데, 《탑건: 매버릭》을 필두로 특별관 전반에 대한 관람객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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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상영관 유형별 관객 수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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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일반 영화(2D) 관람객은 2019년 동기 대비 27% 감소하였지만, 특별관 관람객은 약 7% 줄었다고 합니다. 비교 기간으로 삼은 2019년이 천만 영화가 5편이나 나온 영화관 전성기 시절이었음을 감안했을 때, 특별관은 엔데믹 시대 관객을 붙잡아 두기에 효과적인 방어전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관은 일반관과 다르게 좌석 판매율도 높은 편이라는 점도 현재 영화관 시장 고객들의 니즈를 잘 보여줍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경우, 일반 상영관이 24.3%의 좌석 판매율을 보였다면, SCREEN X관은 25.5%, 4DX관은 40.7%, 용산 IMAX관은 43.9%의 판매율이 나타났다고 하네요.
특별관은 다른 콘텐츠 플랫폼이 보유하지 못한 극장만의 차별화된 매력이 분명하고, 관람객들의 실제 니즈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탑건: 매버릭》을 관람한 분이라면 아실 거예요. 《탑건: 매버릭》 같은 영화는 몇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합니다. 소수의 타이틀을 다양한 포맷으로 개봉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스크린 그리고 뛰어난 사운드 시스템과 핏이 뛰어난 영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까다로운 조건에 부합하는 《탑건: 매버릭》이 특별관을 몰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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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 레터를 준비하면서 머릿속에서 열심히 굴렸던 질문은 “극장은 진짜 다시 흥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어요. 이번 레터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자문했던 것은 “극장은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흥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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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국내 영화계에서는 개봉 초기에 상영관을 대량으로 확보하여 개봉 초기 관객을 끌어모으는 ‘와이드 릴리스’ 전략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극장 마케팅이 가장 집중되는 시점에 관객을 끌어모으고, 입소문을 퍼뜨려 그 다음 주 상영을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최근 극장에서 가장 성공한 두 영화는 와이드 릴리스로 개봉했을지언정 이 전략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는지는 의문이에요. 흥행의 호흡이 길어지고, 극장을 방문하는 목적이 달라지면서, 영화관의 흥행 풍경은 조금 달라지는 것 같아요.
아직 팬데믹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플레이어들로 인해서 영화관까지 바뀌어야 하기 때문일까요? 다음 번 다른 질문이 떠오르면 비슷한 주제로 찾아와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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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 MY SOUL (Official Lyric Video) | Beyonc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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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구운김>의 코멘트 세상 사람들! 비욘세 신곡을 아직 안 들었다면 지금 클릭하세요! 물고기가 된 것 같은 요즘 날씨, 비욘세로 극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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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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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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